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주말이다. 보고 싶었던 <페어러브>를 예매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서울내 상영관 수가 생각보다 적다. 13개정도 되는 것 같다. 디지털로 예매를 해야겠다. 음? 약간 놀란다. 디지털상영관은 전국에서 CGV춘천 하나다. 춘천시민들은 좋겠다. 결국 씨네큐브로 예매를 한다. 씨네큐브는 <원 위크>를 본 이후로 거의 4개월만에 가게 되는 것 같다. 좋아하는 극장인데 너무 오랫만에 찾은 것 같다.
공정한 사랑
50대 노총각과 25세 여대생이 연애를 한다. 이 둘 사이에는 나이라는 벽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형만(안성기)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날렸고, 그 친구는 딸 남은(이하나)만을 남겨놓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렇게 묘한 인연으로 둘의 사랑은 시작된다. 시놉시스만 놓고 보면 이 영화가 스릴러로 진행이 됐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어색함이 없다. 하지만 형만이라는 인물은 너무나도 순박하고 순수하기에 이 영화는 사랑스런 로맨스로 흘러간다. 형만과 남은의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어색하다거나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관객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이 둘의 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 순수하고 진심이 느껴지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데이트를 하거나 작은 말다툼을 할 때 느껴지는 세대차이와 어색함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이 둘의 사랑을 어색하게 느끼도록 하는 요소가 아니라 재밌고, 웃기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것은 안성기와 이하나의 실감나는 연기, 그리고 신연식 감독의 섬세하고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연출덕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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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러브>의 대사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아저씨 예뻐요' 남은이 형만에게 했던 말이다. 거짓말이 아니다. 형만, 그리고 안성기는 참 예쁘다. 전속력으로 달려가 헐레벌떡거리며 사랑을 고백하는 그의 모습이 예쁘다.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짓는 환한 미소가 예쁘다. 눈가와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예쁜 미소인 것 같다. 남은, 그리고 이하나도 예쁘다. 설레임과 수줍음 때문에 약간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이 매우 예쁘다. 아이처럼 투정하지만 젊은 남자는 시시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깊은 속마음이 참 예쁘다. 경쾌한 기타연주가 주를 이루는 영화 음악들이 예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이 참 예쁘다. 형만과 남은의 주변인물들이 나누는 대화가 예쁘고,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예쁘다. 무엇보다 형만과 남은의 사랑이 가장 예쁘다. 이 둘의 사랑은 지극히 공명하고 정대하다. 그것이 바로 이 둘의 사랑이 예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페어러브>는 정말 예쁜 영화다. 동화같은 순수함과 지속적으로 보여지는 유머는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들고, 달콤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처럼 기분을 좋게 해준다. <사랑과 전쟁>에 나올만한 스토리를 갖고 있긴 하지만 <페어러브>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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