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Movie Info

본 포스트는 영화를 감상한 후에 작성한 리뷰가 아니라 독립영화 <할>을 프리뷰 형식으로 소개해드리는 포스트입니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영화 <할>은 현재 서울 아리랑시네센터 및 부산 아트시어터 C&C에서 상영중인 종교 극영화로 하나의 종교가 아닌 불교와 기독교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 특별한 영화입니다. 우선 영화의 기본 정보를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목 : 할 (喝, Haːl)
장르 : 종교, 드라마
감독 : 윤용진
출연 : 우상전, 조용주, 안홍진
제작 : 바닐라엔젤, 인디스토리(배급)
개봉 : 2010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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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할>의 연출을 맡은 윤용진 감독은 다수의 기업 및 브랜드 광고를 연출한 바 있는 중견 CF 감독으로 이번 영화에서 연출은 물론 각본과 촬영까지도 도맡아 자신의 첫 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청송스님 역을 맡은 우상전은 국립극단 소속의 연극배우로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도 종종 얼굴을 볼 수 있어 낯설지 않은 배우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육혈포 강도단>이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짧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아이리스>에서는 신부 역할을, <할>에서는 스님 역할을 맡았으니 이는 상당히 흥미로운 요소라고 생각하며, 그의 인자해 보이는 인상은 신부든 스님이든 극 중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자란 우천스님과 미카엘 신부 역에는 각각 조용주와 안홍진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두 배우 모두 이번 영화로 처음 알게 되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예고편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연기력이 그렇게 뛰어난 배우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조금은 어색한 연기가 독립영화의 매력적인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두 배우가 연기 경력이 제법 쌓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적용되는 요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우천스님과 미카엘 신부, 두 인물은 같은 환경 속에서 다른 종교를 쫓는 아이러니한 갈등 구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바닐라엔젤 / (주)인디스토리. All rights reserved.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자란 고아 우천과 미카엘은 함께 성장하면서 풀리지 않는 종교적 갈등을 겪는다. 신부가 된 미카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천은 기어코 출가한다. 어느 날 사승인 노승 청송과 1박2일의 화두여행을 떠난 우천은 청송의 인자한 가르침으로 오랜 화두를 풀고 깨달음을 얻는다. 우천은 친구인 신부 미카엘을 찾아간다.


부처와 예수의 만남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많은 영화를 보고 있지만 종교영화는 그렇게 많이 보질 못했습니다. 한국의 불교 영화로 국한했을 때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라던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그리고 아직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 한국영화의 걸작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떠오르는데요. 더군다나 불교와 가톨릭의 교리를 아우르는 작품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할>은 한국영화의 다양성 확보에 크게 기여한 셈입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작품들은 제목이 모두 길군요. <할>은 제목이 짧아서 좋습니다. ㅎㅎ

어쨌든 영화 <할>은 종교를 막론하고 세상의 진리는 그 뿌리가 같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윤용진 감독은 부처님은 자비를, 예수님은 사랑을 설했으며, 자비와 사랑은 간택하는 중생심으로 보면 다르게 보이지만 결국은 같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불교와 기독교간에는 많은 반목과 시기 질투가 생겨났기에 이 작은 영화를 통해 이제는 서로 비교하고 차별하는 마음을 버리고 자비하고 사랑하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한편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를 보면 극 중 조직 폭력배 두목인 박신양에게 주지스님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교회든 절이든 열심히 다니고, 어떤 종교든 열심히 믿으라고요.


결국 종교를 막론하고 진리에는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영화 <할>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하는 진정한 의미가 아닐가 싶습니다. 극 중 우천스님이 그러하듯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고, 참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일종의 보너스가 될 것입니다. 섬세하게 담아 낸 자연의 소리와 영화상에서 큰스님과 청송이 떠나는 1박2일 간의 여행을 보고 듣다 보면 '87분간의 템플 스테이 불경과 성경이 맞닿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나다!'라는 이 영화의 캐치프레이즈와 같이 경이로운 순간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할 [喝] - 불교 선종(禪宗)에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리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절대의 진리를 나타내기 위하여 할을 발한다. 즉 말, 글, 행동으로 할 수 없는 깨친자의 자리를 불가피하게 소리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할이 선종에서 사용된 것은 중국 당(唐)나라 마조도일(馬祖道一) 시대부터라고 생각되나, 임제 의현(臨濟義玄)에 이르러 널리 사용되었다. 의현의 할에 의한 지도를 ‘임제사할(臨濟四喝)’이라고 하는데, 이는 할을 사용하는 경우를 4종으로 구분한 것이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주)바닐라엔젤 / (주)인디스토리.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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