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캐나다는 대통령이 없는 대신 총리가 나라의 업무를 맡아 관리한다. 지난 2006년 제22대 캐나다 총리로 스티븐 하퍼라는 젊은 정치인이 선출되어 캐나다의 행정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는 영국연방 국가이기 때문에 영국 여왕이 국가원수가 되는데 여왕을 대리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총독을 임명한다. 내각과 총리의 요청을 받아 여왕이 임명하는 캐나다 총독은 명목상 국가의 최고 지위를 갖는 입헌군주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총독은 기본적으로 외국의 요인들을 위한 연회에 참가하거나, 올림픽과 같은 특별한 시상식에서 메달과 상을 건네주는 역할 등을 수행할 뿐 정치적인 개입은 하지 않는다. 현재 데이비드 로이드 존스턴(David Lloyd Johnston)이 제28대 캐나다 총독의 자리에 올라와 있다.

"데이비드네 집에 놀러 갈까?"

오타와 시내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조금만 달리면 '리도홀(Rideau Hall)'이라는 이름의 관저가 나온다. 데이비드 총독이 살고 있는 곳이다. 총독 관저 주변에는 고품격 럭셔리 주택들이 늘어서 있다. 오타와가 캐나다의 수도인 만큼 국회의원과 장관 등 캐나다 고관들의 관저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집은 역시 총독 관저, 관저 내 정원의 규모가 매우 크고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어 있어 마치 친구집에 놀러가듯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다. 고위 관료의 집을 제집처럼 드나든다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캐나다에서는 그저 가벼운 일상이었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리도홀 입구.
원래 이곳에 근위병이 서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근위병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근위병 교대식을 보는 것도 참 재미있는데 조금 아쉬웠다.
우측에 보이는 건물은 방문자들을 위한 안내소.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여행 14일째가 되던날 '캐나다 국회의사당'과 '리도운하'를 둘러보고 리도홀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제법 규모가 큰 관저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참고로 리도홀은 30분 정도면 다 볼 수 있지만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롭게 둘러보려면 2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암튼 차를 세우고 리도홀 안으로 입장, 근처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대형 버스도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관저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는 아무런 절차도 요구되지 않는다. 신분증이나 여권 검사도 하지 않고, 심지어 경호원이나 문지기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내심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총독의 관저인데 너무 쿨한 거 아니냐며... ㅎㅎ

"대통령과 여왕, 총리 등 각국의 우두머리들이 한곳에!"

리도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싱그러운 풀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눈 앞에는 뜨거운 햇살을 막아줄 녹음이 우거져 있고, 드넓은 잔디밭에서는 공놀이를 즐기는 현지 주민들과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편 리도홀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이름표를 하나씩 붙이고 있다. 이 나무들은 대통령과 여왕, 총리 등 각국의 우두머리들이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달고 있는 나무들도 많다. 나무와 이름표를 번갈아 보며 산책을 했는데 아는 사람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참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그럼 누가 심은 나무들이 있는지 구경 한번 해볼까?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1957년 10월 15일, 영국의 40번째 군주이자 8번째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심은 나무.
나무 옆에 바위에는 나무에 대한 설명이 영어와 불어로 적혀 있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 식수도 보인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나무의 크기가 비교적 작다.
노무현, 김영삼, 노태우 등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심은 나무도 볼 수 있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완전 멋진 나무를 발견, 누가 심은 건지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더니...
이건 그냥 심은 나무라며... ㅋㅋㅋㅋ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각 나라의 수장들이 나무 심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
(사진 왼쪽부터) 덴마크의 여왕 마르그레테 2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故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그들이 직접 심은 나무들이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1861년 총독으로 임명된 찰스 스탠리 몽크(Charles StanLey Monck)를 기념하는 바위.
캐나다의 역대 총독들은 나무를 대신해 커다란 바위로 기념하는 듯했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1893년 캐나다 총독을 지낸 애버딘 백작(Lady Aberdeen)을 기념하는 바위.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 바위는 1951년 캐나다의 국명을 캐나다 자치령에서 캐나다로 변경한 이후 임명된 1대부터 4대까지의 총독을 기념하고 있다.
빈센트 머시(Vincent Massey), 조지 P 배니어(Georges - Philias Vanier), 롤랜드 미셰너(Roland Michener), 줄스 레제르(Jules Leger).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드넓은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놀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은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담소를 나눈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총독 관저에서는 귀여운 야생동물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나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청설모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보고 싶었다며... ㅎㅎ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관저를 방문한 손님들을 위한 나무 벤치.
질펀한 시간을 보내기 딱 좋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테이블이 딸린 의자도 종종 보인다.
불을 피우는 취사까지는 안되겠지만 이곳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으면 맛이 정말 좋을 것 같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는 식수대.
물맛도 아주 좋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주술사가 다녀갔는지 독특한 모양의 토템폴도 보인다.
우리나라로 치면 장승과 비슷한 토템폴은 캐나다 원주민들의 민간신앙이자 전통성을 내포하는 상징적인 조형물이다.
캐나다 서부지역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동부지역에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조형물이기도 하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로고로 사용되기도 했던 이눗숙(Inuksuk).
에스키모인들이 눈 쌓인 벌판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세워둔 이정표이다.
정식 명칭은 'Silent Messengers of the Arctic'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로고 엘라낙(Ilanaaq).
에스키모라 불리는 이누이트의 이눗숙을 모델로 만들어진 것이다.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곳이 바로 리도홀 본관, 데이비드네 집이다.
방문 당시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분수는 계속 뿜어져 나왔다.
이곳에서도 근위병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날이 아니었나 보다. ㅜㅜ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Rideau Hall,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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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여강여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아름다운 공원처럼만 보이네요...

    2011.11.25 06:33 신고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11.25 07:12
  3. BlogIcon 굴뚝 토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묘한 전통과 관습이 만들어낸 멋진 풍광입니다.

    글 읽다보니 에스키모란 말이 비하의 뜻이 있다고
    요즘은 이누이트라고 부른다는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2011.11.25 07:32 신고
  4. BlogIcon 할말은 한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동화책 풍경이네요~ 정말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이걸 보고온 Reignman님도 부럽고요 ㅎㅎ ~ 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11.11.25 10:32 신고
  5. 자유투자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레뷰추천했고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1.11.25 11:08 신고
  6. BlogIcon 솜다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르름이 가득한 곳이라 넘 좋으내요^^

    2011.11.25 11:13 신고
  7. BlogIcon 무념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타겟 삼았다가 실패하곤 하는 캐나다 동부...언제 가볼수 있을런지...ㅠ.ㅠ

    2011.11.25 12:31 신고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11.25 16:24
  9. BlogIcon 별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기하네요 ㅋ
    총독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알았어요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ㅋ

    2011.11.25 16: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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