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불리며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이야기할 때도 언제나 빠지지 않는 거대한 폭포 나이아가라. 캐나다와 미국 국경을 가로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해마다 2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북미 최고의 관광지로 캐나다 동부를 여행할 때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 중 하나이다. 

"폭포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 폭포와 캐나다 폭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높이 54m, 너비 670m 규모의 캐나다 쪽 호스슈 폭포(말발굽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가 미국 쪽 폭포에 비해 규모가 더 크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원래 하나였으나 오랜 시간 동안 떨어지는 물에 의해 지형이 깎여 폭포의 모양이 변형되었고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폭포의 침식과 그에 따른 흥미로운 내용들은 나중에 따로 소개할까 한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단 콤보 작렬!"

캐나다여행 11일째가 되던 날 아침, 나이아가라 공원을 찾았다. 화창한 날씨를 기대했건만 토론토에서부터 서서히 깔리기 시작한 먹구름은 마치 우리 차에 동승이라도 한 듯 이동 경로를 그대로 따라서 목적지까지 함께 움직여 주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고맙다, 먹구름아.

가뜩이나 엄청난 물안개를 만들어 내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제대로 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맑고 쨍한 날씨! 허나 필요 없다는데도 굳이 나를 지켜 주겠다던 먹구름은 자체적으로도 풍성한 안개를 생성하여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안개와 이단 콤보를 이루었다. 궂은 날씨 때문에 예약해 놓은 투어가 취소될까 노심초사를 하고 있던 중 무슨 감동을 받았는지 약간의 눈물까지 쏟아 내는 먹구름이라니... 네가 참 밉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아니, 저 용감무쌍한 배의 정체는?"

화창한 날씨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무렵 자욱한 안개 속에서 파란 스머프들을 가득 실은 배 한 척이 등장했다. 안개 속에서 등장한 배의 이름은 바로 '안개 속의 숙녀호(Maid of the Mist)'! 말로만 듣던 '안개 속의 숙녀호'를 보자 빨리 저 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도 윌리엄, 해리 왕자와 함께 탄 적이 있다는 '안개 속의 숙녀호'는 1846년부터 운항하고 있는 나이아가라의 붙박이 유람선이다. 16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배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했을까?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자, 그럼 나도 스머프가 한번 되어볼까?"

나이아가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안개 속의 숙녀호'에 타 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 곱게 자랐기 때문에 물에 젖는 것이 싫어 처음에는 타지 않으려고도 했지만 근처에서 감상한 나이아가라 폭포를 생각하면 속옷까지 홀딱 젖었어도 상관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리얼리티를 느낀 것 같다.

Tip. 유람선을 타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유람선 티켓을 따로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4가지 투어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어드벤처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티켓의 가격은 성인 44.95$, 12세 이하 어린이 32.95$이며 5세 이하는 무료. 어드벤처 페스에 포함된 패키지는 ① Maid of the Mist(유람선) ② Journey Behind the Falls(캐나다 폭포를 밑에서 감상할 수 있는 동굴투어) ③ Niagara's Fury(4D 아이맥스 영화 관람) ④ White Water Walk(나이아가라강을 옆에 끼고 산책하는 투어)가 있으며, ⑤ 공원 내에서 운행되는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약 30분 간 이어지는 유람선 투어는 미국 폭포를 거쳐 캐나다 폭포 앞까지 운항한 뒤 돌아오게 되는데 물이 정말 많이 튀므로 무료로 제공되는 우비를 꼭 착용해야 한다. 또한 카메라 등 고가의 전자제품 간수에도 유의해야 한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보면 점점 마음을 놓게 된다.

초반에는 물 한 방울이라도 튈까 신경을 많이 썼지만 계속 젖어 들어가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내 카메라가 수중 카메라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 이내 관리를 포기하고 만다. '안개 속의 숙녀호'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를 포기하거나 아예 사진을 찍지 않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수중 카메라를 준비하는 것일 테고...

"렌즈 팝니다. 애지중지 다뤘고요. 겨우 나이아가라폭포 출사 한번 다녀왔습니다."

카메라를 포기하고 배 위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공개한다. '안개 속의 숙녀호'는 동시에 여러 대가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투어 도중 다른 유람선과 마주치기도 한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 폭포와 캐나다 폭포로 나뉘며, 미국 폭포는 또다시 2개로 나뉜다.
우측에 폭이 좁은 폭포의 이름은 Bridal Veil Falls!
너비 15m의 이 작은 폭포는 신부의 면사포와 모양이 비슷하다고 하여 브라이달 베일 폭포라는 별칭을 얻었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미국땅에서 폭포를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서 폭포를 감상하길 원한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미국 폭포 바로 옆에 하얗고 작은 점들이 수없이 많이 보인다.
망원렌즈로 땡겨 보았더니 하얀 점의 정체는 바로 갈매기!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 폭포 바로 앞에서 잠시 정선 중인 '안개 속의 숙녀호'의 모습.
이 부근에 도달했을 때 카메라와 나는 증기 샤워를 통해 묵은 때를 씻어 낼 수 있었다.


