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네 명의 마초맨

추억의 80년대 외화 시리즈 <A특공대>가 영화로 리메이크되었다. 요즘 다양한 미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8~90년대에는 TV 외화 시리즈가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필자는 <A특공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B.A와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만 기억할 뿐,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 나이가 삼십대 초반인지라 <맥가이버> 이전의 TV 외화 시리즈는 너무 어렸을 때 봤기 때문인데 어찌 됐든 리메이크는 성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쳇말로 똥줄타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해서 2시간 내내 거칠고 화끈하고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기 때문이다.Reignman

또한 네 명의 주연 배우가 각기 다른 개성과 특색을 보여 주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최소한 원작 드라마의 명성에 해를 끼치는 작품은 아닐 것 같다. 팀의 리더 한니발은 리암 니슨의 묵직하고 중후한 카리스마로 재탄생되었고, <행오버>의 브래들리 쿠퍼는 멋쟁이 역을 맡아 잘생긴 외모를 앞세워 여성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또한 UFC출신의 퀸튼 잭슨이 B.A 역을 맡은 것은 매우 적절한 캐스팅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디스트릭트 9> 으로 낯익은 배우 샬토 코플리는 머독 역을 맡아 <A-특공대>의 광기 어린 유머를 책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A-특공대>는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오락영화지만 나름 튼실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작전을 완벽하게 설계하는 한니발 대령과 영리한 두뇌를 자랑하는 Face(멋쟁이) 중위 캐릭터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마초남 네 명의 거칠고 화끈한 액션도 볼만하지만 그들의 영특한 두뇌 플레이에 감탄하는 재미도 쏠쏠한 작품이라는 것이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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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의 낭비

<A-특공대>는 순도 99.9%의 오락영화이자 상업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야하는 것이 이 영화의 의무이자 임무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A-특공대>의 임무가 너무 중뿔나다는 것이다. 영화블로거 BlogIcon 페니웨이™님 의 리뷰를 잠시 인용하자면 '액션의 스케일을 키우기 위해 너무 허황되다 싶을 정도로 CG가 과용된 몇몇 시퀀스'가 눈에 들어온다. 헬기의 360도 회전이나 2만피트 상공에서 비행하는 탱크, LA항구에서의 작전 등이 먼저 생각나는데 특히 영화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LA항구에서의 시퀀스는 스케일의 거대화를 위해 만들어진 컨테이너 박스들이 오히려 눈요기를 반감시키고 있다. 만약 감쪽같은 CG였다면 과용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테지만 장난감같은 컨테이너 박스들이 CG티를 팍팍 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Reignman

물론 아날로그 액션 중심의 TV 시리즈를 21세기 과학 기술의 발달을 적극적으로 활용, 리메이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허나 기술적인 결과물이 썩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A-특공대>를 높이 평가하고 또, 적극 추천하고 싶다. 매끄럽지 못한 CG의 낭비가 불만이긴 하지만 어설픈 삼류 수준은 절대 아닌, 그렁저렁 봐줄만한 수준일 뿐더러 이 영화의 미덕이 되는 것은 어찌 됐든 아날로그 액션과 흥미로운 두뇌 플레이이기 때문이다. 액션신에서의 적당한 핸드헬드와 작전을 설명하면서 시도되는 인터컷의 매끄러운 활용 역시 이 영화의 미덕이 되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이렇게 거칠고 화끈하면서 재미까지 있는 액션영화를 관람한 기억이 최근 들어 거의 없다. 그래서 <A-특공대>의 각 대원에게 별 1개씩해서 도합 4개를 부여하겠다.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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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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