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7월 19일 초복입니다. 복날인데 여름보양식을 먹워줘야겠죠? 오리와 장어, 추어탕, 해천탕, 도가니탕 등 여름보양식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여름보양식의 대표적인 음식은 바로 삼계탕일 것입니다. 맛 좋은 삼계탕 한그릇이면 무더운 날씨에 쇠해진 기력도 단번에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럼 모두 꼬꼬 한마리 냠냠쩝쩝하시고 무더운 초복 견뎌내시길 바랍니다.

며칠 전 종로구 체부동에 있는 삼계탕집을 찾았습니다. <토속촌>이라고 아주 유명하고 맛있기로 소문난 삼계탕집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즐겨 찾았던 곳이라고 하죠. 복날은 아니었지만 무더운 여름날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오래간만에 <토속촌>을 찾았습니다. 가격은 좀 올랐지만 맛은 여전하더군요. 역시 이 집은 국물이 진국입니다.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150m정도 걷다 보면 좌측 골목 사이로 삼계탕집이 하나 보입니다. 자세한 위치는 하단의 지도를 참고해주세요.

11시 20분 즈음 도착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줄이 보이지 않네요. 워낙 유명한 곳이라 점심시간만 되면 기나긴 줄로 장사진을 이루는 곳입니다. 특히 직장인들과 일본,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가장 많습니다.

안으로 들어갑니다. <토속촌>은 7채의 한옥을 하나로 쓰고 있습니다. 체부동이 한옥 보존 마을로 지정되어 있다보니 리모델링을 하고 싶어도 못할 겁니다. 할 필요도 없지만 말이죠.


가게 내부의 분위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전통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마당에는 이렇게 나무도 자라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삼계탕의 맛도 좋지만 한국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탓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11시 30분도 되지 않은 이른 시간이지만 가게 안은 어느새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7채의 한옥을 하나로 쓰고 있는 곳이다 보니 많은 손님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12시만 되면 언제나 기나긴 줄이 생깁니다. 신기하면서도 돈 많이 버는 사장님이 부럽습니다.

<토속촌>의 메뉴입니다. 아구찜도 팔고 있는 줄은 몰랐네요. 당연히 삼계탕을 주문합니다. 다른 메뉴는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가격이 착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국물 한번 떠먹는 순간 가격은 잊게 됩니다.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사용한다고 하네요. 7~8년근 산양산삼을 삼계탕에 넣어 먹을 수도 있습니다. 삼계탕이 14,000원인데 산삼이 15,000원이로군요. 배보다 배꼽이 큽니다. 이런 스타일 아주 싫어합니다.


<토속촌>의 기본 반찬인 깍두기와 배추김치입니다. 무한리필이 가능하고 맛도 좋습니다. 예전에는 풋고추와 양파, 마늘 등을 따로 가져다줬는데 오랫만에 가보니 그거 이제 안하나봅니다.

삼계탕을 주문하면 나오는 인삼주. 저에게는 너무나도 쓰기 때문에 마시기는 좀 그렇고, 삼계탕 국물에 넣어서 먹습니다. 그렇게 먹으면 저처럼 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취할 일이 없습니다. ㅋㅋ

<토속촌>에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삼계탕은 맛있는데 직원들이 너무 불친절하다. 제가 보기에는 친절과 불친절을 떠나 그냥 무관심입니다. 직원 중에는 한국말이 어눌한 중국 교포도 있는 것 같고, 직원 수에 비해 손님이 워낙 많다보니 신경을 잘 못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불친절한 서비스에 좀 불쾌했는데 이제는 그냥 웃깁니다. ㅋㅋ

드디어 삼계탕이 나왔습니다. 주문하면 바로바로 나올 것 같지만 주문을 받고 조리를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나오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먼저 온 손님부터 주고 이런 게 없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손님 먼저 가져다 줍니다. 참 재밌습니다. ㅋㅋㅋㅋ

<토속촌> 삼계탕은 위탁시설에서 50일 동안 키운 닭에 각종 한약재와 인삼, 찹쌀, 밤, 잣, 은행, 마늘, 대추 등 총 30여 가지 재료를 섞어 끓인다고 합니다. 삼계탕집을 많이 다녀봤지만 <토속촌>의 국물은 정말 특별합니다. 국물 색이 매우 탁한 것이 어떻게 이런 진하고 걸쭉한 국물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기의 경우 그냥 입에 넣자마자 자연스럽게 뼈와 분리가 되면서 녹아내립니다. 별로 씹을 필요도 없어요. 그래서 이가 약한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도 부담없는 음식이 될 것 같습니다.

천천히 식사를 하고 나오니 대략 12시 반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이미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서 있습니다. 그 모습이 신기한지 관광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습니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저 또한 사진을 찍어 봅니다.

길 건너편입니다. 편의점과 부동산 사이로 <토속촌>이 보이네요. 줄은 계속 길어집니다.

건너편에는 이렇게 유료 주차장이 있는데 <토속촌>을 찾은 손님이라면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합니다.

식사를 맛있게 하셨다면 소화도 시킬 겸 체부동의 골목길과 재래시장을 구경하며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밥을 먹고 체부동의 골목길을 돌아보며 느긋한 여행을 즐기고 왔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골목 체부동, 참으로 매력적인 동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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