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방자하구나
Reignman영화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은 에로틱한 사극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스캔들>(각본)과 <음란서생>에 이어 <방자전>까지 어떻게 된 게 만드는 영화마다 19금 사극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19금 사극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 같다. <방자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고전 로맨스인 '춘향전'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방자전>이냐.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춘향전'의 내용을 완전히 뒤짚어 이몽룡의 몸종인 방자를 중심으로 스토리라인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참으로 방자하다. <방자전>에는 절개의 대표주자격인 춘향대신 요염하고 농익은 춘향(조여정)이 있고, 백마탄 왕자의 몽룡이 아니라 야비하고 비열한 몽룡(류승범)이 있다. 그리고 존재감도 별로 없던 방자(김주혁)가 갑자기 주인공으로 등극한다. 뿐만 아니라 악덕한 변학도는 왠 얼뜬 변태로 변신을 하고, 순둥이 향단은 색정 넘치는 여인으로 파격 변신한다. 또한 듣도 보도 못한 마 노인(오달수)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방자에게 연애기술을 전수해 주는데 온갖 음담패설로 가득한 마 노인의 입방정은 <방자전>의 코믹함을 주도하는 은.골.캐(은근히 골 때리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ignman 초점이 어긋난 구성, 노출신이 꼭 필요했을까? 개인적으로 <방자전>의 방자함이 썩 마음에 든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지만 지극히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캐릭터(특히 변학도와 마 노인)와 보수적인 틀을 벗어난 방자하면서도 현실적인 설정이 주는 교감, 이게 아주 마음에 든다. 여기에 코미디로 무장한 플롯 덕분에 2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출이 문제다. 좀 더 정확이 말하자면 노출의 수위가 문제다. ⓒ (주)바른손영화사업본부 / 시오필름(주). All rights reserved. <음란서생>의 김민정 역시 노출 연기를 보인 바 있다. 가슴 노출은 없었지만 캐릭터의 요염한 매력은 충분히 전달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방자전>의 조여정과 류현경 역시 각각 춘향과 향단의 요염함을 충분히 뽐내고는 있으나 굳이 가슴까지 노출할 필요가 있었냐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회의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 두 여배우의 노출신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별반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코미디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방자전>의 구성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판단이다. 사뭇 진지한 배드신이 너무 튄다는 것이다. 또한 보다 정확한 내러티브 전개를 위한 노출신이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것도 일종의 맥거핀 아니겠는가. 마케팅의 초점도 정작 '노출'에 맞추고 있는 것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어 불쾌한 감정을 감추기가 어렵다. 앞서 노출의 수위가 문제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노출은 하되 수위를 좀 낮췄더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유감과 아쉬움이 남는다.Reignman ⓒ (주)바른손영화사업본부 / 시오필름(주). All rights reserved. <방자전>의 이야기에 감동을 느끼는 관객은 별로 아니, 전혀 없을 것 같다. 방자의 입장에서 그린 내용은 미담(美談)이지만 영화는 미담과 엄청난 괴리를 보이는 에로틱 코미디다. 미담은 얼어 죽을, 그냥 에로틱 코미디다. 그래서 볼만하다는 것이다. 익히 알고 있던 '춘향전'의 내용을 뒤엎는 시나리오가 나쁘지 않다. 김주혁의 한정된 연기 패턴과 매력을 잃어버린 캐릭터 몽룡, 적나라한 전라 노출은 좀 아쉽지만 역대 그 어떤 춘향보다 아름다운 조여정과 은.골.캐 변학도(송새벽), 마 노인의 등장은 노출된 시나리오의 갭을 소거하는 캐릭터로서의 능력과 매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아무튼 이 영화 볼만하다. 지루하고 보수적인 사극의 굴레를 벗어난 작품이라 은근히 볼만하다. Reign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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