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홍콩의 가장 큰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개인적으로 홍콩의 가장 큰 매력은 야경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화려한 홍콩의 야경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렇다면 홍콩의 아침 풍경은 어떠할까? 아침 풍경이 뭐 다 거기에서 거기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홍콩의 아침은 뭔가 다르다. 홍콩의 아침을 느끼고 있다 보면 세상에 나 혼자만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나 할까? 지극히 적막하고 고요한 분위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건 밤과 아침의 상대성을 충분히 인지했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사실 홍콩의 아침을 독립적으로 놓고 보면 별다른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다시 말해 홍콩의 밤을 충분히 느낀 뒤 아침을 맞이하면 적막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홍콩은 지금 충전 중!"

홍콩의 밤은 그 어떤 곳보다 화려하고 또, 요란하다. 밤만 되면 고층 빌딩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 오색찬란한 네온사인과 조명이 거리를 비춘다.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서 가장 현란한 조명쇼까지 펼쳐진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홍콩의 밤문화를 대표하는 란콰이퐁, 완차이, 코즈웨이 베이 등지에 가면 여기저기에서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거리에는 밤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밤새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화려하고 요란한 밤이 지나면 홍콩에도 아침이 찾아온다. 절대 꺼지지 않을 것 같았던 건물의 불이 모두 꺼지고 자욱한 해무가 도시를 뒤덮기 시작한다. 밤새 놀던 사람들은 저마다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아침이 찾아왔지만 자신만의 밤을 맞이하기 위함이다. 홍콩의 아침은 화려하고 요란한 밤을 또다시 맞이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던 홍콩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폭풍 전의 고요한 느낌!"

새벽 3시쯤 됐으려나, 홍콩여행을 하던 중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 버렸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한번 달아난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담배나 한 대 태울 겸 호텔 밖으로 나섰다. 화려하고 요란했던 홍콩의 밤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 시점이라 그런지 거리의 분위기가 아주 묘했다. 홍콩하면 으레 화려한 야경을 떠올리기 마련이라 아침의 고요한 분위기가 의외의 신선함을 가져다주었다. 담배불을 끄고 호텔방으로 들어가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다시 호텔을 나섰다. 묘한 분위기의 아침 풍경을 카메라에 꼭 담고 싶은 이유에서였다. 홍콩의 아침은 마치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한 바다를 보는 것 같았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시간이었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바람에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는데 갈 곳은 한 군데 밖에 없었다. 목적지로 정한 곳은 침사추이 시계탑 앞에 위치한 전망대.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었다. 또한 홍콩의 가장 화려한 야경 포인트에서 바라보는 아침 풍경이 내심 궁금했기 때문에 시계탑 전망대를 목적지로 정했다. 침사추이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라 그런지 이른 아침에도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동안에는 홍콩에 나 혼자뿐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홍콩의 아침은 고요하고 적막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전망대에서 바라본 홍콩섬의 새벽 풍경.
전망대 2층은 아침 7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일출이 시작되었지만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 때문에 여전히 어두운 홍콩.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빌딩의 몇몇 불빛들은 아침이 되어서도 꺼지지 않았다.
자욱한 먹구름에 비까지 오니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분위기가 더 심해졌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전날 밤에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면서 화려한 홍콩섬의 야경과 고요한 아침 풍경의 대비를 십분 느낄 수 있었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홍콩문화센터에 자리를 잡고 잠을 자고 있는 노숙자들.
아침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Clock Tow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문화센터의 독특한 외관 사이로 홍콩 시계탑이 보인다.
5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 먹구름과 비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Clock Tow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같은 날 오후에 찍은 홍콩 시계탑 사진.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금새 날이 개었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이른 시간 출근을 하고 있는 사람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전망대 옆 버스 터미널은 이미 출근을 하는 사람로 북적였다.
홍콩의 아침을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Public Pi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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