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자>를 봤습니다. 개봉한지는 조금 오래된 영화지만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러 왔더군요. 아주머니 관객들이 많았는데, 특히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요즘같은 계절에,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
Synopsis
잘나가던 왕년을 뒤로하고 엄마 영희(김영애)의 잔소리를 피해 서울로 상경한 애자(최강희), 그러나 스물 아홉에 남은 건 빚더미뿐인 만년 작가지망생 신세. 오빠의 결혼 때문에 5년 만에 집에 내려갔지만 구박부터 시작하는 엄마가 짜증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영희가 갑자기 쓰러지고 애자는 상상하지도 못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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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바로 두 여자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 안에서는 영희와 애자의 대결이, 밖에서는 김영애와 최강희의 대결이 아주 볼만했다. 처음에는 베테랑 중견 연기자인 김영애에게 최강희라는 배우가 감히 상대가 될까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최강희는 단순히 청춘스타로서의 이미지만 갖고 있던 내게 충격을 가져다 줬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교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최강희의 동안은 영화의 완성도에 있어서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애자>에서 만큼은...
그만큼 최강희의 좋은 연기가 있었기 때문에 극중 엄마인 '영희'와 딸 '애자'의 대결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 모녀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관객은 즐겁다. 엄마의 욕설에서는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지고, 딸의 짜증에서는 귀여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둘의 싸움에서는 사랑이 느껴진다. 그리고 슬픔이 느껴진다. 이것이 두 여자가 만들어 낸 아름다운 소산물이다. 대놓고 '울어라'하고 만들어 놓은 장면보다 오히려 두 여자의 싸움에서 느껴지는 슬픔이 더욱 컸던 이유는 바로 이 아름다운 소산물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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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자>는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가을에 가족의 사랑과 어머니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최근 개봉한 <내사랑 내곁에>처럼 웃음과 눈물, 감동과 재미가 있으며,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몰입하기도 좋은 영화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영화의 매력이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관객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려가 오히려 불편한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진부한 스토리와 드라마를 보는 듯한 단순한 느낌은 한국영화가 가져야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배제하고 편하고 안정적인 길로만 가려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조연출로 오랫동안 내공을 쌓은 정기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신인감독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리고 남자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체적으로 괜찮은 작품이었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그리고 정성을 가득 담은 작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영화에 담긴 지극한 정성은 여성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따뜻한 눈물로서 승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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