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Movie Info

20세기 최고 영국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이클 윈터바텀이 연출하고 <러브 액츄얼리>, <맘마미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의 영화로 국내에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배우 콜린 퍼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제노바>는 추운 겨울날씨와 더불어 차가워진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줄만한 감동적인 드라마다. 자동차 사고로 아내를 잃은 조(콜린 퍼스)와 두 딸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이탈리아 제노바로 떠나게 되고, 아내와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해 나간다. 미국 드라마 <가십걸>에 출연했던 윌라 홀랜드와 <킬빌-volume2>의 마지막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던 꼬마 펄라 하니-자딘이 두 딸의 역할을 맡았는데, 아역배우로서 소화해 내기 어려운 내면연기를 사랑스럽고 애절하게 표현해 냈다. 그리고 헐리웃의 명품 조연배우 캐서린 키너와 홉 데이비스가 등장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제노바'가 이 영화의 장소적 배경이 되는데, 깨끗하고 푸른 바다와 중세도시의 모습이 남아있는 미로 같은 골목길의 모습, 아름답고 신비한 느낌의 성당 및 건축물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반면에 제노바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영상에 담아낸 것은 아니다. 두 딸의 상처와 심리상태를 영상으로도 표현해 내기 위해서 제노바의 어두운 구석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제노바의 모든 것이 아름답고 신비하게만 느껴졌다. 만약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첫번째 행선지는 아마도 로마나 나폴리, 밀라노가 아닌 제노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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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사랑으로 승화되는 과정

<제노바>는 얼마전 국내에서 개봉한 <굿바이 그레이스>라는 영화와 느낌이 아주 비슷한 영화다. 엄마를 잃은 것도 그렇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버지와 두 딸이 나오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잔잔한 감동을 준다는 것도 아주 비슷하다. 하지만 <굿바이 그레이스>와 비교하면 가족간의 갈등이 훨씬 심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굿바이 그레이스>는 엄마의 죽음을 두 딸이 모른 채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에 모든 고통을 아버지인 존 쿠삭이 혼자 감당했지만 <제노바>는 두 딸이 엄마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온가족이 고통을 나누어 감당하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는 갈등이 늘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노바>는 무언가 강렬한 요소가 필요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굿바이 그레이스>는 잔잔함에서 그치더라도 충분한 감동을 줄 수 있을 만한 영화였지만, <제노바>는 잔잔함 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역부족인 인물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잔함 그 이상의 요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이 영화는 자동차 사고로 시작한다. 자신의 실수로 엄마가 죽은 후, 막내는 충격과 죄책감에 상처를 키워간다. 큰 딸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혼란을 겪을 시기에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여 동생을 원망하고,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자신의 상처를 표현한다. 아버지는 가족의 소중함이 느껴지도록 두 딸을 사랑으로 보듬는다. 이렇게 쉽지만은 않은 갈등을 잔잔한 피아노 소리를 동반한 지극히 정상적인 일상을 위주로 표현한 것은 감독의 고집이다. 그동안 마이클 윈터바텀의 자극적인 영화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으나, 갈등에 비해 너무나도 덤덤한 표현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절제의 미학도 좋다. 그러나 때로는 과감하게 오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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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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