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Movie Info

2009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2010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2010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 그외 유럽의 유수 영화제를 휩쓰는 등 많은 관객들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작품이 하나 있다. 그 작품은 바로 프랑스 영화 <예언자>. 이 영화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수제자이기도 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연출작으로 한 청년이 교도소에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타하 라임과 <잠수종과 나비> 등의 명작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닐스 아르스트럽이 함께 출연하고 있다.

어렵고 지루한 예술영화가 아니다

'대부와 같은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라는 더 타임즈의 무책임한 평가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지만 매우 비범한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가진 이중성 때문이다. <예언자>는 프랑스의 예술영화들이 보여주는 특유의 예술성은 물론이거니와 헐리웃 장르영화 못지 않은 재미까지 갖고 있다. 범죄, 스릴러, 액션, 드라마, 약간의 코미디 등 장르적 요소가 다양한 영화이다 보니 왠지 지루한 느낌의 프랑스어 대사를 들으면서도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무려 154분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 이상의 영화라고는 느껴지지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중간중간 살펴봤는데(의도적으로 살펴 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다른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영화를 보는 것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이유이자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약간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몰입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만큼 <예언자>의 흡인력은 상당한 수준이며, 헐리웃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소한 유머까지 섞여 있어 지루하지 않은 관람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환암에 걸린 리야드에게 별자리를 이야기하며 암에 관한 말장난을 한다거나 공항 게이트를 통과하며 몸을 수색받는 과정에서 혀를 내미는 등의 지극히 소소한 유머는 숨막히며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약간의 여유가 되어 주기도 한다.

ⓒ Why Not Productions / UGC Distribution. All rights reserved.

조언

필자는 <예언자>를 두 차례의 시사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는데,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약간의 오류가 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좀 해주고 싶다. <예언자>는 골치 아프게 생각하면서 봐야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저 가슴으로 느끼며 감상하면 좋을 만한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타하 라임과 닐스 아르스트럽을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다른 것은 필요 없고 그들의 얼굴만 익혀 두고 영화를 본다면 더욱 즐거운 관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예언자>는 프랑스 내 아랍인들이 겪는 차별과 갈등의 문제들을 투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아랍인들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것이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그래서 필자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만약 평소에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주요 등장인물들의 얼굴과 이름을 한번쯤 훑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자가 등장인물들의 얼굴과 이름을 한번쯤은 훑어보라고 조언한 것처럼 <예언자>는 자체적으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 영화는 주요 등장인물들을 스톱모션과 자막으로 아주 친절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예컨대,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말리크(타하 라임)의 예언자이자 첫 살인 대상인 레예브가 등장했을 때 그의 얼굴에서 화면을 멈추고 자막으로 이름을 넣어준다. 다른 주요인물 역시 마찬가지... 등장인물의 소개 뿐만 아니라 '1년' 혹은 '눈과 귀', '경제학', '크리스마스 선물', '찬송', '40박 40일' 등 자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영화를 더욱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 Why Not Productions / UGC Distribution. All rights reserved.

거칠고 투박한 느낌

<예언자>의 감옥 안에 존재하는 파벌, 폭력, 뇌물, 인종간의 갈등, 조직간의 이해 등 작품의 내용에 관한 분석과 작품 외적인 분석들은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공개되어 있다. 까막눈인 주인공이 글을 배우고, 출소 후 먹기 살기 위한 기술을 배우고, 조직의 생리와 융통성을 이해하고, 냉혹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깨우치고, ...blah blah blah~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접어두고 필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예언자>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범죄 영화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 풍겨져 나왔다. 거칠고 투박한 그 느낌은 왠지 매력적이었다. 산만해 보일 정도로 거칠고 투박한 카메라의 움직임, 뜬금 없는 타이밍에 들어가는 페이드 아웃과 이어 등장하는 단 하나의 쇼트, 그리고 다시 페이드 아웃... 이런 패턴이 몇 차례 등장하고 있으며, 시퀀스의 전환 또한 매끄럽지 못하고 다소 거친 느낌이었는데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오히려 좋았다. 암튼 내용면에서도 구조면에서도 썩 마음에 드는 영화를 한 편 만난 것 같다.

※ 이 영화 리뷰는 Daum 무비로거 리뷰 포스트입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Why Not Productions / UGC Distribution.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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