세상을 지배하다




201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뜻 깊은 날이지요. 올해는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한해가 된 것 같습니다. 영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많이 접했고,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해동안 감상한 영화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한국영화 10편과 외국영화 10편입니다.


방화 (邦畫)


<페어러브>, <이끼>, <이층의 악당>을 각각 한국영화 10위, 9위, 8위로 선정했습니다. 사실 외국영화의 경우에는 인상깊게 본 작품들이 워낙 많아서 10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다소 어려웠습니다. 반면 한국영화의 경우 1위 선정에만 애를 먹었을 뿐, 나머지 작품들을 고르는 일은 아주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외국영화에 비해 한국영화를 적게 본 이유도 있게 좋게 본 영화와 그렇지 못한 영화의 괴리가 극명하게 갈렸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7위부터 5위까지는 각각 <내 깡패 같은 애인>과 <의형제>, 그리고 <부당거래>를 선정했습니다. <부당거래>는 비교적 최근에 감상한 작품이라 여운이 남아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내 깡패 같은 애인>과 <의형제>는 올 상반기에 감상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재밌게 감상을 했나 봅니다. 여운이 가실 때 즈음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입니다.




4위는 많은 분들이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는 이창동 감독의 <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개봉한 지난 5월, <시> 이상의 영화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황해>와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이라는 작품이 <시> 이상의 감흥과 재미를 선사해 주네요. 그건 아마도 스릴러를 좋아하는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1위로 선정한 작품은 김지운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영화 <악마를 보았다>입니다. 사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과 <악마를 보았다>를 놓고 어느 작품을 1위에 선정할지 나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필자에게는 두 영화 모두 최고의 작품입니다. 굳이 우열을 가리고자 하니 <악마를 보았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한 이유는 극 중 인물과 배우가 주는 인상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두 영화는 소재와 분위기, 장르 등 많은 요소에서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주인공이 하나와 둘이라는 점이 다르고, 바로 이 점에서 인상의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악마를 보았다>는 이병헌, 최민식의 대결 구도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작품이고,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 서영희의 잔혹한 핏빛 복수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솔직히 영화와 영화를 비교해서는 우열을 가리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서영희의 호연을 아무리 높게 평가하더라도 이병헌, 최민식의 투탑에게 견주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는 판단입니다. 뭔가 엉뚱하고 단순한 이유인 것 같지만 이것이 나 자신으로 하여금 가장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내년에도 이런 멋진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외화 (外畫)


<허트 로커>, <블라인드 사이드>, <예언자>를 각각 외국영화 10위, 9위, 8위로 선정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외국영화의 경우 워낙 인상 깊게 본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2위부터 10위까지 대체 어떤 작품을 넣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오스카 작품상에 빛나는 <허트 로커>와 수치심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블라인드 사이드>를 빼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프랑스영화 <예언자>의 경우 10편의 작품 중 유일하게 헐리웃 영화가 아니로군요.




7위부터 5위까지는 각각 <에브리바디 올라잇>과 <베리드>, 그리고 <인 디 에어>를 선정했습니다. <에브리바디 올라잇>은 재관람을 하면서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된 작품인데요. 레즈비언 부부라는 자극적이지만 흥미로운 설정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고, 아네트 베닝과 줄리안 무어의 호연에 감탄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두 배우는 제6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 디 에어>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걸작이라 많이들 보셨겠지만 <에브리바디 올라잇>과 <베리드>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500일의 썸머>와 <시리어스 맨>, <소셜 네트워크>를 각각 4~2위에 선정했습니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로맨스 <500일의 썸머>와 스릴러의 거장이 만들어 낸 실화 드라마 <소셜 네트워크>를 또 빼놓을 수 없지요. 3위에 선정한 <시리어스 맨>은 되게 웃기고 재밌는 블랙코미디이지만 많은 생각과 고민을 안겨주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역시 코엔 형제란 생각이 드는 작품! 코엔 형제는 제프 브리지스 주연의 <트루 그릿>이란 작품을 가지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국내 개봉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을 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속으로 예상하고 계셨겠지만 1위에는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 <인셉션>을 선정했습니다. 한국영화 1위에 선정한 <악마를 보았다>를 놓고 한 작품을 고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 엄청난 고통일 것입니다.

아무튼 <인셉션>은 개인적으로 세 번의 재관람을 포함, 극장에서만 네 번을 관람하며 열렬히 환호한 작품입니다. 또한 올해 감상한 100편이 넘는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영화리뷰를 두 편으로 나누어 작성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할 말이 많은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바타> 보다 비주얼이 약하고, <이터널 선샤인> 보다 텍스트가 약한 것 아니냐고... 누군가에게는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의 요소가 더해지고 조화를 이루었을 때 <아바타>도 <이터널 선샤인>도 <인셉션>을 능가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제 곧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립니다. 과연 <인셉션>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입니다.



번외 (番外)


마지막으로 외국영화 10위에 선정한 <허트 로커>와 경쟁하여 정말 안타깝게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여섯 작품을 소개합니다. 애니메이션이 두 작품 들어 있네요. 최근 개봉하여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투어리스트>는 제6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더군요. 좋은 결과를 기대해봅니다. 이상으로 변방의 영화블로거가 뽑은 2010 한국영화 BEST 10, 2010 외국영화 BEST 10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덧) 악마를 보았다? 인셉션? 훗... 사실 최고의 작품은 따로 있습니다.



덧2) 현재 악천후로 인하여 배가 뜨지 못해 우도에 갇혀 있습니다. 우도에 50년 넘게 거주한 마을 어르신께서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고 하실 정도로 날씨가 정말 안좋습니다. 숙소에 있는 컴퓨터로 잠깐 블로그에 접속하여 글을 발행합니다. 이웃 여러분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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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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