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요즘 무척이나 심심하고 따분한 시간이 많다. 할 것도 없고 시간 때울 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다. 강남에 가 볼까 했더니 집에서 너무 멀고 사람도 많아 좀 그렇다. 그래서 집 근처 홍대에 가 볼까 했더니 주말에는 강남보다 사람이 더 많다. 옆으로 살짝 눈을 돌려보았지만 신촌은 또 뭔가 부족하다. 어디 괜찮은 곳 없을까? 음악이 있고, 사랑이 있고, 세계가 있는 그런 곳 말이다.

"배달하는 집배원 물건파는 판매원 기타치는 김태원 모두 모여 이태원!"

라디오를 켠다. 나온 지 꽤 오래된 곡이지만 익숙한 멜로디의 유행가가 흘러나온다. 예전에는 곁귀로 들어서 잘 몰랐는데 이거이거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매우 들뜨게 하는 곡인 것 같다. 게다가 가사도 아주 재밌다. 이태원 프리덤 저 찬란한 불빛 oh oh oh 이태원 프리덤 젊음이 가득한 세상 이태원 프리덤...

오래전에 찍은 사진들을 들춰 본다. 이것들이 내가 찍은 사진인가 싶을 정도로 낯선 사진들이다. 날짜를 보니 작년에 찍은 사진도 아니고 무려 재작년에 이태원에 가서 찍은 사진들이다. 그때 왜 이태원에 갔고 사진까지 찍었는지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게다가 사진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이렇다 할 감동도 없고 의미도 없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태원만의 정취는 느껴진다. 세계 각국의 문화를 얕게나마 접할 수 있는 이태원 뒷골목의 독특한 풍경 말이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은 거리 전체의 분위기가 참 이국적이다. 외국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국인 손님들을 위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해방 이후 미군이 이태원에 주둔하면서 그 주변에 각 나라의 대사관을 비롯한 외국 공관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게 되었고, 외국인들을 상대하기 위한 호텔, 음식점, 상가 등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나라에서 이태원동과 한남동 일부를 이태원관광특구로 지정하여 해마다 가을에는 이태원지구촌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또한 매년 5월경에도 이태원 그랜드 세일이라고 하는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태원은 개인적으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외모와 패션에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사춘기 시절 이태원은 쇼핑 1순위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대나 동대문도 자주 드나들기는 했는데 당시에는 힙합에 푹 빠져 지냈던 시기라 외국 힙합 브랜드의 옷을 쉽게 살 수 있는 이태원에 가장 많이 다녔던 것 같다. 나이가 좀 들어서는 카페나 클럽에 가기 위해 몇 번 들른 것이 전부,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이태원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원은 언제나 이색적이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곳인 것 같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간판만 보면 어디 외국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청소년 통행 제한 구역이 보인다.
청소년이 아니지만 괜스레 조바심이 느껴진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에서만 볼 수 있는 트렌스바.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성인 클럽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형형색색의 클럽 의상들.
이태원에서는 이러한 의상들이 일상복이 될 수도 있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화려한 이태원 뒷골목을 잠시 벗어나...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차와 사람이 동시에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최첨단 계단을 오르면...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골목길의 정겨운 풍경도 볼 수 있다.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귀여운 세발 오토바이가 보이길래 마지막으로 찰칵.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이태원, 서울 용산 2010,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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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라이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국적인 풍경이네요^^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월요일되세요^^

    2012.04.16 07:23 신고
  2. BlogIcon 무념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태원에 오면 정말 외국에 온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ㅎㅎ

    2012.04.16 10:38 신고
  3. BlogIcon G_Gatsb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태원 안가본지 정말 오래되었어요.
    덕분에 사진을 보면서 꼭 한번 가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이 참좋으네요. 톤도 좋구요.^^
    엽서로 만들면 참 멋지겠다라는 생각을 혼자 해봅니다.

    2012.04.16 23:54 신고
    • BlogIcon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태원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참 오랜만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ㅎㅎ
      학창 시절에는 거의 주말마다 갔던 것 같은데 말이죠.
      사진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2.04.17 07:51 신고
  4. BlogIcon 화사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태원도 이런 곳들이 곳곳에 있군요.
    저는 구석 구석 다녀보지를 않아서... ^^
    정말 감각적이네요..거리가 ^^
    왜 이태원 이태원 하는지 알 것 같아요. :)

    2012.04.17 10:40 신고
    • BlogIcon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묘한 해방감이 느껴지는 곳이죠.
      예전부터 그랬습니다.
      변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다른 곳에 비해 좀 더딘 것 같아요.
      그래서 좋습니다. ^^

      2012.04.19 14:40 신고
  5. BlogIcon 넛메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대, 삼청동, 서래마을 등등 사람이 몰려들면서 점점 옛 모습을 잃어가는 곳이 많은데
    아직 이태원만은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고 조마조마하기도 합니다ㅎㅎ

    2012.04.18 18:33 신고
    • BlogIcon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ㅎㅎ
      저도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어디든 유동인구가 많으면 변하기 마련인데
      이태원은 좀 다른 것 같아요. ㅎㅎ

      2012.04.19 14:41 신고
  6. 건강하세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합정

    2017.11.15 23: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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