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 토드 - 조니 뎁
사이코패스들은 감정을 관여하는 전두엽이 일반인들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아 감정을 느끼는 데 매우 미숙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하며 살인을 하더라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사이코패스=연쇄살인마란 공식(?)이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들이 폭행이나 절도, 강도 같은 범죄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살인까지 가는 경우는 100명중에 1명꼴로 적은편에 속한다고 하니까요.
여러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쇄살인범인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등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저는 일말의 자비심조차 느끼지 못했습니다. 작년 11월에 정남규가 자살을 했을 때도 동정의 마음은 조금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주로 힘이 약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자비는 사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영화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들은 관객들의 찬사를 받기도 합니다. 물론 연쇄살인마를 연기한 배우에게 보내는 찬사겠지요. 연쇄살인마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쉬운 연기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수준 높은 연기가 요구되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그럼 영화에 등장하는 멋진 싸이코패스들을 같이 한번 만나 보시죠. 제가 예전에 포스팅했던 '영화 속 나쁜남자 BEST 10', 그리고 '영화 속 악녀 BEST 10'에 등장했던 캐릭터가 다시 등장하기도 하네요.
아메리칸 싸이코 (American Psycho, 2000)
크리스찬 베일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아메리칸 싸이코'란 영화에는 밑도 끝도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싸이코패스가 등장합니다. 자신보다 잘나가는 사람이나 더 좋은 명함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살인 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그냥 거리를 지나가다가 만난 노숙자와 개를 죽이기도 합니다. 아주 전형적인 싸이코패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른 영화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들은 살인의 동기라도 발견할 수가 있는데 이 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는, 그냥 돌+아이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 '아메리칸 싸이코', 놓치기 아까운 작품인 것 같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하비에르 바르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등장하는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는 한니발 렉터와 더불어 가장 공포스러운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덥수룩한 머리와 2:8가르마에서 풍겨지는 촌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영화 속 그의 포스는 관객들의 숨통을 조여옵니다. 살인에 사용하는 무기도 매우 독특한데요. 연쇄살인마들은 보통 칼이나 둔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자는 이상한 공기총을 들고 다닙니다. 공기통과 연결된 호스를 머리에 가져다 대면 푝~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이 죽어나가지요. 그 장면이 매우 섬뜩합니다. 붉은 피와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력하고 독특한 공포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91)
안소니 홉킨스
다음은 저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연쇄 살인마인 한니발 렉터 박사입니다. 안소니 홉킨스는 '양들의 침묵'말고도 '한니발', '레드 드래곤'에 모두 출연하며 열연을 펼쳤는데요. 참고로 양들의 침묵 → 한니발 → 레드 드래곤 → 한니발 라이징 순으로 영화가 나왔지만 스토리는 한니발 라이징 → 레드 드래곤 → 양들의 침묵 → 한니발 순으로 연결이 됩니다. 양들의 침묵은 오스카에서 5개의 주요부문(작품, 감독, 각본, 남여 주연상)을 모두 석권했던 명작중에 명작입니다. 하지만 한니발 렉터의 공포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양들의 침묵' 보다는 '한니발'을 더욱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세븐 (Seven, 1995)
케빈 스페이시
데이빗 핀처 감독의 '세븐'은 일주일간 하루에 한 명씩을 아주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케빈 스페이시)과 그의 살인 행각을 저지하려는 두 형사(브래드 피트 & 모건 프리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서스펜스의 거장이라고 불러도 아깝지 않은 데이빗 핀처의 연출력과 연쇄 살인범을 연기한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자들은 케빈 스페이시의 이름을 오프닝 크레딧에 가장 처음 올리려고 했으나 케빈 스페이시가 관객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자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프닝 대신 엔딩 크레딧에는 케빈 스페이시의 이름이 첫 번째로 나옵니다.
