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는 분위기가 아주 묘한 도시이다. 영국 문화와 프랑스 문화가 만나는 접경지역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장 캐나다스러운 도시로 오타와를 꼽는 사람이 많다. 밴쿠버와 토론토를 비롯한 캐나다의 중서부 도시들은 영미권의 영향을 받아 왔고, 퀘벡주 도시들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왔기 때문에 서로 상반되는 분위기와 문화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오타와에서는 두 개의 문화가 공존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왼쪽 귀에서는 영어가 들려 오고, 오른쪽 귀에서는 프랑스어가 들려 온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서 쓰는 사람도 많다. 좌우지간 분위기가 참 독특하고 묘한 것 같다.

"오타와의 원래 이름은 바이타운!"

영국인 바이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하여 바이타운이라고 불렸던 오타와는 1855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되었다. 참고로 지금까지도 바이타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장, 박물관 등이 남아 있다. 그리고 1857년 빅토리아 여왕은 당시 프랑스령이었던 퀘벡과 영국령이었던 온타리오의 경계에 위치한 오타와를 수도로 정했다. 두 문화가 잘 소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한 바람은 제대로 이루어진 것 같다. 오타와는 퀘벡과 온타리오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조율하는 공간이 되었다. 오타와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퀘벡주의 가티노와 연결되며, 퀘벡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오타와까지 출퇴근하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 되었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의 상징이자 오타와의 상징, 국회의사당!"

오타와강과 강 건너 퀘벡주 가티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팔러먼트 힐(Parliament Hill)에 오타와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고 있다. 네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국회의사당은 하나의 성채와도 같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 청동 지붕이 얹어진 모습은 퀘벡에서 만난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아름다운 건물은 빅토리아 여왕의 명령에 따라 1867년에 완성되었으나 화재로 소실되고, 1922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다.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주변의 오래된 건물들과 오타와 강, 리도운하가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이러한 풍경은 캐나다 내에서도 오직 오타와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또한 캐나다 국회의사당은 이스트와 웨스트, 센터의 세 블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센터 블록에는 높이 89.5m의 평화의 탑이 있다. 평화의 탑에는 53개의 벨로 이루어진 연주악기인 카리용과 거대한 종,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캐나다 병사 6만 명의 명복을 기리는 추도실이 마련되어 있다. 추도실 안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운명을 달리한 전사자들의 혼 역시 깃들여져 있어 방문객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참고로 위에 보이는 사진에서 경찰차가 세워져 있는 건물이 이스트 블록이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국회의사당 입구에 있는 100주년 기념 성화(The Centennial Flame).
이 불꽃은 1년 365일 꺼지지 않는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국회의사당은 영어 및 프랑스어 가이드를 동반한 내부 견학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 덕분에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쪽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무래도 근처 중학교에서 단체로 견학을 온 것 같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가이드는 누군가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한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그럼 이제 내부를 한번 둘러봅시다!"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화려한 외관에 반하는 것도 뜨거운 태양과 함께라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더위를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곳이다 보니 여권 확인과 소지품 검색 등의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우리나라 국회의사당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절차였다. 검색대를 통과하고 우리를 인솔해 줄 가이드와 만났다. 가이드의 이름은 미셸! 온타리오 관광청에서 배려해 준 덕분에 국회의사당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가이드와 함께할 수 있었다. 미셸은 정해진 순서에 상관없이 단체관광객들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보다 빠르고 느긋하게 견학할 수 있도록 애써 주었고, 그녀의 능수능란한 설명과 안내 덕분에 내부 견학을 아주 원활하게 마칠 수 있었다.

미셸의 설명은 귀에 쏙쏙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몇 년도에 누가 무엇을 했고, 벽과 천장의 문양들은 이러한 것들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공간에서는 이런저런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뭐 대충 이런 식의 설명을 들으며 눈으로 보고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투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미셸의 탁월한 능력 덕분에 매우 즐겁고 유익한 투어가 된 것 같다. 물론 그녀의 상큼한 비주얼이 가장 컸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영어와 불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미셸.
그녀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회의장의 아담하고 단출한 모습이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과는 많이 달라 보인다.
실제로 이곳에서 국회의원들이 회의를 한다.
회의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함께 진행된다고 한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두 개씩 짝을 지은 회의장 의자의 모습이 정갈해 보인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더욱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공간이라 그런지 경찰 아저씨가 지키고 있었다.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다가도 사진 한번 찍자고 하면 이내 상큼한 미소로 화답한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모자는 잠시 벗어 주세요!"
 
국회의사당 내부를 모두 둘러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평화의 탑으로 올라갔다. 탑 위에 마련된 작은 방 안에는 꼬꼬마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뭔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사람 이름이 빼곡히 적힌 명단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제1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으로 운명을 달리한 캐나다 병사들의 명단이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추도실 안에 있던 직원에 나에게 다가와 모자를 벗으라고 말했다.

레인맨  :  뭐야 이거. 모자를 왜 벗으라는 거야.

국회의사당이 오타와의 상징이면 붉은 체크무늬 모자는 나의 상징이다. 직원의 말에 내심 언짢은 기분이 들었지만 모자를 벗어 그 속을 보여 주고 다시 모자를 썼다. 그러자 직원은 한숨을 쉬며 돌아갔다. 그의 이상한 반응에 나는 할 말을 잃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다른 직원이 오더니 다시 모자를 벗으라고 말했다.

