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황금같은 추석 연휴를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맛있는 명절음식과 송편도 많이 먹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했던 영화도 몇 편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3일에는 극장에 들러 영화 한 편 관람하고 나들이도 할 겸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가족과 커플, 외국인 관광객 등 너 나 할 것 없이 상쾌하고 시원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여념이 없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추석이라 썰렁할 줄로만 알았던 거리가 많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것을 보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영화를 보기 위해 늘어지는 바디를 이끌고 외출을 감행했건만 영화 시작까지는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카메라를 챙겨왔으니 가까운 경복궁을 찾아가봅니다. 최근 안다님의 블로그를 통해 많이 접한 곳이라 그런지 왠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내키지 않습니다. 안다님의 멋진 사진들을 보면 굳이 가보지 않아도 직접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어서 빨리 출사 날짜를 잡아 스킬을 전수받아야겠습니다.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병헌 버스가 서있길래 사진도 한번 찍어 보고...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누군가 한마디 하더군요.

'중국인인가?'

제가 좀 중국 스타일인가봐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덕수궁입니다. 덕수궁 진입을 시도했으나 입구에 늘어선 100m짜리 줄을 보고 흠칫한 나머지 외각순환 돌담길 산책이나 해야겠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은 많이 와봤지만 오로지 거닐기 위해 온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평소 걸음이 빠른 편인데 최대한 천천히 걸으며 덕수궁 돌담길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봅니다.

계절별로 달은 색을 옷을 입는 덕수궁 돌담길은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잎이 화려하게 수를 놓는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가을정취를 물씬 느끼며 또, 낙엽을 밟으며 애인 손 꼭 붙잡고 걸어가는 커플은 가장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덕수궁 돌담길의 단골 손님이 아닐까 싶어요.


거리의 화가입니다. 빨래하는 아낙네들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덕수궁 돌담길은 문화의 거리인 것 같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박물관, 정동극장도 근처에 있고, 노래가사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자나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려는데 의경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손에 들린 카메라를 보며) '오른쪽은 찍으셔도 되는데 왼쪽은 찍으시면 아니되옵니다.'
'왼쪽은 왜 안된다는 것입니까? 뭐라도 하나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보니 왼쪽이 자연스럽게 찍힙니다. 뭐 아무것도 없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우측으로 작은 골목길이 나있길래 살짝 한번 들어가봅니다. 빨래와 장독, 주차금지 표지판이 보이는 걸로 봐서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골목길의 끝에는 이런 곳도 있습니다. CCTV까지 설치되어 있는 걸로 봐서는 보호받아야 할 문화재인 것 같은데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문고리는 부숴져 있습니다. 씁쓸합니다. 하긴 우리나라는 국보 1호 남대문도 지키지 못한 나라 아니겠습니까. (왼쪽 문은 옛날 요정 건물이고, 오른쪽 문은 영국대사관 후문이라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좋은 정보를 주신 초무님 고맙습니다.)


다소 아쉬운 기분으로 내려옵니다. 지금 보고 계신 건물은 구세군중앙회관입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벗어났지만 고풍스러운 건물과 신선한 풍경에 눈이 참 즐겁습니다.


제법 오래 걸었더니 갈증이 나고 다리도 좀 아프네요. 추석에 폭우가 내린 이후 기온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뜨거운 태양 아래 땀도 좀 납니다. 담배와 함께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잔 마시면서 영화 시작 시간을 기다려야겠습니다. 오랫만의 극장 나들이라 아주아주 설렙니다. :)


오늘의 교훈 : 어린이는 보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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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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