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Info
영화 <걸프렌즈>의 포스터와 제목만 보더라도 로맨스와 코미디가 느껴진다. 이 영화는 <홍반장>과 <해바라기>를 연출했던 강석범 감독의 작품으로 <홍반장>처럼 기본에 충실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보다 발칙하고 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영화이긴 하지만 <홍반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태의연함이 느껴지는 영화라 말하고 싶다. 배수빈을 사이에 두고 강혜정과 한채영, 허이재가 그려내는 사각관계에 조은지, 김혜옥, 김광규, 최송현 등의 양념이 더해지고, 여러명의 특별출연진이 등장하여 시선을 끈다. 홍보지에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라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탄탄함과 완성도는 <걸프렌즈>같은 영화에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탄탄하다는 건 못느꼈지만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 역시 잘 못느꼈지만 어쨌든 완성은 시킨 영화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보니 가족영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고 있고 <뉴 문>과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판을 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는 그닥 어울리지 않지만 스릴러 영화들도 많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걸프렌즈>는 참 운이 좋은 영화다. 화려한 액션이나 CG, 작품성,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등의 요소가 <걸프렌즈>의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 대신 코미디라는 장르가 <걸프렌즈>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12월 개봉영화들을 살펴보면 코미디 장르의 영화는 '아주 적다'와 '거의 없다'의 중간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걸프렌즈>에게 따른 행운이고, <걸프렌즈>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12월을 대표하는 코미디영화로서 많은 웃음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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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재밌다. 조금 긴 성인 시트콤 한편을 보는 것 같았다. 라디오에서 3초간의 정적이 방송사고인 것 처럼 시트콤에서는 끊임없이 웃음을 주는 것이 사고를 면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걸프렌즈>는 사고 없이 완성된 영화인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는 코믹적인 요소가 전혀 식상하지 않았으며, 빵빵 터지는 여러번의 큰웃음, 빅재미로 인해 스트레스를 다 날려 버릴 수 있었다. 특히 강혜정과 허이재가 죽집을 홍보하기 위해 나레이터 알바를 뛰는 장면에서는 꺽꺽대며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와 나도 모르게 구르게 되는 발을 제어하느라 매우 힘이 들었다.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걸프렌즈>에는 나름 반전이 있다. 그 반전의 키는 배우 o모씨(사실 목소리만 듣고 첨부터 o모씨라는 걸 알수 있음)가 쥐고 있는데, 그 동안 스릴러 영화에서 봐왔던 충격적인 반전과는 색다른, 아주 코믹한 반전이었다. 배우 o씨의 팬이라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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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남자임)는 항상 여성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성영화를 보며 그녀들을 배우고 이해한다. 그녀들의 생각에 공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남자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을 깨닫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여성영화가 가진 매력인 것 같다. 다수의 여배우들이 투입된 <걸프렌즈> 역시 여성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비록 코미디 영화이다 보니 무게감이 느껴지는 진지함은 찾아 보기 어려웠지만, 가볍게 즐기면서 느껴지는 여성들의 심리가 오히려 흥미로웠다. 다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대사와 장면을 어느정도 걷어 냈더라면 더욱 좋았을 뻔 했다. 15세관람가 등급으로 알고 있는데 선정적인 대사와 장면 때문에 학생들에게 해가 될 것 같다. 방법이 틀렸다라는 것이지 성(性)을 감추자는 것은 아니다. 암튼 <걸프렌즈>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볍게 즐기기 좋은 코미디 영화이고 강혜정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비롯한 많은 여배우들의 개성과 촉촉한 아랍왕자 배수빈의 매력이 더해져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 한 남자를 사랑한 세 여자의 성감대, 아니 공감대...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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