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캐나다여행의 첫날과 이튿날은 밴쿠버에서 시간을 보냈다. 밴쿠버에서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머물지 못해 많은 곳을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캐나다의 대자연과 대도시의 아름다운 조화와 공존을 느끼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런데 밴쿠버의 여러 스팟 중 아직도 눈가에 아른거리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랑하는 밴쿠버의 해안 산책로 콜하버(Coal Harbour)! "낭만을 이야기하다!" 콜하버 지역의 분위기는 대단히 낭만적이다. 드넓은 바다와 바다 건너 새하얀 모자를 쓰고 있는 산맥의 모습이 아름답고, 항구에 정박해 있는 선박들과 수상 비행기,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고층 빌딩들의 조화도 아름답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재잘재잘 떠들어 대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말소리, 끼룩끼룩 울어 대는 갈매기 소리도 콜하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하나가 되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형님! 일어나세요!" 콜하버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여행 첫날 오후 느지막이 콜하버를 찾았다. 여행용 캐리어가 공항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내심 초조해 하고 있었던 나에게 콜하버의 낭만은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캐리어는 다음날 새벽 호텔로 배달되었다. 숙면을 취하고 있던 나는 캐리어가 도착했다며 부산스럽게 구는 악랄가츠 덕분에 새벽 3시경 눈을 뜨고 말았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해 피곤할 법도 했지만 무사히 도착한 캐리어가 어찌나 반갑던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츠 :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레인맨 : 나 깨워 놓고 당신은 처 주무시겠다? 가츠 : 인생이 다 그런 거죠. 3시간 밖에 못 잤기 때문에 다시 잠을 청해 보았지만 정신이 말똥말똥해진 탓에 잠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드르렁드르렁 코까지 골며 풀취침에 들어간 악랄가츠 때문에 정신이 더욱 말똥말똥해져만 갔다. 곤히 자고 있는 사람 굳이 깨워 놓고 자기는 볼일 다 보았다며 요란하게 자고 있는 악랄가츠가 내심 얄미웠다. 이는 마치 시험 전날 같이 공부하지 말자며 바람만 잔뜩 잡아 놓고 자신은 뒤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배신감같은 것이었다. 우둔한 얼굴 속에 감추어 둔 가츠의 악랄함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보고 있나, 악랄가츠?" 사실 캐리어가 반갑기는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했다면 더욱 업된 기분과 훌륭한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달아난 잠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 때마침 커튼 틈 사이로 비추는 새벽의 여명에 이끌려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밖으로 나섰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을 가볍게 산책하기로 했다. 호텔의 위치가 스탠리파크쪽이었기 때문에 콜하버 지역을 돌기로 했다. 전날 저녁 낭만적인 분위기에 반했던 곳이라 아침의 풍경은 또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아침에도 낭만적인 콜하버!"
콜 하버는 '캐나다 플레이스'와 스탠리 파크(Stanley Park) 사이, 버라드만에 접한 항구와 인근 지역을 말한다. 콜은 석탄을 의미하는데 1862년 영국의 한 상인이 석탄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이 땅을 매입한 것이 계기가 되어 콜하버(Coal Harbour)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항구는 현재 웨스트코스트 항공사와 백스터 항공사, 하버에어 항공사 등의 수상 비행기 터미널로도 쓰이고 있으며, 세브론(Chevron)의 주유소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버라드만에 정박했다가 원양 항해를 떠나는 배들이 이곳에서 연료를 채우는데 일반 주유소와 마찬가지로 식당, 화장실, 편의점까지 갖추고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주유소인 셈이다. 콜하버 인근 지역에는 고층빌딩과 아파트, 콘도미니엄 등이 즐비한 고급주거지가 형성되어 있이며 콜하버에서 캐나다 플레이스로 가는 해안 산책로는 경치가 아름답고, 분위기가 낭만적이어서 아침 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아침의 콜하버는 저녁과 다름없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또한 사람이 적은 시간이라 조용히 사색을 즐기기에는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이나 사진을 찍는 사람은 없었지만 운동복 차림으로 조깅으로 하거나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밴쿠버 시민들은 '굿모닝'이라 말하며 또 가벼운 눈인사를 보내며 꾀죄죄한 모습의 동양인을 반겨 주었다. 그들의 인사는 덕분에 나의 아침이 더욱 상쾌해졌던 것 같다. 상쾌한 기분으로 담은 콜하버의 아침 풍경을 공개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사진 속 콜하버가 내게 손짓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콜하버의 낭만적인 풍경이 아직도 눈가에 아른거린다. |
Denma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가게 묻이 닫혀 있었다.
Denma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천장에 매달려 있는 미니 화분이 앙증맞아 보인다.
Denma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Denma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상쾌한 풀 냄새가 진동했다.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요트의 주인들은 죄다 근처 고급 주택에 살고 있겠지?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전망이 아주 끝내 줄 것 같다.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중국인 작가 왕 슈강이 만든 밴쿠버 비엔날레의 'Meeting'이라는 작품이다.
Robso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밴쿠버에도 피씨방이 있다니...
하지만 24시간 영업은 아닌 듯 했다.
Robso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나중에 알고 봤더니 자동 주차 시스템이었는데 캐나다 전역에 널려 있었다.
Robson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Coal Harbour,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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