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예절에 관하여
저는 평소에 극장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참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 만큼 행복한 시간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지 10년이 넘은 경제 선진국이고, 올림픽과 월드컵도 유치한 스포츠 강국입니다. 최근 몇 년전부터는 한류라는 열풍이 세계 곳곳을 강타하며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강국이지요. 영화수준도 굉장히 높아진 것 같습니다. 삼류 조폭 영화가 유행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허투루 영화를 만들면 바로 관객들의 외면으로 이어집니다. 그만큼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위상을 간혹 거스르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극장내에서 에티켓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상상극장에 빠져 사는 사람들인데요. 극장에서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꼴불견 관객들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1. 핸드폰
나 바쁜 사람이야...
휴대전화의 불빛은 어두운 극장안에서 영화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인 거 같습니다. 저는 보통 극장에 들어가면 핸드폰 전원부터 끕니다. 관객들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는 그냥 켜놓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진동은 필수겠죠. 아주 가끔, 한 달에 한번정도는 극장에서 핸드폰 벨소리를 듣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관객들은 극장에 갈때마다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극장안에서 문자질을 하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얼마나 바쁘신 몸이기에 극장안에서까지 문자를 주고 받으시는지...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관객입니다. 외국의 어느 나라에서는 극장이나 공연장 등의 공공장소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전파방해장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장치보다는 스스로 자제할 줄 아는 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한 것 같습니다. 핸드폰... 극장내에서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2. 지각
요즘 멀티플렉스에서는 영화시작 정시부터 기본적으로 10분정도는 광고를 때립니다. 사실 멀티플렉스 극장의 어처구니 없이 긴 광고도 별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암튼 영화가 시작하시는 시간이 1시라고 하면 1시 10분이 넘어 영화가 시작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각하는 관객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다들 사정이 있겠죠. 이해합니다. 하지만 늦게 들어와서 핸드폰불빛으로 좌석번호를 확인합니다. 이것도 뭐 이해합니다.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씨네큐브나 아트하우스모모같은 극장은 광고도 없을 뿐더러 영화 시작 후 10분후에는 입장을 제한합니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때까지 불이 켜지지 않습니다. 멀티플렉스는 엔딩 크레딧 뜨면 바로 불켜지죠. 물론 영화가 끝나고 서둘러 나가는 것에는 불만이 없지만 지각으로 스크린을 가리고 핸드폰을 열어 좌석번호를 확인하는 등의 행위는 분명히 다른 관객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학창시절에 지각 많이 해보셨자나요. 조금만 서둘러 주세요.
3. 잡담
나 할 말이 많은 사람이야...
극장내에서의 잡담 역시 영화감상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쌩뚱맞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간혹 있긴 하지만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나 영화장면을 놓쳐 옆사람에게 물어보는 잡담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족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러가면 만날 수 있는 어린이 관객들의 잡담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문자질을 하다가 영화의 중요한 장면을 놓쳐 옆사람과 잡담을 하며 2단 콤보를 날리는 관객들은 정말이지 너무 밉습니다. 영화를 감상할 때 집중을 요구하는 신체부위는 눈뿐만이 아닙니다. 귀도 눈 못지 않게 집중을 해야하는데 잡담은 그런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조금만 참아주세요. 2시간만 기다리면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마음껏 하실 수 있습니다.
4. 애정행각
극장내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관객은 잡담하는 관객 못지 않은 꼴불견입니다. 극장이 어두컴컴하니 분위기 잡기 좋은 장소인 것은 잘 알지만 지킬 것은 지켜주셔야죠. 사실 애정행각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그렇게까지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소리는 좀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_-;
5. 발차기
0.3cm가 모자라 루저가 된 저로서는 롱다리를 가진 관객들이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앞좌석을 툭툭 건드리는 꼴사나운 태도는 전혀 부럽지가 않습니다. 요즘 극장좌석 간격이 제법 넓습니다. 최홍만이 아닌이상 왠만하면 불편하지 않게 영화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만나게 되는 축구선수들 덕분에 신경이 많이 쓰이더군요. 그럴때마다 저는 있는 힘껏 등으로 의자를 때려 뒷사람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제가 비록 루저이지만 앉은키로는 제법 위너인데다가 노홍철보다 약간 작은 머리크기를 자랑하기 때문에 뒷사람도 움찔한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축구를 하지 않더군요.
6. 음식
극장의 대표 먹거리 팝콘.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하죠. 팝콘을 먹을 때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달콤한 냄새는 저에게 별로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먹고싶은 욕구가 생길 뿐이죠. 하지만 냄새가 심한 오징어나 김밥 등의 음식은 방해가 많이 됩니다. 무엇보다 외부음식은 절대 반입금지라면서 극장내 매점에서는 온갖 음식을 팔고 있는 멀티플렉스 극장의 상술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 맛있게 먹은거 쓰레기는 직접 좀 처리해 주세요. 극장예절의 기본중에 기본입니다. 배고파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극장에 영화보러 오셨지 식사하러 오신 건 아니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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