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캐나다와 미국의 동부 지역 국경에는 슈피리어호, 휴런호, 미시간호, 이리호, 온타리오호 등 오대호라고 하는 다섯 개의 거대한 호수가 모여 있다. 그중 이리호와 온타리오호는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와 미국의 뉴욕 주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리호와 온타리오호는 나이아가라 강으로 연결되며, 강줄기의 중간 지점에는 그 유명한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시작으로 나이아가라 강을 따라 온타리오 호수 방향으로 북상하다 보면 나이아가라 폭포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수백 년 동안 폭포에 의해 깎여진 절벽들의 자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아름다운 자태의 감상이 끝나면 나이아가라 폴스(Niagara Falls)와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Niagara on the Lake)의 중간 지점에 아담한 교회 하나가 나온다. 이름하여...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여행 11일째, 나이아가라 폭포를 둘러보고 토론토로 복귀하는 길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교회가 있다고 하여 잠시 차를 돌렸다. 사실 이 교회를 직접 보기 전까지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작은 교회는 얼마든지 있을 뿐더러 교회가 작아 봤자 얼마나 작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이즈보다 디자인!"

막상 교회를 보자 의구심은 대번에 해소되었다. 교회의 작은 크기도 재밌고 신기했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모습에 눈을 떼기 어려웠다. 교회가 그저 작기만 했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웠을 테지만 이렇게 예쁜 모습을 하고 있으니 유명할 수 밖에... 혹자는 이 정도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는 별칭을 붙이는 것이 무리라고 하지만 크기에 대한 부분은 차치하고 비주얼만 보더라도 세간의 관심을 받을 만한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미니어처 같아!"

교회를 찬찬히 살펴보는데 그 모습이 꼭 미니어처 같다. 그래도 나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교회의 상징인 십자가와 종은 물론이고 이 작은 크기의 건물에 창문도 9개나 붙어 있다.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은 가뜩이나 작은 교회 내부의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 준다.

교회도 교회지만 주변 풍경 또한 한 폭의 그림 같다. 교회 뒤쪽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포도밭과 농장, 교회보다 훨씬 큰 크기의 고목들, 잘 가꾸어진 화단과 정원이 교회와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교회의 자태를 더욱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부각시켜 준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안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

교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내부를 구경해 볼 수 있다. 겉에서 봤을 때에는 아주 작아 보였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성인 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나무 의자가 마주보고 있으며 성경과 십자가, 화분, 성금함, 방명록 등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방명록에는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로 기재된 내용이 가장 많았다.

교회 내부의 분위기는 아늑하고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아침부터 하늘을 뒤덮었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어느덧 파란 하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태양, 그 태양의 따스한 빛이 창문을 통해 교회 안으로 스며들자 나무 의자에 누워 달콤한 낮잠을 자고 싶은 충동까지 느껴졌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신성한 교회에서 낮잠은 곤란하지!"

그래, 여행을 하면서도 여행이 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낮잠은 사치요, 신성한 교회에서 낮잠을 자는 것은 죄가 될 것이다. 1969년에 지어진 이 교회는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다. 예배를 올리는 공간이 본래의 역할이 되고, 실제로 매주 일요일마다 예배를 올리며 담임 목사도 있다. 또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곳에서 결혼을 하면 왠지 더욱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교회를 모두 둘러보고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토론토로 향했다. 그리고 달콤한 낮잠의 유혹은 차에서 해결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운 여행을 한 것 같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공개하는 것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만약 토론토와 나이아가라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오고가는 길에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교회의 정식 명칭은 "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이다. 이름 한번 길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창문으로 스며든 따스한 햇살이 화분과 성경을 비추고 있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관광객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볼 수 있었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교회 옆 화단의 꽃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언젠가 교회보다 커질 것 같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하얀색 울타리와 교회보다 몇 배는 커 보이는 나무가 교회를 지키고 있다.
    

Niagara on the Lake,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본 블로그는 모든 컨텐츠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출처를 밝히더라도 스크랩 및 불펌은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 오직 링크만 허용합니다.
    또한 포스트에 인용된 이미지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으므로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저작권 표시를 명확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를 이야기하는 블로그 '세상을 지배하다'를 구독해 보세요 =)
    양질의 컨텐츠를 100% 무료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 RSS 쉽게 구독하는 방법 (클릭)
 


BLOG main image
세상을 지배하다
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by Reignman

카테고리

전체보기 (875)
영화 (273)
사진 (109)
여행 (219)
그외 (273)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