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실화
우선 <줄리 & 줄리아>의 시놉시스부터 간단히 소개를 하고 리뷰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설의 프렌치 셰프인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립)은 외교관 남편(스탠리 투치)을 따라 프랑스에 도착, 프랑스 요리의 매력에 반해 직접 프랑스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미국인들을 위한 프랑스요리책을 출판하려 하는데...
반면 뉴욕의 공무원인 줄리 포웰(에이미 아담스)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고자 요리블로그를 시작하고, 전설의 프렌치 셰프인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며 365일동안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한다.
Reignman반면 뉴욕의 공무원인 줄리 포웰(에이미 아담스)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고자 요리블로그를 시작하고, 전설의 프렌치 셰프인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며 365일동안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한다.
이렇게 <줄리 & 줄리아>는 두 개의 이야기가 각각 펼쳐진다. 그리고 이 두개의 이야기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두 명의 실존인물인 줄리와 줄리아가 출판한 두 권의 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줄리아 차일드의 '프랑스 요리 예술 정복하기'란 책은 영화의 흥행으로 출간한지 48년만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다시 등극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 두 개의 실화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감동과 재미가 두 배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 영화의 연출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유브 갓 메일>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여성 감독 노라 애프론이 맡았는데, 두 개의 이야기를 조금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아주 정확하게 분배하는 능력을 또 보여주었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무엇보다 감동과 재미 면에서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이다. 두 이야기를 왔다갔다 하는 장면의 전환도 참 매끄러웠다. 전체적으로 여성 감독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의 연출과 각본이 아주 잘 묻어 있는 작품인 것 같다.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는 1950년대 프랑스 파리와 2000년대 미국 뉴욕을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다. 줄리아는 줄리를 모르지만 줄리는 줄리아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줄리는 줄리아의 요리책과 그녀가 TV를 통해 보여주는 요리강습을 보면서 요리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진한 교감을 느끼게 된다. 마치 자신의 옆에 줄리아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하고 꿈에서 줄리아를 만나기도 한다. 이 둘이 실제로 만나지는 않지만 줄리가 일방적으로 느끼는 교감을 통해서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풍성한 감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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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스트립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지만 천의 목소리 또한 가진 배우다. 그녀는 줄리아역을 맡아 아주 독특한 억양을 선보이는데, 그 억양과 말투는 듣는 이를 매우 기분좋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재밌게 들리다가 점점 익숙해지면서 친숙한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고, 낙천적인 성격과 편안한 표정이 더해진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매우 좋아질 정도였다. '악마는 프라다'의 미란다 편집장과는 180도 다른 코미디였다. 역시 이 시대 최고의 여배우인 것 같다. 반면 에이미 아담스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요정같은 얼굴에 왠지 욕도 한번 안해봤을 것 같은 낭랑한 목소리가 줄리란 캐릭터의 순수한 열정과 만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듯 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멋진 두 명의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관객들의 마음은 편안해지고 기분은 마구 업up되는 것 같았다.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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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는 프랑스요리를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에 출판을 통해 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고, 또 책을 출판하는 것은 엄청난 명예였다. 반면 줄리는 블로그를 개설하여 자신의 도전과정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요리'라는 공통된 목표를 '책'과 '블로그'라는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 알리려 하고 있다. 첫 댓글이 달렸을 때 기뻐하던 줄리의 모습이 생생하다. 비록 첫 댓글의 주인공은 그녀의 어머니였지만 점차 늘어가는 독자들과 댓글을 보며 행복해하던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필자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공감이었고, 그래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요리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리와 책, 블로그가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 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특혜인 것이다. 만약 필자가 말한 조건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특혜를 꼭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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