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Info
법대 교수이자 판사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른하르트 슐링크. 영화 <더 리더>는 베를하르트 슐링크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빌리 엘리어트>와 <디 아워스> 단 두 개의 작품으로 감독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한 스티븐 달드리가 연출을 맡았고, 케이트 윈슬렛과 랄프 파인즈, 데이빗 크로스 등의 배우가 출연하고 있으며, 故 시드니 폴락과 안소니 밍겔라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논란의 여지와 소재의 자극성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는 전쟁 세대를 대표하는 여인과 그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소년의 사랑이 담고 있는 시대적 함의와 딜레마를 그리며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러한 논란의 여지는 영화에서도 당연히 드러나고 있다. 36세의 여인과 15세 소년의 섹스, 그리고 사랑을 미화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다소 자극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며, 독일 역사의 병리에 대한 내용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독일 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이러한 논란의 여지와 소재의 자극성 정도는 간단히 불식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작품성을 보여준다. 역사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나(케이트 윈슬렛)와 마이클(데이빗 크로스 & 랄프 파인즈)의 사랑이 너무나도 고결한 것임을 느끼게 해주며, 깊이있는 정서의 울림을 통해 진한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 ⓒ Weinstein Company, The / Mirage Enterprises. All rights reserved. <더 리더>의 여주인공인 한나(케이트 윈슬렛)는 무지한 인물이다. 한나는 글자를 읽지 못하는 까막눈이기도 하지만 전쟁에 세뇌당하여 사리 분별 능력을 잃어버린 까막눈이기도 하다. 한나는 살인을 방조하는 중죄를 지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를 단순한 죄인이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시대의 부조리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아는 것이 힘이고, 몰랐다고 해서 죄를 면한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지만 한나를 보게 되면 무지하다는 것이 그만큼 깨끗하고 순수한 것임을 느끼게 된다. 먹지 않으면 굶어 죽을 것 같아서 빵을 훔친 사람은 죄인인가? 만약 굶어 죽을 정도로 배고픈 상태에서의 절도는 죄가 아니다란 믿음으로 빵을 훔쳤다면, 혹은 빵을 훔친 사람이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라면 그것은 법리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그자가 왜 빵을 훔치면서도 자신의 죄를 인지하지 못했는지와 도대체 무엇때문에 죽을 정도로 굶어야 했는지를 따져 봐야할 것이다. 과연 무지는 죄가 되는 것일까? ⓒ Weinstein Company, The / Mirage Enterprises. All rights reserved. 영화 <더 리더>를 보고 나서 케이트 윈슬렛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그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케이트 윈슬렛은 <더 리더>를 통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동안 오스카 후보에 5번이나 지명된 바 있지만 수상을 하진 못했는데 6번의 도전만에 당당히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케이트 윈슬렛의 오스카 도전 기록
1996 (68th) 센스 센서빌리티 (미라 소르비노 수상) 1998 (70th) 타이타닉 (헬렌 헌트 수상) 2002 (74th) 아이리스 (제니퍼 코넬리 수상) 2005 (77th) 이터널 선샤인 (힐러리 스웽크 수상) 2007 (79th) 리틀 칠드런 (헬렌 미렌 수상) 2009 (81th) 더 리더 (★) 케이트 윈슬렛은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전라 연기까지 불사하며 연기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모르긴 몰라도 남편인 샘 멘데스 감독의 이해와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더라면 애초에 맡지 못했을 캐릭터였다고 본다. 필자는 케이트 윈슬렛의 겨드랑이에 나 있는 무성한 털을 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겨털을 보고 감탄하긴 또 처음;;) 한나란 인물은 자존심 때문에 미련할 정도로 뚝심을 발휘하며 어려운 길을 선택한 여성이지만 케이트 윈슬렛은 그런 한나를 연기하기 위해 여배우로서의 자존심을 모두 버린 것 같다. 그녀는 법리의 딜레마와 사랑의 딜레마를 표현하기 위해서 한나란 인물을 연기하는 어려움(혹은 부담)과 자신의 욕심(혹은 도전) 사이의 괴리를 보기 좋게 극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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