캐나다 폭포 바로 위에서 촬영한 동영상.
에메랄드 빛깔을 보이는 물의 색깔이 참 곱다.
하지만 계속해서 튀는 물방울 때문에 더 이상은 촬영 불가. 긴 시간 카메라를 들고 있기 어려웠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오, 반가운 블루 스카이!"

유람선 투어가 끝나고 육지로 돌아오자 먹구름을 밀어낸 파란 하늘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폭포 옆의 공원 또한 더욱 깨끗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다. 예쁘게 꾸며진 나이아가라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잠시, 화장실에 들어가 흠뻑 젖은 카메라와 옷, 신발 등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손을 말리는 건조기의 바람이 아주 강하고 뜨겁다. 드라이어기 대용으로 아주 안성맞춤이다. 대충 수습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볼일을 보고 나가려는데 이번 여행에 동행한 악랄가츠군이 갑자기 어깨를 잡고 묻는다.

"형, 왜 물을 안내려요?"

어깨를 잡은 손아귀의 힘이 생각보다 강하다. 이 녀석 형을 때린다는 소문이 있어. 대답을 잘해야겠다.

"물을 아껴야 합니다. 지구는 물이 부족하거든요."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지금 그걸 핑계라고? 창밖이 온통 물 천지인데도 그런 말이 나옵니까?"

ㅋㅋㅋ 내가 졌소. 그렇다. 사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엄청난 규모는 높이나 폭이 아니라 떨어지는 물의 양으로 갈음할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강물의 양은 무려 분당 168,000 m³! 이는 욕조 100만개를 한번에 채울 수 있는 수치로 실감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물을 쉴 새 없이 쏟아 내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라보고 있으니 흥미로운 의문점 하나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사람이 떨어진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 나이아가라 폭포에서의 다이빙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를 어길 시 10,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나이아가라에서의 다이빙은 목숨은 목숨대로 잃고 돈은 돈대로 나가는 최악의 자살행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의 모험과 도전이 있었다고 한다. 그 흥미로운 기록들을 지금부터 공개한다.

나이아가라폭포에서 뛰어내린 사람들. 공식적인 기록에 의하면 1901년 10월 24일, 나이아가라의 첫 번째 다이빙이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니 테일러(Annie Taylor) 여사! 당시 63세의 나이로 다이빙에 성공한 애니 테일러는 나무통 안에 들어가 뛰어내린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다. 나무통에는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도 함께 들어갔는데 고양이는 끝내 죽고 말았다. 고양이의 사인은 질식사.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고양이를 너무 세게 끌어안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이아가라 관련 영화를 보면 오크통 안에 검은 고양이가 들어갔다가 나중에 구출되면서 하얀 고양이로 바뀌게 되는데, 이는 나무통 속의 공포에 하얗게 질린 고양이를 표현한 하나의 기법으로 생각된다.

애니 테일러 여사의 실제 모습

애니 테일러의 성공 이후 2003년 커크 존스(Kirk Jones)의 시도까지 모두 14명이 16번의 모험의 모험을 감행했다. 이중 5명은 실패 즉, 사망했는데 제트스키나 카약 등을 이용한 불안전한 다이빙을 실패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반면 성공한 사람 중 스티븐 트로터(Steven Trotter)데이비드 먼데이(David Munday)2번을 시도하여 모두 성공하기도 했다.

한편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추락하여 생존한 사람도 있다. 1960년 7월 짐 허니컷(Jim Honeycutt)의 보트가 폭포 근처에서 고장나고 만 것. 당시 보트에는 아이들도 함께 타고 있었는데 누나와 동생 모두 목숨을 건졌다. 누나는 추락 직전 간신히 구조되었고, 7살 난 동생은 구명조끼만 입은 채 폭포 아래로 떨어졌지만 기적같이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짐 허니컷은 사망하고 말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나이아가라 이야기!"

나이아가라 폭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Journey Behind the Falls에서 찍은 사진과 헬리콥터 위에서 찍은 사진도 많다.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나이아가라 이야기들은 사진과 함께 차차 풀어볼까 한다.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Falls,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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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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