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찬란한 설정
지극히 구상적인 제목의 영화 <초능력자>는 꽃미남 배우 강동원과 고수 주연의 SF 스릴러 영화이다. 제목 그대로 초능력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초인(강동원)이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 규남(고수)을 만나게 되면서 두 남자의 대립 구조가 전개되는 식이다. 시나리오만 보면 유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뿐더러 선과 악의 대립구도에 진부함 마저 느껴진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유치하고 진부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초능력자>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민석 감독은 유치함을 기발함으로, 진부함을 신선함으로 변모시키면서 한국 장르영화의 다양성 확보에 성공한 것 같다. 김민석 감독은 <초능력자>를 통해 장편영화에 데뷔했지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달콤한 인생>, <괴물>의 조감독 출신으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Reignman 초능력은 <히어로즈> 등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소재이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소재이고, 장르와 설정에 있어서 기발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나름 신선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가진 코믹함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초능력을 동반한 액션과 서스펜스를 무기로 하고 있는 영화이지만 <초능력자>가 던지는 소소한 유머들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어디서 섭외했는지 청산유수와도 같은 말솜씨를 자랑하는 두 외국인 노동자의 호연 덕분이다. ⓒ NEW / (주)영화사 집. All rights reserved. 두 외국인 노동자의 코미디가 제아무리 뛰어나다고 한들 <초능력자>를 이끌어 가는 원천적인 근원은 강동원과 고수라는 투탑에게 있지 않겠는가. 강동원은 <의형제>와 <전우치>로, 고수는 <백야행> 으로 이미 얼굴로 연기하는 배우가 아님을 입증한 바 있다. 또한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은 극 중 캐릭터의 대결 만큼이나 흥미롭다. 특히 고수의 경우 뭐랄까, 없어 보이는 역할과 은근히 매치가 잘되는데 이건 뭐 없어 보이는 역할의 절대지존 임창정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다. 귀족같은 외모의 고수가 이렇게 없어 보이다니, 이는 고수의 연기가 그만큼 좋다는 방증이 된다. Reignman 어쨌든 <초능력자>는 많은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여성 관객들은 두 꽃미남 배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호기심 많은 남성 관객들에는 현실 불가능하지만 익숙하리만치 친근한 설정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유토피아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 누구에게나 초능력에 대한 환상이나 로망이 있지 않은가. Reignman 리뷰를 작성하다보니 어떻게 좋은 점만 부각시킨 것 같은데 사실 이 영화 단점도 많다. 가볍게 넘어갈 만한 수준이지만 억지스러운 부분도 군데군데 보인다. 15세 관람가 등급에는 어울리지 않는 외설적인 대사나 폭력신의 수위가 높은 것도 <초능력자>가 품고 있는 부작용이다. 결국 이 영화, 대단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줄 것은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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