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지난 주말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외암민속마을에 다녀왔습니다. 500년 전 모습이 온전히 보전된 외암민속마을은 수많은 고택과 멋진 자연환경이 운치 있는 풍경을 이루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또한 전통문화와 전통 먹거리를 체험해볼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부하고 유익한 시간을 선사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럼 외암민속마을로 시간여행을 떠나볼까요?




이번 여행은 'Rural-2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팸투어입니다. 'Rural-20'은 농림수산식품부가 한국적 경관과 전통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20곳의 농어촌 체험마을 및 관광명소를 엄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농어촌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고자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의 의미와 목적이 워낙 좋아 3차 팸투어 이벤트에 지원하게 되었고, 충남 아산의 외암민속마을에 다녀온 것이지요.




작년 12월부터 지자체 추천과 서류, 현장 심사 및 전문가 심의 등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올해 3월 최종 선발된 'Rural-20'의 20개 대상지역은 전국 방방곡곡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 체험여행 ⓑ 자연여행 ⓒ 전통문화여행 ⓓ 웰빙여행, 이렇게 4가지의 테마로 구분되어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한국의 농어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엄선된 20곳의 여행지 정보 등 'Rural-20 프로젝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Rural-20 홈페이지 ☞ http://www.rural20.kr/





서울에서 오전 10시에 출발, 12시가 다되어 외암민속마을에 도착합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군요. 서울 사람들에게는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 고택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더욱 좋겠지요. 어쨌든 버스에서 내리니 점심시간, 도착하자마자 밥부터 먹습니다. 점심 메뉴는 시골밥상! 외암민속마을 내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들을 맛봅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먹는 밥맛은 정말 꿀맛인 것 같습니다. 입이 아주 즐겁습니다.





평소보다 서둘러 밥을 먹고 먼저 나와 주위를 둘러봅니다. 이번 여행은 일정대로 움직여야 하는 팸투어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요. 느긋하게 산책하며 외암민속마을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라 익숙할 법도 한데 마을의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디테일한 풍경들이 새롭기 그지없습니다.






살아 숨쉬는 일상이 그대로 민속이 되어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달라 보이보여지는 일상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시골 마을의 정겹고 순박한 분위기에 마음껏 취해 봅니다. 그러다가도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를 집어 들어 사진이라는 기록을 남깁니다.




뷰파인더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콧잔등을 간지럽힙니다. 영하의 날씨로 인한 여행의 두려움은 외암민속마을의 아름다움에 잊혀진지 오래, 게다가 따스하고 밝은 햇빛이 여행자들의 비추어 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산책을 한 지 이십 분 남짓 됐을까, 식사를 마친 여행자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한지공예를 체험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Rural-20 프로젝트'의 모든 대상지역이 마찬가지이지만 외암민속마을 역시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솟대만들기, 천연염색체험, 풍물배우기, 떡 메치기, 한지공예 등의 연중체험을 비롯하여 계절별로 이루어지는 농촌체험과 널뛰기, 굴렁쇠, 곤장맞기, 투호, 제기 등의 민속놀이 프로그램까지 유익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할 체험은 떡 메치기와 한지공예입니다. 한지를 이용하여 손거울을 직접 만들어봅니다. 반대편에 앉아 있는 꼬고마 어린이 친구들도 자신만의 손거울을 만들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한지를 붙이는 어린 남매의 모습이 참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한지공예 체험을 끝내고 떡메치기 체험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가만 보면 초가집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마을의 면적이 제법 넓어 수십 채의 초가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많은 초가들과 반가의 고택들이 조화를 이루는 외암민속마을의 풍경이 정말 장관입니다. 총 5.3km에 이르는 초가 돌담 역시 장관입니다. 기와가 얹어진 한옥은 북촌한옥마을이나 체부동 등 서울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초가집을 보는 것은 꽤나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방금 지어 새하얀 김이 올라오는 뜨끈한 밥을 나무망치로 내려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도 떡메치기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앙증맞은 미니 망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남편의 이름을 외치며 떡메치기를 하는 어느 아주머니의 애드립이 떡메치기 체험장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듭니다.



사람들이 열심히 메어친 떡에 고소한 콩고물을 발라 인절미를 만듭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찹쌀과 콩가루를 주원료로 하기 때문인지 인절미의 맛이 정말 좋습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이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이용하여 방금 만들어 낸 떡이라 그런지 온기가 남아 있어 더욱 쫄깃쫄깃한 맛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떡메치기 체험도 끝이 나고, 맛있는 인절미도 시식했겠다 전통민속체험장에 들러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기며 자유시간을 갖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가 않기에 모두들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의 동적인 모습에 반하여 이 진짜 같이 생긴 소는 지극히 정적입니다. 소의 이런 듬직한 모습과도 같은 우리 조상들의 듬직한 얼이 5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외암마을을 보존하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암민속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옥성행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냇물에서 물질을 하고 있는 오리떼의 평화로운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물레방아가 발길을 재촉하게 만듭니다. 이번에는 긴 시간 머물다 가지 못하지만 다음에 들렀을 때는 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보다 여유로운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서울에 올라가기 전 옥성농업현장에 잠시 들러 옥성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올해 6월부터 시작된 옥성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은 4대강 하천 준설토의 효율적 처리, 저지대 농경지의 침수방지 등 농촌의 생활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 및 정비하기 위해 조성된 사업입니다. 11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2011년 12월 30일 마무리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리모델링을 끝낸 옥성지구의 모습은 또 어떻게 달라지게 될지 1년 후에 다시 이곳을 찾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집에 도착해 사진을 정리하며 오늘의 여행을 정리해봅니다. 순박하고 정겨운 외암마을의 풍경과 즐겁고 유익했던 전통문화의 체험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황금 같은 주말을 할애하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여행지에 다녀온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시 생활의 각박하고 빠듯한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은 곳이 바로 외암민속마을입니다. 시골 마을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는 스트레스에 좋은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우리 고유의 문화와 얼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외암민속마을을 하루빨리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덧) 뷰에 송고했던 글을 실수로 삭제하여 재송고 합니다. [대한민국농어촌여행] 팸투어 후기였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재송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해량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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