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참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거리에서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샌드위치, 햄버거, 피자에서부터 달리는 기차에서 즐기는 신선한 음식들, 럭셔리 호텔과 크루즈에서 맛본 최고급 스테이크는 물론 난생 처음 먹어 본 달팽이 요리까지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캐나다에서 먹은 음식들은 대부분 맛이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식성이 그리 까다롭지도 않을 뿐더러 여행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음식이 다 맛있게 느껴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토에서 맛보았던 아랍음식은 두번 다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100끼에 가까운 식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바로 달팽이 그라탕이다. 얼마전 '북미의 파리 몬트리올에서 맛본 달팽이 그라탕 요리'라는 포스팅을 하면서도 이야기했지만 여행이라는 일탈을 통해서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다른 고장의 특산물이나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를 체험해보는 것은 매우 즐겁고 뜻 깊은 의미가 된다. 그런 점에서 달팽이 요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달팽이 요리가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아니다. 토론토에서 맛본 아랍음식이 맛은 없었지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것처럼 달팽이 요리 역시 혀가 아닌 머리로 기억되는 음식일 뿐이다. 

"그렇다면 가장 맛있는 음식은?"

대부분의 음식들이 아주 맛있었기 때문에 가장 맛있는 음식을 딱 하나만 꼽는 것이 참 어렵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 <비원>이라는 한국 음식점에서 먹은 한식이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해외여행 도중에 한국 음식을 먹는 것은 웬만하면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하는 편이지만 보름 동안 서양 음식만 먹다가 한국 음식과 마주하게 되니 참 반갑게 느껴졌다. 다소 느끼하고 기름진 서양 음식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커피와 콜라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모른다.

<비원>에서 맛본 한식은 캐나다 여행 중에 먹은 유일한 한식이다. 그런데 그 한식이 가장 맛 좋은 음식으로 기억된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보다. 역시 한국 사람에게는 한국 음식이 제일이다. 이는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새삼스럽긴 하지만 잊고 지냈던 사실을 여행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비원>에서 맛본 음식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흔하디 흔한 음식들이지만 타국이었기에 더 맛있고 반가운 음식이 된 것 같다. 그럼 고고씽~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리도 스트리트 470번지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 <비원>.
오타와 시내에서 리도 스트리트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우측으로 <비원>이 보인다.
캐나다 총독 관저인 '리도홀'과도 그리 멀지 않은 위치.

길 건너에는 모텔이 있고, 식당 바로 옆에는 마트와 편의점이 있다.
또한 <비원> 옆에는 레바논 음식점도 자리를 잡고 있다.
가장 맛있는 음식과 가장 맛없는 음식이 경쟁을 하고 있다며... ㅋㅋ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비원>의 전경.
단체 손님이 많은 음식점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아주 널찍하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비원>은 25년 전통의 한국 음식점이다.
생각보다 오래된 식당이라 깜짝 놀랐다.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찍고 안으로 고고씽~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한국 아르바이트 학생이 반겨 주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ㅎㅎ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내부의 분위기는 대충 이러하다.
창밖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오는 것이 분위기가 참 좋다.
주 메뉴가 고기라 그런지 천장에는 환풍기가 달려 있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한쪽에는 단체 손님을 위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식당 내부가 꽤 넓은 편이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 주방을 잠시 둘러보는데 일식집 분위기가 느껴졌다.
<비원>에는 스시와 롤 등 일식 메뉴도 몇 개 있다.
그리고 짜장면, 짬뽕, 탕수육, 깐풍기, 팔보채, 유산슬 등 중식 메뉴도 있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신선한 초밥과 회, 캘리포니아롤이 나왔다.
그리고 참이슬도 한 병 주문했다.
자리에 함께한 가이드 선생님은 소주를 참 오랜만에 마신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이어 등장한 새우 튀김과 고구마 튀김.
옆에 간장이 보이는데 하도 오랜만이라 그런지 간장만 떠먹어도 맛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기본 제공되는 반찬들.
평범한 찬이지만 이것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거뜬히 해치울 수 있었다며... ㅎㅎ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첫 번 째 메인 요리인 보쌈의 등장.
그냥 보쌈도 아니고 무려 굴 보쌈이다.
고기도 고기였지만 김치가 좀 죽여줬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두 번째 메인 요리는 양념 갈비찜.
양이 어찌나 많던지 셋이서 아주 배가 터지게 먹었다.

사실 다른 음식들은 한국의 맛있는 집에 비하면 조금씩 맛이 떨어졌다.
한국 음식은 한국산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하지만 갈비찜의 맛은 한국에 내다 팔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했다.
쫄깃쫄깃한 육질에 달달한 양념이 잘 베어 있어 젓가락이 가장 많이 갔던 음식.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마지막으로 해물탕까지...
신선한 야채와 두부는 물론 꽃게와 홍합, 새우, 그리고 미더덕까지 들어간 최고의 전골이었다.

<비원>은 음식의 맛도 좋지만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갈비탕, 육계장, 잡채밥 등 대부분의 식사류가 우리돈으로 1만원을 넘지 않으며,
여럿이 함께 즐기는 요리들도 2~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캐나다의 물가와 환율을 고려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에서 한식과 김치 문화를 알리고 계신 <비원>의 주인 아주머니.
마침 가게에 안계셔서 사진으로 만나 뵐 수밖에 없었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하지만 인상 좋은 사장님과 아버지를 쏙 빼닮은 유진양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올해로 10학년이 된 유진 학생은 자주 가게에 나와 부모님의 일을 돕는다고 했다.
이날도 서빙을 하며 가게일을 도왔는데 밝게 웃으며 일하는 모습이 참 착하고 예뻐 보였다.
사장님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아주 많이 챙겨 주셨다.
서비스 음식을 어찌나 많이 주셨는지 결국에는 음식을 조금 날길 수밖에 없었다.
캐나다에서 최고의 음식을 맛보게 해 준 두 분께 이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Korea Garden Biwon, Ottawa, Ontario,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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