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홍콩은 여행자에게 참으로 관대한 곳인 것 같다. 타지에서 온 여행자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은 곳이다 보니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 또한 그만큼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다양한 대중교통은 여행자로 하여금 홍콩여행을 더욱 편하게 해준다. 사실 여행에 있어서 교통수단 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다. 여행은 기본적으로 이동의 연속이고, 편리한 교통수단은 언제나 여행자의 든든한 발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의 단순하면서도 체계적인 대중교통은 여행자에게 큰 힘이 된다.

"홍콩의 가장 매력적인 교통수단은?"

홍콩에는 매우 다양한 대중 교통수단이 존재한다. 편리한 환승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지하철 MTR에서부터 2층의 로망이 있는 버스와 교통수단이라기 보다는 유람선에 가까운 스타페리는 물론이고, 뭉칠수록 저렴해지는 택시, 그리고 단돈 330원에 홍콩섬을 횡단할 수 있는 트램까지 싸고 편리한 교통수단들이 여행자들의 이동을 돕는다. 그렇다면 이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교통수단마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을 뿐더러 사람에 따라 선호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하나의 교통수단을 꼽는 것은 솔직히 무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트램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 속을 유유히 달리는 트램!"

홍콩의 다양한 교통수단 중에서도 단연 매력적인 트램. 삭막한 도심 속을 유유히 달리는 트램을 처음 보는 순간 매력을 넘어 매혹을 느꼈다. 물론 트램에게도 단점이 있다. 우선 트램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이동하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그래서 단순히 빠른 이동만을 생각한다면 트램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또한 승차감도 좋지 않은 편이다. 시원하고 안락한 택시를 타다가 트램에 오르면 차창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홍콩의 덥고 습한 날씨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딱딱한 의자에 앉아 차체와 철로와의 마찰을 엉덩이로 고스란히 느껴야 한다. 결정적으로 트램은 홍콩섬에서만 볼 수 있다. 구룡반도에서 트램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껌 한통 가격도 안되는 트램의 이용요금!"

그렇다면 이토록 단점이 많은 교통수단에 왜 그렇게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100년 이상의 역사와 상징성은 차지하더라도 트램의 장점과 매력은 차고 넘친다. 이렇게 차고 넘치는 장점 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저렴한 이용요금에 있다고 생각한다. 트램의 이용요금은 HK$2.3 밖에 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돈으로 치면 겨우 330원에 불과한 금액이다. 또한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더라도 추가 요금이 붙지 않으며 옥토퍼스 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트램을 타고 홍콩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관광이 될 수 있다. 이때 2층 창가 앞쪽의 좋은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용요금이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트램에 몸을 맡겨도 되는 걸까?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알짜 노선을 자랑하는 트램!"

이용요금이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몸을 맡긴다는 것은 너무나도 저렴한 행동이 될 것이다. 하지만 트램은 여행의 황금시간에 몸을 맡겨도 좋다. 왜? 노선이 아주 훌륭하니까. 트램은 셩완, 센트럴, 완차이, 코즈웨이 베이 등을 모두 경유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트램의 노선이 홍콩섬 북부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선은 단 하나뿐. 그런데 홍콩의 주요 관광 명소들이 또 홍콩섬 북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다시 말해 트램의 노선이 홍콩섬 북부 지역의 주요 관광 명소들을 모두 훑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물론 홍콩섬 남부 지역 및 그외 섬 지역과 구룡반도 등에도 관광 명소들이 널려 있지만 최소한 트램이 지나가는 곳은 모두 가 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트램의 장점과 매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트램이 전달하는 이색적인 분위기와 전차에 대한 향수 또한 트램의 매력이 될 것이다. 움직이는 광고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광고옷을 입고 있는 트램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셔터 버튼을 누르게 된다. 여행자나 사진가들에게는 트램의 독특한 외관이 괜찮은 피사체가 되어 주는 것이다. 나 또한 트램의 독특한 외관과 이색적인 분위기에 반해 참 많은 사진을 찍은 것 같다.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트램타러 가는 길에 발견한 홍콩섬의 공사현장.
또 얼마나 화려하고 높은 빌딩이 세워질까?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트램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종점으로 향하는 길.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들이 뜨거운 태양을 가려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웨스턴 마켓,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웨스턴 마켓,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웨스턴 마켓,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셩완의 랜드마크, 웨스턴 마켓!"

트램 2층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셩완을 찾았다. 웨스턴 마켓 건너편에 트램 정거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타면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만약 이곳에서 트램을 타기로 마음먹었다면 웨스턴 마켓부터 둘러보는 것이 좋다. 셩완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웨스턴 마켓은 홍콩 내에서도 나름 유명한 관광 명소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오래돼 보이는 이 건물은 원래 1858년과 1906년에 건축된 두 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식료품 상가였다. 하지만 남쪽 건물을 철거하고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웨스턴 마켓에는 각종 기념품샵을 비롯하여 옷감을 파는 상점과 꽃집 등이 모여 있고, 댄스홀을 갖춘 레스토랑도 들어서 있다.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엄청난 개체수로 유혹하는 홍콩의 레드 택시들.
홍콩여행 중 택시를 자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트램을 탈 거라 패스.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트램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마치 서울의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을 보는 것 같다.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트램의 아찔한 모습.
맞은편의 트램이 정말 깻잎 한 장 차이로 지나가기 때문에 차창밖으로 손이나 머리, 카메라를 내미는 것은 절대 금물!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빨간색 이거 트램인 줄 알고 열심히 찍었더니 2층버스였다.


트램과 버스가 뒤섞여 있으니 무엇이 트램이고 무엇이 버스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트램을 타고 피크트램을 타러 가는 길에 트램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트램만 보이면 사진부터 찍었던 것 같다.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트램 위에서 내려다본 횡단보도.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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