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캐나다여행 11일째가 되던 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마치고 토론토 시내로 돌아왔다. 이동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가는 차 안에서 새우잠을 청하긴 했지만 다음날 아침 킹스턴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토론토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시계를 보니 겨우 5시, 잠자리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호텔문을 나섰다. 저녁을 먹으며 나이아가라에서 탕진한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도 있었고, 토론토에서의 짧은 일정을 그렇게 마무리할 수는 없었기에...

"나오기는 했는데 마땅히 갈 데가 없어!"

온타리오주에서 통역과 가이드는 물론 운전까지 맡아주신 임선생님과는 다음날 재회를 위해 이미 헤어진 상태. 차도 없고 어디를 가야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나오기는 했는데 마땅히 갈 데가 없었다. 관광청에서 토론토 주요 관광 명소들의 무료 입장권을 제공해주었지만 어디가 어딘지 도통 알 수가 없어 일단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만 이동하기로 했다. 지도를 보며 이름이 익숙한 지역이나 건물을 찾았다. 그러다 시청을 발견했다. City Hall, 정말 무난하면서도 만만해보이는 이름이었다.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개인적으로 시청이나 의사당, 미술관, 박물관 등 다소 딱딱한 느낌의 관공서보다는 재래시장이나 광장과 같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스팟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토론토 시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볍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토론토 시청은 기대 이상이었다. 어떻게 보면 마땅히 갈 데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방문한 곳이었는데 가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시청을 구경하는 것에 무슨 재미와 매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겠지만 토론토 시청은 좀 다르다.

"신구의 매력적인 앙상블!"

토론토는 일단 시청이 2개다. 약 100년 전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져 고풍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구시청과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은 물론 널따란 광장까지 볼 수 있는 신시청이 나란히 붙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역과 비슷한 느낌인데 오래된 건물과 최첨단 건물의 조화가 은근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신시청도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 처음에는 건물의 외관 상태와 우주적인 디자인을 보고 기껏해야 10살 정도 됐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알고 보니 40대 후반의 중년이었다.

국제 공모전을 통해 1965년 완성된 신시청은 각각 20층과 27층의 언밸런스한 두 개의 아치형 빌딩이 원반형의 의사당을 둘러싸고 있으며, 그 독특한 모습 덕분에 'CN타워'와 더불어 토론토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신시청은 세계 각국의 유명 건축가들이 내놓은 520개의 작품 중에서 선정된 것으로 핀란드의 건축가 빌리오 레벨이 설계를 맡았다. 참고로 빌리오 레벨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만들기도 한 세계적인 건축가이다. 또한 시청 앞에는 과거 토론토 시장이었던 네이선 필립스(Nathan Phillips)의 이름을 딴 네이선 필립스 광장이 있다. 겨울에는 광장 분수가 무료 스케이트장으로 바뀌고 여름에는 프리마켓과 각종 무료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초저녁이 되었지만 여전히 쨍한 햇빛.
캐나다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해가 길다는 것이다.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세계에서 가장 긴 도로인 영 스트리트를 걸으며 시청을 찾아 헤매는 중.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그러다 이튼센터 앞 광장에 도착.
시청이 어딘지 물어보려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다들 놀기 바쁘다.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앗, 관광 안내소 발견.
마침 안내소의 처자도 심심해 보이니 시청이 어딘지 물어봐야겠다.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지도를 보여주며 시청이 어딘지 물었다.
사실 이튼센터 바로 옆이 시청인데 사진도 찍고 말 한번 걸어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튼센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구시청.
이곳은 현재 주 법원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주말이라 시청은 문이 닫혀 있었고 입구 계단에는 나란히 앉은 커플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신시청으로 이동하여 구시청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 보았다.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독특한 디자인의 신시청과 네이선 필립스 광장의 모습.
광장에 뭔가 색다른 볼거리가 있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공사 중이라 그런지 썰렁했다.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시청 반대편에는 이렇게 고층 빌딩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광장에서 발견한 윈스턴 처칠 동상.
동상으로도 여전히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다.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시청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고가의 모습.
건물도 건물이지만 자세히 보면 광장도 설계를 참 잘한 것 같다.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시청 주위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했다.
삼각대를 펴고 마지막 사진을 찍은 뒤 '이튼센터 야경' 찍으러 고고씽~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Old City Hall, Toronto,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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