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때문에 에이즈에 걸린 한 아이와 그 아이의 엄마, 그 아이의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그 아이에게 수혈을 했던 의사, 그
의사의 연인이 사람이란 존재에 대해 말한다. 지난 2007년 따뜻한 어느 봄날 방영된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이야기다. 드라마 촬영지 혹은 영화 촬영지를 여행하는 것에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 만약 자신이 인상 깊게 본 작품의 촬영지를 찾는다면 여행의 묘미는 더욱 커진다. 촬영지를 둘러보며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들을 회상하고, 작품에 얽힌 기억들을 곱씹는 일은 대단히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 된다. |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2011, ⓒ Reignman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2011, ⓒ Reignman
"끝없이 펼쳐진 염전!" 신안 증도로 1박 2일 여행을 갔을 때 <고맙습니다> 촬영지에 다녀왔다. 촬영지는 신안 증도의 인기 관광 명소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가 끝난 지 4년이나 됐지만 작품성이 있고 인기도 많은 드라마였기 때문인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향하는 길에는 염전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촬영지 구경도 좋지만 잠시 차에서 내려 사진을 몇 장 찍어 본다. 촬영지로 향하는 길의 풍경이 참 좋다. |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2011, ⓒ Reignman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2011, ⓒ Reignman
7.7km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긴 하지만 슬로 시티 증도에서 과속은 금물!
주변 경관도 좋겠다 풍경을 음미하며 천천히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신안 증도 화도노두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화도노두 2011, ⓒ Reignman
"시간의 다리, 화도노두!" 이정표 확인 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다리가 하나 나온다. 사실 이 다리는 증도와 <고맙습니다> 촬영지가 있는 화도를 연결해주는 1.2km의 노두이다. 만조 때는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간조 시간이 되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의 다리이다. 화도로 가는 길은 이 길 밖에 없으니 촬영지에 가기 위해서는 헬기를 타고 가지 않는 이상 간조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할 것이다. 참고로 이 길의 너비는 차가 한 대 밖에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좁은 편이다. 중간에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노두가 워낙 길기 때문에 다른 차와 마주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이곳이 바로 고맙습니다 촬영지!" 화도노두를 건너 고맙습니다 촬영지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단출하고 소박한 모습이다. 드라마 포스터와 배너 등이 걸려있는 것 말고는 딱히 이렇다 할 볼거리도 없다. 극 중 기서(장혁)가 머물던 집은 현재 민박집으로 사용되고 있고, 우측에 보이는 빨간 지붕의 큰 집에는 주인과 그 가족들이 살고 있다. |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여담이지만 나는 <고맙습니다>를 보지 않았다. 사실 2007년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하얀거탑>을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고맙습니다>는 <하얀거탑>이 끝난 열흘 후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공효진의 팬이라 당시에 볼까 말까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다. <고맙습니다>는 보지 않았지만 <최고의
사랑>은 가끔씩 챙겨 보고 있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대한민군 남서쪽 끝의 신안군 증도면, 증도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외딴 섬 화도, 내비게이션도 잘 찾지 못하는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촬영지로 섭외했는지 말이다. 장소를 섭외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대단한 것 같다. |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멍멍! 어서오세요!" <고맙습니다> 촬영지에는 세 마리의 개가 있다. 세 녀석 모두 성격이 온순하고 조용한 강아지들이다. 참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 마리의 개가 더 있다. 목줄도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개 한 마리는 인기척이 느껴지면 입구로 뛰어나와 촬영지를 구경 온 관광객들을 안내하기도 했다. 나 또한 그 개의 마중을 받았다. |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나야 나, 덩달이!" 덩달이라는 이름으로 <고맙습니다>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백구 녀석도 보인다. 촬영지를 찾은 사람들은 덩달이가 반가웠는지 연신 쓰다듬으며 예뻐해주었다. 덩달이는 그런 사람들의 손길에 중독이 된 듯 인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 관심을 보였다. 드라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개에게 까이는 기분이 영 못마땅한 나는 촬영지 주변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작은 연못과 돌담이 만들어내는 풍경의 분위기가 참 소박한 것 같다.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신안 증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2011, ⓒ Reignman
촬영지 뒤쪽에는 이렇게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간조 때라 갯벌이 펼쳐져 있지만 만조 시간이 되면 멋스러운 나무의자 바로
밑에까지 바닷물이 차오를 것이다. 벤치에 앉아 담배를 하나 꺼내 문다.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또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담배연기를 한모금 들이긋는다. 허허, 이것 참 기분 좋다. 나에게 이렇게 좋은 기분을 선사해 준 자연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 파란 하늘이여, 따스한 태양이여, 시원한 바람이여, 드넓은 바다여, 지금 이 순간의 작은 행복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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