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11월의 마지막 날이다. 예년에 비하면 날씨가 그다지 춥지는 않지만 가을도 이제 막바지를 넘어서고 있다. 점점 떨어져 가는 기온과 낙엽, 그리고 점점 차디차지는 바람과 마음에 끝 자락에 놓인 가을이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반면 올해는 또 얼마나 춥고 쓸쓸한 겨울이 될 지 벌써부터 겨울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겨울의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 가을의 끝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가을을 다시 만나려면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날씨가 제법 우중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길게 늘어선 가로수길을 산책하고 싶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월드컵공원을 찾았다.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으로 구성된 월드컵공원은 서울을 대표하는 공원 중 하나이다. 지난 2002년 5월 1일 개장한 월드컵공원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쓰레기장이었던 난지도를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바꾸었다는 것에 가장 큰 업적과 가치가 있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솔길을 거닐다!" 월드컵공원에는 운치 있는 가로수길이 하나 숨어 있다. 하늘공원과 강변북로 사이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이곳을 잘 모른다. 사실 메타세콰이어길은 담양이나 진안, 남이섬 등 지방에 있는 곳이 더 유면한 편이다. 서울에서는 이렇게 멋진 메타세콰이어길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서울이라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월드컵공원의 메타세콰이어길은 조금 외딴 곳에 외치하고 있는데다가 비교적 찾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한적하면서도 호젓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들으면 운치가 더해진다. 임재범의 리메이크 버전이 더 좋다. 또한 양옆으로 늘어서 있는 가로수 사이를 걷다 보면 왠지 모를 을씨년스러움에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게다가 나뭇잎들이 가을 단풍의 아름다운 발색을 모두 잃어버려 호젓함이 더하다. 그래서 조용히 혼자 사진 촬영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같다. |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메타세쿼이아길, 서울 월드컵공원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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