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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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바로 오늘 개봉하는 영화 <클로이>를 마이클럽에서 진행하는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달콤한 후세>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던 아톰 에고이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스릴러 영화로 연기파 배우 리암 니슨과 줄리안 무어, 그리고 <맘마미아>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출연하고 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이 영화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이고 있고, 줄리안 무어 역시 노출을 선보이고 있는데, 두 여배우의 노출연기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이유 있는 노출이며 작품에 꼭 필요한 수준의 노출이라 관객들은 일말의 거부감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변신, 그리고 치명적인 매력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기존의 연기패턴을 백팔십도 뒤집는 변신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변신은 매우 성공적이다. 그저 그런 하이틴 스타에서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로 변신하는 순간인 것이다. 더불어 그녀의 섹스어필한 매력은 관객들의 숨통을 조여올 정도로 강력하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그녀의 매력에 빠지는 대상이 비단 남자관객 뿐만은 아니란 것이다. 그 이유는 시놉시스를 확인해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으며, 이 영화는 대략적인 줄거리를 파악하고 감상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캐서린(줄리안 무어)은 남편 데이빗(리암 니슨)의 외도를 의심하고 그 동안 지켜 봐왔던 매혹적인 여인 클로이(아만다 사이프리드)에게 그를 유혹해 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클로이와 남편의 관계에 질투를 느낀 캐서린은 그 감정이 누구에게 향한 것인지 혼란스러워한다.

캐서린이 느끼는 감정(질투)의 대상이 남편 데이빗인지 자신이 고용한 클로이인지는 관객들에게도 혼란으로 다가온다. 만약 그 대상이 클로이라고 한다면 캐서린은 클로이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앞서 말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보여주는 섹스어필한 매력의 타겟에 여자관객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 된다. 쉽게 풀어보면 이렇다. 필자(남자)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고 히스 레저의 매력에 푹 빠졌다. 물론 그 매력에는 성적인 매력이 포함되며, 이것은 여성관객들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그리고 클로이에게 빠져드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 Montecito Picture Company, The / Sony Pictures Classics. All rights reserved.

환상적인 내러티브 구조, 그것을 가능케 한 줄리안 무어

영화 <클로이>는 캐서린과 클로이의 대화를 중점적으로 활용한 내러티브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클로이는 자신의 남편을 유혹해달라고 부탁한 캐서린에게 일종의 상황보고를 하고, 이러한 상황은 여러차례 나오게 되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화의 흐름과 구조가 정말 좋았다. 클로이의 보고를 들으며 그녀와 데이빗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상상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기 때문이다. 물론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영상이 첨부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클로이의 대사와 캐서린의 표정에 더욱 의지하게 된다. 특히 남편의 외도상황을 들으며 황당함과 분노, 한 등의 다양한 감정을 표출해내는 캐서린의 표정이 압권이다. 결국 관객들은 그 어떤 요소보다도 캐서린의 표정에 집중하며 내러티브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줄리안 무어의 완벽한 표정 연기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애초에 아톰 에고이안 감독이 이러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도 줄리안 무어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은 아닐까? 그리고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인물의 심리 역시 줄리안 무어는 완벽하게 묘사해내고 있다. 필자는 줄리안 무어가 출연했던 많은 영화를 보면서 그녀를 제2의 메릴 스트립이라고 생각했다. 메릴 스트립이 워낙 위대한 배우이기 때문에 아주 좋은 칭송이긴 하나 줄리안 무어에게는 다소 부족함이 느껴지는 수식어란 생각에 반성을 하게 된다. 줄리안 무어는 제2의 메릴 스트립이 아니라 제1의 줄리안 무어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클로이>는 다소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고, 우리네 정서를 감안해 봤을 때 국내에서는 막장영화로 치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 대중성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에 흥행에서도 고배를 마시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조금은 걱정이 된다. 필자는 이 영화를 완성도와 작품성, 몰입도, 재미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수작이라 평가하는데 관객들의 외면을 받게 될까봐 조바심이 생긴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영화라고 본다. 암튼 <클로이>의 국내 개봉은 오늘(2월 25일)이지만 북미에서는 3월 26일 개봉한다. 비평가들에게는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런지 사뭇 기대가 된다. 아톰 에고이안이 시도하고 있는 내러티브의 구조와 탁월한 심리묘사, 감독이 요구하는 바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배우들의 명연기가 그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본다. 더불어 줄리안 무어의 오스카 노미네이트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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