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오랜만의 극장리뷰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극장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1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의 대표 극장이자 한국인이 경영한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 <애관극장>인데요. 영화관의 이름부터 조금 독특합니다.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 참 순수하고 소박한 느낌을 전해 주는데 영화관 또한 소박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인천광역시 중구 경동에 위치하고 있는 <애관극장>. 100년 전의 경동은 인천에서 시네마 거리로 불릴 만큼 유명한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이 시네마 거리에 자리잡은 <애관극장>은 100년 전부터 인천의 명실상부한 영화의 중심지였으며, 영화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늘 함께했다고 합니다. 인천은 얼마 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영화 사랑을 어필하기도 했던 '송영길 인천시장'이 수장으로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래저래 영화와 깊은 인연을 자랑하는 지역인 것 같습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좁은 2차선 도로에서 마치 극장이 아닌 것 처럼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애관극장>.
극장보다 먼저 발견한 것은 현재 상영하고 있는 영화와 상영 예정인 영화의 포스터, 그리고 바닥에 보이는 영화의 명판입니다.
파이란, 실미도, 엽기적인 그녀, 고양이를 부탁해 등 2000년대 초반을 장식했던 한국영화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레드카펫이 정확히 세 칸 깔려 있는 계단을 오르면 매표소가 나옵니다.
<애관극장> 1관에서 상영하고 있는 <월드 인베이젼>의 대형 배너가 눈에 들어오네요.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아침 일찍 방문한 탓인지 극장 문이 아직 굳게 잠겨 있습니다.
때마침 문을 여는 극장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매표소를 지나 극장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알록달록 화려하지만 조금은 촌스러운 내부 인테리어가 오히려 빈티지한 분위기를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출입문 양옆으로 계단이 있길래 올라가 봤더니 이렇게 널찍한 쉼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유일의 단관극장인 <서대문아트홀>의 구조가 떠오릅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1층 안내데스크 오른쪽과 왼쪽을 차지하고 있는 의자와 매점.
극장 내부 곳곳에 의자가 많이 비치되어 있어 좋긴 한데 상영이 한참 전에 끝난 포스터들이 그대로 걸려 있는 점은 아쉽습니다.
자잘해 보이는 부분일지라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매점 옆으로 나 있는 통로로 들어가면 상영관과 주차장, 게임존이 나옵니다.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때우기 좋을 것 같습니다.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의 역사를 보여주는 안내판의 모습.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2011, ⓒ Reignman


<애관극장>의 역사는 1895년 '협률사'라는 상설 연극 공연장이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무려 한 세기 이전의 일이로군요. 한국인 최초의 활동 사진 상설관인 '협률사'는 1925년 <애관극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지만 1950년 한국전쟁으로 소실되고 맙니다. 이후 <애관극장>은 1960년 새로 신설되었다가 2004년에 5개관으로 새로운 탄생을 하게 되어 현재까지 그 역사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멀티플렉스가 유행을 하면서 오랜 전통을 가진 극장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요즘 <애관극장>과 같은 영화관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고 반갑습니다. 100살의 나이를 훨씬 넘긴 <애관극장>이 200살이 되는 해에 이곳에서 영화 한 편 관람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117세가 될 때까지 살고 봐야겠네요. 오늘부터 담배 끊고 운동해야겠습니다.

애관극장 (www.ak5.co.kr)
  • 이곳에서 영화를 관람한 적이 아직 없어 상영관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
  • <애관극장>을 자주 찾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상영관 시설에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고 한다.
  • 맥스무비를 통해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지만 무인발권기가 없어 현장 발권이 불편하다.
  • 동인천역에서 가깝고 월미도와 바다,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등 극장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많다.

 화질 ★★☆☆☆  음질 ★★★☆☆  좌석 ★★★☆☆
 환경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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