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화려한 성우들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 콤비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원작자이기도 한 로얼드 달, 그의 어린이 동화가 스크린에 옮겨졌다. 바로 <판타스틱 Mr. 폭스>이다. 이 영화는 여우와 오소리, 들쥐 등의 동물들과 인간의 재밌고 신나는 한판 대결을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화려한 목소리 캐스팅을 자랑한다. 우선 조지 클루니가 주인공인 Mr. 폭스의 목소리를 맡았고, 헐리웃의 대표적인 여배우인 메릴 스트립이 폭스의 아내인 Mrs. 폭스의 목소리를 맡았다. 여기에 오웬 윌슨, 빌 머레이, 윌렘 데포, 애드리언 브로디 등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여 목소리 연기를 펼치고 있고, 이 영화의 감독인 웨스 앤더슨 역시 목소리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조지 클루니는 한 없이 가볍게만 느껴질 것 같은 애니메이션 속 여우 캐릭터에 중저음의 근사함이 묻어나오는 매력적인 목소리로 무게감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그 무게감과 진지함 속에서 묻어 나오는 코믹함은 주인공인 Mr. 폭스를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다. 메릴 스트립 역시 좋은 목소리 연기를 펼쳤는데 그녀가 갖고 있는 편안하면서도 중후한 이미지가 캐릭터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영화를 보는 동안 그녀의 얼굴이 계속 떠오르기도 했다.

<판타스틱 Mr. 폭스>를 최근에 개봉한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던가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 비교해 보면 그래픽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그래픽이 좀 떨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천만불이라는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된 것을 보면 제작비의 대부분은 화려한 성우들의 개런티 비용으로 소모되지 않았나 싶다. 암튼 필자는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그래픽에서 더욱 정감을 느꼈다. 뭔가 다소 거칠고 투박함이 느껴지는 그래픽이었다랄까... <크리스마스 캐롤>의 화려한 3D 디지털에 비하면 <판타스틱 Mr. 폭스>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적 감성은 뭔가 더 따뜻한 느낌이라 매우 좋았고 마치 몇 년 전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추억의 기분에 빠지기도 했다.
 

ⓒ Twentie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귀여워 귀여워

<판타스틱 Mr. 폭스>를 보고 나서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단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었다. 바로 '귀엽다'라는 것인데, 애니메이션이 보통 귀엽다라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판타스틱 Mr. 폭스>만의 독특한 귀여움이 분명히 있었다. 우선 캐릭터 자체가 정말 귀여운데다가 이들이 하는 행동은 관객들의 표정을 천진난만하게 만들 정도로 깜찍하다. 이들의 귀여운 행동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귀를 향하게 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랍시고 휘파람을 불질 않나, 침을 찍찍 뱉으며 아버지에 대한 반항을 하지 않나, 요가를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등 수없이 많은 귀여운 행위가 영화를 보는 내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사실 여우가 직립보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귀여웠다. 전체관람가다 보니 시사회장에는 어린이 관객들도 제법 많았는데 아이들도 쉴 새 없이 웃으며 영화를 즐겼다. 어린이 관객들의 웃음 소리를 들어 가면서 영화를 보는 것은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였고 감동이었다.

그렇다고 <판타스틱 Mr. 폭스>가 단순히 귀엽기만한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로얼드 달의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그런지 각본의 완성도와 짜임새가 아주 좋았다. 자막을 통해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해 주는 배려도 좋았고 87분의 러닝타임 동안 단 한번의 지루함도 느끼지 않게 해주는 속도감도 좋았다.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아름답게 등장하는 음악은 영상과 상황에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으며 악역으로 등장하는 인간들의 모습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반성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동화가 주는 교훈을 빼먹지 않은 작품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그래픽은 스케일이 크다거나 아주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비주얼을 보면서 관객들은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봤을 때 크리스마스 시즌인 요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영화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 부담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 이 영화 리뷰는 Daum 무비로거 리뷰 포스트입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 Twentie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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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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