조디악 (Zodiac, 2007)
범인 미상(未詳)
이번 영화 역시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조디악'입니다. 이 영화는 6~70년대 미국에서 37명을 살해한 후 결국 자취를 감추었던 범인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제이크 질렌홀은 이 영화의 원작자이기도 한 로버트 그레이스미스를 연기했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기자 역할을, 마크 러팔로는 형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결국 범인은 누군지도 모른 채 범인을 쫓는 사람들에게 초첨을 맞추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두 영화는 매우 흡사합니다. '조디악'이 두통을 좀 유발하긴 합니다만 두 영화 모두 최고의 서스펜스는 물론이고 대단한 작품성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사이코패스 (Psychopathy)
인격적 결함의 일종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 중의 하나이다. 원인은 뇌의 전두엽의 이상이 오는 것 때문으로 알려져있으며, 이 증상을 앓고있는 사람들을 사이코패스(Psychopath)라 부른다.
몬스터 (Monster, 2003)
샤를리즈 테론
미국 최초의 여자 연쇄 살인범이자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 에일린 워노스(Aileen Wuornos)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몬스터'는 샤를리즈 테론의 완벽한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위에 보이는 이미지에서 알 수 있듯이 샤를리즈 테론은 눈썹을 밀고 살을 찌우는 등 겉모습의 변신은 물론이거니와 마치 에일린 워노스가 빙의된 것 같은 완벽한 연기를 펼쳤습니다. 덕분에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섹시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작품이었습니다. '몬스터'는 여성감독이 연출했는데 살인을 정당화하는 시점이 영화에 조금 드러나 있는 같아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습니다.
추격자
하정우
다음은 영화 '추격자'입니다. 한국영화에도 연쇄 살인범을 다룬 영화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추격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훌륭한 연출과 탄탄한 시나리오, 배우들의 멋진 연기, 이렇게 삼박자가 완벽하게 들어맞은 영화로 한국의 스릴러영화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사실 지영민이란 인물이 여성 관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됐을지 몰라도 저는 그다지 무섭진 않았습니다. 지영민 보다는 '추격자'라는 영화 자체가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영민이 한국 영화의 가장 뛰어난(?) 연쇄살인범인것만은 확실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공공의 적
이성재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에 등장하는 조규환(이성재)이라는 인물은 '아메리칸 싸이코'의 크리스찬 베일을 연상케 합니다. 직장에서도 잘나가고 아내 혹은 약혼녀도 있겠다 겉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으나 내면에는 알 수 없는 싸이코기질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두 인물은 매우 비슷한 것 같습니다. 둘 다 완전 싸이코지만 개인적으로 조규환이라는 인물이 더 용서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싸이코패스는 많지만 부모까지 살해하는 돌+아이는 별로 없거든요. 암튼 '공공의 적'은 이성재와 설경구의 연기대결도 좋았지만 유해진, 이문식, 강신일 등의 조연배우들이 더욱 돋보였던 영화인 것 같네요.
오로라 공주
엄정화
영화 '몬스터'에 샤를리즈 테론이 있다면, '오로라 공주'에는 엄정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장편)으로 한 여자의 복수를 그리고 있는데요. '몬스터'와 비교해 보면 둘 다 여성감독에 여자의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흡사합니다. 그리고 살인을 정당화하는 시점이 조금씩 드러나 있는 것도 비슷합니다. 사실 엄정화가 '오로라 공주'에서 연기한 정순정이란 인물은 싸이코패스가 아닙니다. 딸의 복수를 위해 관련 인물들을 차례대로 살해하는 것이다 보니 싸이코패스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돌+아이는 맞습니다.
살인의 추억
범인 미상(未詳)
한국판 '조디악'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영화 '살인의 추억'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살인의 추억'은 1980년대 화성시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기도한 화성시 연쇄살인사건은 6년간 10명이 살해되고 결국 범인은 자취를 감춰버린 희대의 사건이죠. 영화를 정말 잘 만드는 봉준호 감독의 역량은 '살인의 추억'에서 가장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이나 '마더'와 같은 스릴러 영화가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서스펜스는 충분하게 유지하면서도 억지 유머가 아닌 자연스럽게 유머를 끼워 넣는 봉준호 감독의 연출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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