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Intro

크리스마스 이브... <셜록 홈즈>를 보러 가는 길에 전화벨이 울렸다.
'메가박스입니다. 기계적 결함으로 고객님이 예매하신 셜록 홈즈 상영이 취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일은 또 처음이다. 난감한 상황에 어쩔 줄 모르던 나에게 극장직원은 말했다.
'예매는 취소해드렸습니다. 오늘은 다른 영화를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바타>와 <전우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영화를 한 편 더 보실 수 있도록 초대권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바타>, <전우치> 둘 다 봤는데... 어쨌든 극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취소되었던 <셜록 홈즈>가 다시 정상적으로 상영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거듭 사과하며 초대권과 <셜록 홈즈> 티켓을 주었다. <셜록 홈즈>도 공짜로 보고, 나중에 공짜 영화를 한 편 더 보게 됐으니 이게 왠 행운인지 모르겠다. 내가 럭키가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순간인 것 같다.

잘 빠진 액션 어드벤처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 '셜록 홈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인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영국을 무대로 하는 가상의 탐정이다. 워낙 유명한 캐릭터이다 보니 그동안 영화나 만화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셜록 홈즈>는 뭔가 좀 다르다. 뛰어난 추리력과 번뜩이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과학수사의 달인이라는 것은 같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스타를 활용한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되었다.

냉철한 카리스마보다는 코믹함과 유쾌함이 돋보이는 괴짜 캐릭터, 온몸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야생마같은 통제불능캐릭터로 재해석된 것이다. 이는 <셜록 홈즈>의 연출을 맡은 가이 리치의 기본적인 성향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전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의 작품 중에는 코미디와 액션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많다. 가이 리치 감독의 대표작인 <스내치>에서 느꼈던 것 처럼 <셜록 홈즈> 역시 유쾌함이 묻어나는 액션과 코미디가 주를 이루고 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셜록 홈즈의 영원한 콤비인 왓슨 박사 역은 주드 로가 맡았다. 주드 로는 왓슨 역을 맡아 셜록 홈즈와 늘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최고의 파트너로 활약했다. 그리고 셜록 홈즈 인생의 유일한 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린 역은 레이첼 맥아담스가 맡아 연기했으며, 악당 블랙 우드 역은 마크 스트롱이 맡아 셜록 홈즈와 한판 대결을 펼쳤다.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한 조엘 실버('매트릭스'와 '닌자 어쌔신' 등의 영화를 제작한 유명 프로듀서)는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캐릭터와 모험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더하도록 노력했다. 이전까지 홈즈를 영화화한 것들 대부분이 느와르적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홈즈의 모험이 얼마나 재미있고 멋진 것인지 보여줄 수 있는 초특급 액션 어드벤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엘 실버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셜록 홈즈>는 기존의 작품들이 가진 무거운 느낌을 버리고 유쾌한 매력이 돋보이는 코미디 액션 영화로 재탄생되었다.

셜록 홈즈 VS 전우치

23일 같은 날 개봉한 <셜록 홈즈>와 <전우치>는 전체적인 느낌이 아주 비슷한 영화인 것 같다. 코미디와 액션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두 영화 모두 지루하지도 않고 볼거리 또한 많았다. <전우치>가 액션에 비해 코미디의 비중이 약간 높다고 본다면 <셜록 홈즈>는 코미디에 비해 액션의 비중이 약간 높다고 볼 수 있다. 원작에서 셜록 홈즈는 종종 '내가 만약 검술에 능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서 죽었겠지'라며 자신의 싸움 기술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고 한다.

셜록 홈즈가 추리력과 통찰력만 뛰어난 인물이 아니라 싸움에도 아주 능한 인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셜록 홈즈>의 액션이 이번 영화에서 많이 부각된 것 같다. 덕분에 관객들은 화끈하면서 유쾌한 액션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간지나는 결투장면도 감상할 수 있다. 유쾌, 통쾌, 상쾌한 웰메이드 오락영화 <셜록 홈즈>와 <전우치>, 피할 수 없는 이 두 영화의 경쟁이 어떤 영화의 승리로 끝나게 될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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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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