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23년 만의 만남!"

한국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과 월드스타 강수연이 23년 만에 만났다. 19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라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걸었던 두 사람은 새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를 통해 오랜만에 재회했다. 임권택 감독과 강수연은 그 오래된 인연에 비해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함께하지는 않았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에 <씨받이>까지 포함하여 모두 세 작품을 함께 했는데 하나같이 명작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왠지 많은 작품을 함께한 것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그런데 내가 받은 느낌을 그들 또한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임권택 감독을 처음 만난 강수연은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거쳐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임감독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함께한 작품이 세 작품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달빛 길어올리기>가 23년 만에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것도 잘 실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예지원, 정병국, 임권택, 강수연 2011, ⓒ Reignman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정병국 문화부 장관과의 인터뷰' 가 끝나고 밖으로 나섰다. 늦은 3월임에도 불구하고 비와 눈이 반쯤 섞인 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숨님과 함께 우산을 쓰고 어둑해진 빗길을 것는 일이 마냥 신났다. 좋아하는 영화, 그리고 영화를 만든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치닫을 대로 치닫은 설렘 속에서 옷과 신발이 비에 젖는 일 따위에는 관대해질 수 밖에...

그렇게 찾아간 곳은 롯데시네마 피카디리 영화관. 극장 건물 1층에 위치한 커피숍에는 먼저 도착한 정병국 장관, 영화배우 강수연과 예지원, 그리고 한국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 셔터버튼을 지그시 한번 눌러 본다. 한국영화를 말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는 이 네 사람을 하나의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다.


임권택, 강수연 2011, ⓒ Reignman


"거장과 여신을 만나다!"

영화팬, 영화블로거의 입장에서 영화인을 만난다는 것은 영화를 보는 것 만큼이나 설레고 행복한 일이다. 게다가 좀처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는 임권택 감독과 강수연, 그리고 예지원이라니, 기쁨이 배가되는 것 같다. 그들의 첫인상은 아주 특별했다.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에게 둘러싸여 시선을 한몸에 받는 일이 조금은 쑥스러운 듯 다소곳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무엇보다 코앞에서 바라본 임권택 감독은 그야말로 한국영화 역사의 산증인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희수를 한 해 앞둔 임권택 감독의 얼굴에 잡힌 주름들이 그의 필모그래피 하나하나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이후 4년 만에 101번째 영화를 들고 나온 임권택 감독. 그는 <달빛 길어올리기>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정병국, 임권택, 강수연 2011, ⓒ Reignman

예지원, 정병국, 임권택, 강수연 2011, ⓒ Reignman


"절대동안 강수연!"

임권택 감독과 함께한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통해 각각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던 영화배우 강수연. 아역배우 출신으로 절대동안을 자랑하던 소녀가 어느덧 중년의 여배우가 되었다. 2007년 <문희>라는 드라마에서 40대의 나이로 여고생을 연기한 것에 어색함이 전혀 없었을 정도로 절대동안을 자랑하는 그녀는 <달빛 길어올리기>를 통해 본연의 모습에 가장 충실한 연기를 펼친 것 같다.

<달빛 길어올리기>를 통해 임권택 감독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 예지원의 경우 크랭크업 이후로도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극중 뇌경색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하고, 의사소통 역시 어려운 효경 역을 맡은 바 있는 예지원은 연기의 난이도가 높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튼 강수연과 예지원 모두 스크린 안에서도 밖에서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임권택, 강수연, 정병국 2011, ⓒ Reignman

사실 영화계의 거장과 여신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의 주선 덕분이었다. 인터뷰 후에 <달빛 길어올리기>를 함께 관람하자는 정병국 장관의 제안 만으로도 영광과 감사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는데 영화를 보기 전 임권택 감독과 배우들까지 만나게 되었으니 이래저래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야기를 조금 보태자면 영화 또한 좋았다.

임권택 감독의 작품 중 <장군의 아들> 이전에 나온 영화는 본 적이 없어 완벽한 비교는 어렵겠지만 임권택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영화리뷰를 통해 따로 밝히고 싶다.

달빛이 너무 탐나 물을 길어갔다가 달도 함께 담았네
돌아와서야 응당 깨달았네
물을 비우면 달빛도 사라진다는 것을...

영화 관람에 앞서 상영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달빛 길어올리기> 팀과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어두운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 아쉬움은 곧 시작될 영화에 대한 부푼 기대로 금새 잊혀져 갔다. 자, 그럼 어디 한번 감상해볼까?



강수연, 정병국, 임권택, 예지원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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