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의 귀환
슈퍼스타 멜 깁슨이 5년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유태인 비하 발언과 음주운전, 알콜중독, 이혼 등으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며 배우인생의 위기를 맞기도 했던 멜 깁슨이 선택한 영화는 바로 <엣지 오브 다크니스>! 이 영화는 007 시리즈인 <골든 아이>와 <카지노 로얄>의 마틴 켐벨이 연출을 맡은 액션 영화다. 마틴 켐벨은 멜 깁슨이라는 날개를 달고 자신의 동명 원작 드라마를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딸의 복수를 위해 어두운 내막을 파헤치는 경찰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테이큰>과 매우 흡사한데 생각보다 스릴러와 드라마의 비중이 높은 영화다. 멜 깁슨의 나이가 나이인지라 <리쎌 웨폰>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의 카리스마는 여전히 중후하고 묵직한 매력이 있다. Reignman
이 영화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관객들의 생각과 감정을 컨트롤하려는 노력은 전혀 시도하지 않고 있으며, 큰 틀에서 놓고 볼 때 의외로 진부하면서도 단순한 내러티브 구조를 보여준다. 앞서 말했듯이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스릴러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라인이 요구되는 영화인데 내러티브 구조가 단순한데다가 러닝타임도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서스펜스를 십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 마틴 켐벨 감독이 무려 3년간의 준비 끝에 탄생시킨 영화라고 하는데 그 내용이 탄탄함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중간중간 관객들을 놀래키려는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다소 지루한 영화의 흐름을 달래는 정도로밖에 다가오지 않는다.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는 음향 효과는 마치 '졸지마'라고 말하는 듯한, 흐름이 다소 지루해 질만하면 한번씩 터지는 시끄러운 음향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약간의 짜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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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을 위한 경찰 아버지의 복수, 대단히 흥미로운 소재다. 더군다나 복수의 대상은 국가의 기밀 기관, 더욱 흥미로워진다. 크레이븐(멜 깁슨)이 베테랑 경찰이긴 하지만 일개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상대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레이븐은 복수의 단계를 착착 밟아 나간다. 그 과정은 <모범시민>이란 영화의 클라이드(제라드 버틀러)와 같이 감정적이고 무모하지 않으며 지극히 이성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놀라운 마력은 절대적으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사랑에 의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앞서 언급한 드라마적 요소가 있다. 액션과 스릴러는 다소 아쉬울지언정 <엣지 오브 다크니스>의 장르를 감안했을 때의 감동은 생각보다 크다. 환영(어느 영화전문가가 말한 플래시백이라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처럼 등장하는 인형같은 딸아이의 모습은 약간의 연민과 감동을 더해주기도 하지만 크레이븐의 분노와 사랑을 절감하게 하는 장치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면도하는 모습을 따라 작은 얼굴에 면도크림을 바르고 환하게 웃으며 머리빗으로 면도기를 대신하는 장면은 크레이븐에게 충분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장면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다. 어둠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와 이 영화의 제목과는 상반된다고 볼 수 있는 밝은 빛의 마무리는 감독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징표로 다가온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가 말하는 '어둠의 끝', '범죄의 끝'이 궁금하다면 영화를 직접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굳이 추천까지 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기에 말한다. 그 끝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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