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Info
2007년에 개봉해 선댄스영화제 관객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굿바이 그레이스>가 최근 국내에 들어왔다. 존 쿠삭이 제작과 주연을 맡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음악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제서야 개봉을 한 것일까? <2012>라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존 쿠삭이 9월말 홍보차 내한을 했었다. 그래서 겸사겸사 개봉시기를 맞춘것일까. 이유야 어찌됐든 잘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음악감독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매직.. 영화만큼이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직업군인인 아내 그레이스는 이라크로 파병을 가고, 작은 마트에서 일하며 두 딸을 홀로 키우는 스탠리. 평범했던 어느 날 아침,
아내의 전사소식을 전해 듣는다. 너무나 갑작스런 소식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고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만 있던 스탠리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귀여운 두 딸들에게 차마 엄마의 전사소식을 전하지 못한다. 힘든 내색조차 할 수 없던 스탠리는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곤, 두 딸과 함께 무작정 여행을 떠나게 된다.
스탠리는 두 딸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 Plum Pictures / Weinstein Company, The. All rights reserved. <굿바이 그레이스>는 아메리카노 커피같은 영화다. 에스프레소처럼 강한 임팩트를 주지는 않지만 아메리카노처럼 잔잔한 맛과 향을 느끼게 해준다. 그 맛과 향은 여운으로 이어져 오래오래 가슴속에 자리잡는다. 영화의 영상과 음악, 진행방식 등 모든 요소들이 매우 잔잔하게 이어지고 캐릭터의 성격마저도 잔잔함의 극치를 보여줘 조금은 심심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특히 '스탠리'라는 심심한 인물을 연기한 존 쿠삭의 절제된 내면연기가 아주 좋다. 참 좋은 심심함이다. 지극히 평범한 아빠와 사랑스러운 두 딸은 대략 6번 정도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하는데, 그 유머마저 잔잔하다. 소리내어 웃지는 않았지만 입이 귀에 걸릴정도로 크게 미소지어졌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한 느낌이었다. 가족이라는 작은 테두리안에서 생겨나는 소소한 대화와 감정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Reignman 시종일관 이어지는 가슴뭉클함.. 영화를 보는 내내 단 한번 전율을 느낄만한 기회가 있었다. 여행을 하던중 스탠리는 동생의 집에 잠시 들르게 되는데 스탠리와 동생은 감정싸움을 벌이게 된다. 스탠리는 동생의 멱살을 잡으며 격한 몸싸움까지 벌이지만 동생은 형의 고통을 잘 알기에 아무말 없이 있는 힘껏 형을 끌어안는다. 스탠리도 동생을 끌어안으며 둘은 고통을 나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다가 중간에 미처 갈리지 못한 커피원두를 씹어먹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 강렬한 임팩트는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영화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까지 될 뻔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지는 잔잔한 평온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보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굿바이 그레이스>가 고민되는 영화선택에 좋은 초이스가 될 것 같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Plum Pictures / Weinstein Company,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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