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전설과 전설

2010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소셜 네트워크>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개인적으로 지대한 관심을 갖고 3개월 전부터 블로그에 배너를 달아놓았는데, 북미에서도 개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소셜 네트워크>는 개봉 후에도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세례 속에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및 6주 연속 박스오피스 탑 10에 오른 바 있다. 흥행에서 대박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5천만불의 제작비를 뛰어넘어 8천 5백만불 이상의 흥행수익을 기록 중이고, 작품성을 인정받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 가능성을 한단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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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실화 영화이다. 다시 말해 페이스북의 탄생 배경 및 뒷이야기에 마크 주커버그의 짧지만 파란만장한 행적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들은 그 인물이 세상을 달리하거나 한참 나이가 들었을 때 만들어지는 경우가 보통인데 마크 주커버그의 나이는 이제 겨우 27세 밖에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마크 주커버그의 행적이 그만큼 드라마틱하다는 것과 현 시점에서 페이스북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것에 기인한다. 또한 하버드 입학 후 페이스북이 탄생하기까지의 시간과 하버드 천재들이 페이스북을 놓고 아이디어 전쟁(소송)을 벌이는 시간은 겨우 3년 남짓이며, 그 시간이 <소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내러티브의 전부이다. 이쯤 됐으면 페이스북과 마크 주커버그를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또다른 전설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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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페이스북은 가입자 5억명에 구글(Google) 보다도 많은 방문자수를 자랑한다. 또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국가는 전세계 211개국이다. 참고로 2012 런던올림픽에는 205개국이 참가한다. 인터넷이 되는 나라는 모두 페이스북을 사용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상상 초월 그 이상인 것 같다. -_-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거장이 파헤치는 페이스북의 모든 것

시작하자마자 많은 분량의 대사를 서로에게 쏘아붙이는 남녀 커플. <소셜 네트워크>의 프롤로그이다. 많은 분량의 대사를 동반한 마크(제시 아이젠버그)와 에리카(루니 마라)의 논쟁에 가까운 토론은 시작부터 영화의 몰입도를 올려주는 것은 물론 마크의 캐릭터와 성향을 소개하는 고맙고도 흥미로운 장치가 된다. 또, 훗날 페이스북 탄생에 대한 암시를 담고 있음과 동시에 영화의 엔딩과 절묘하게 맞물리게 되는데, 이는 데이빗 핀처만의 감각적인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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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후에는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간다. 그때는 또 대사 하나 없이 잔잔한 음악이 깔리며 차분한 분위기를 조장한다. 이 시간은 마치 인터미션과도 같다. 쉴 새 없이 나누었던 그들의 대화에 몰입하느라 곤두섰던 신경을 가라앉히고(자막을 읽은 관객이라면 눈도 좀 풀고),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나름 강력했던 시퀀스의 여운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사소하지만 세심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데이빗 핀처의 배려가 담긴 일종의 휴식 시간이라고나 할까? 또한 데이빗 핀처는 플래시백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내러티브를 전개시켜 나간다. 숨 쉴 틈도 없이 전개되는 신들을 쫓다보면 어느새 올라가고 있는 엔딩 크레딧을 보며 '설마-_-'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체감적 러닝타임이 매우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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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런 식으로 완급을 조절하는 데이빗 핀처의 스타일은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낯선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물론 긍정적인 성질이다. 데이빗 핀처의 가장 최근 연출작이 판타지 멜로 드라마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기에 낯설다는 느낌이 좀 덜해질 뿐더러 스릴러의 거장이 그려 내는 개인의 역사에 의한 휴먼 드라마는 무서우리만치 집요하고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혁명에는 악역이 필요하다'라는 변호사의 대사나 새로고침을 눌러 대는 주인공의 행동을 지극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받아들인다. 그것이 아름다운 포장인지 냉소 섞인 비아냥인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관객들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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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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