레인맨  :  이것들이 장난하나. 미셸한테 이를까보다.

하지만 그는 내가 영어와 불어를 못한다는 것을 알고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그의 말을 들은 나는 너무나도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모자 안을 확인해보겠다는 것인줄 알고 벗은 모자를 이내 다시 썼지만 알고 봤더니 전사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는 뜻이었다. 그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린이들의 손에는 모자가 하나씩 쥐여 있었다. 갑자기 창피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평화의 탑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북쪽 뷰.
오타와 강과 강 건너 퀘벡주 가티노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알렉산드라 다리와 맥도날드-카르티에 다리도 보이고, 왼편 위쪽으로 캐나다 문명사박물관도 보인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동쪽 뷰의 모습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국회의사당의 이스트 블록과 미국 대사관, 국립 미술관 등이 보인다.
원본 사진을 보려면 클릭~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국회의사당에 있는 잔디밭광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100주년 기념 성화 앞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 사진은 퀘벡주 가티노에 위치한 문명사 박물관 앞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의 모습.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평화의 탑 전망대까지 모두 둘러본 후 국회의사당 문을 나섰다.
국회의사당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은 아직까지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정원의 나무를 관리하는 정원사들.
우즈베키스탄에 가면 김태희가 밭을 맨다고 들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에드워드 노튼과 리차드 기어가 정원을 관리한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미모의 가이드이자 국회의사당에서 제일 잘 나가는 미셸과도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수고해 준 미셸을 위해 한국에서 준비해 간 엽서, 손수건, 배지 등을 선물로 주었다.
덕분에 나중에는 선물이 모자랐다.
1개만 줄 걸 괜히 오버한 것 같다.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Parliament of Canada,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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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4 06:29
  2. BlogIcon garden0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ㅎ 미모의 가이드라 더 즐거운 여향이셨겠습니다 ㅎㅎ
    오늘도 즐거운하루되세요

    2011.09.14 06:32 신고
  3. BlogIcon 도플파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한번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네요...ㅎㅎㅎ

    2011.09.14 06:34 신고
  4. BlogIcon 멀티라이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모의 가이드란 말에 냉큼 달려와서 국회의사당의 모습까지 구경 잘 하고 갑니다. ㅎㅎ
    추석 연휴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1.09.14 06:46 신고
  5. BlogIcon 하늘을달려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처드기어와 노튼 ㅋㅋㅋ
    빵 터졌습니다~ㅎㅎ
    근데...막 미모의 가이드는 아니시군요....'ㅅ' ㅋㅋ

    2011.09.14 07:35 신고
  6. 그린레이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모의 가이드란 말에 솔깃햇더니~~ㅋㅋㅋㅋ
    가이드보다는 국회의사 이 정말 멋지네요~~

    2011.09.14 07:42 신고
  7. BlogIcon 마니또피부관리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회의사당 건물에 정말 반하겠습니다 ㅎ
    저도 가보고 싶어지네요

    2011.09.14 08:22 신고
  8. BlogIcon 노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자 조심해야되겠어요....ㅎ

    2011.09.14 08:28 신고
  9. BlogIcon 달려라꼴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밖에서 봤을때는 몰랐는데 실내의 모습을 보니 역시 ^^

    2011.09.14 08:46 신고
  10. BlogIcon 솜다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국적인 풍경... 눈이 휘둥그레 지는 군요^^

    2011.09.14 10:01 신고
  11. BlogIcon 즈라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회의사당이라기 보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더 높아보이네요. ㄷㄷㄷ

    2011.09.14 13:13 신고
  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4 17:06
    • BlogIcon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자를 워낙 오래, 그리고 자주 쓰다 보니 가끔은 제가 모자를 쓰고 있는지도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체의 일부와 같다고나 할까요. ㅎㅎ
      그래서 얼마나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몰라요. ㅜㅜ

      2011.09.15 07:42 신고
  13. BlogIcon ILoveCinemusic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회의사당이 아니라 뭔 예술적인 건축물 같네요. 뭐 부럽진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에는 로보트 태권V가 나오니까 ㅡ,ㅡ;;

    2011.09.14 19:23 신고
  14. BlogIcon ageratum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회의사당이 완전 성이군요..
    정말 멋진 곳 같습니다..^^

    2011.09.14 23:06 신고
  15. BlogIcon 잉여토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회의사당이 웅장하네요.
    구경가 보고 싶어집니다.

    2011.09.15 00:11 신고
  16. BlogIcon 팬소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국회의사당의 한국의 것과는 많이 다르네요.
    사진도 좋고 글도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에도 저렇게 가이드까지 둘만큼 설명할 게 많을까요? ㅋ

    2011.09.15 23:33 신고
    • BlogIcon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마 전에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에도 가 보았는데요.
      처음이라 그런지 볼거리가 많더라고요. ㅎㅎ
      http://reignman.tistory.com/779

      2011.09.16 05:21 신고
  17. BlogIcon EonNow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모의 가이드란 말에 혹하여 들어왔다가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고 갑니다.. ^^

    2011.09.15 23: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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