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와!! 비행기다!! 인천공항에서의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제 비행기에 오를 시간이 임박했습니다. 인천 > 홍콩 > 요하네스버그로 이어지는 기나긴 여정의 부담감도 잊게 만드는 여행 첫날의 산뜻한 설렘은 아직 ing입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미래의 두려움 보다는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십분 느끼기 위한 의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서울의 갑갑한 교통체증과 지하철역의 익숙한 풍경을 잊게 하는 공항의 낯선 환경이 설렘을 유지해주는 것이죠. 비행이 곧 직업인 <인 디 에어>의 주인공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이 되어 봅니다. 또한 공항이 곧 숙소인 <터미널>의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의 기분을 느껴봅니다.

이렇게 설렘이 지속되는 것은 어쩌면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면세점의 화려한 불빛에 취한 이유때문인 건지도 모르겟습니다. 극장에서 비와 송승헌, 지성, 빅뱅, 동방신기, 故 박용하가 등장하는 면세점 광고를 수십 번은 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시나브로 면세점 쇼핑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 것인지, 자꾸만 발걸음이 면세점을 향합니다.

그러나 면세고 나발이고 명품은 어디까지나 명품. 선글라스를 구경하다가 뒤통수가 뜨끔해지는 가격에 어두운 다크서클이 내려앉습니다. 마치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 저는 7,900원짜리 선글라스를 끼고 있습니다. 선글라스를 좋아해서 명품 브랜드의 선글라스도 몇 개 가지고 있긴 하지만 가장 좋아하고 애지중지하는 녀석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 한 방 찍어주세요 가츠님!

고맙습니다. 사진이 마음에 들어요. 어떻게 제가 찍은 사진은 마음에 드십니까? 비행기 시간이 다 됐는지 오토워크 위에서 전력질주를 하는 꼬꼬마 아이가 배경인 이 사진, 마음에 드시는지요.

가츠님은 사진이 별로 마음에 안드셨나봅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뭔가 막 지르기 시작합니다. 이 양반 생각보다 화끈한데요? 저도 여친님이 있었다면 선물을 받았을 때의 그 환한 미소를 상상하면서 즐거운 쇼핑을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혼자이기 때문에 그냥 옆에서 구경만 합니다.

이제 그만 비행기 타러 갑시다. 그런데 갑자기 익숙한 풍경이 보입니다.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탑승할 비행기가 외국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이기 때문에 2년 전에 새로 생긴 탑승동A로 이동해야 합니다. 외국항공사의 비행기는 무조건 새로 생긴 탑승동에서 타야한다고 합니다. 탑승동A는 여객터미널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바로 이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탑승동은 분명 하나인데 왜 탑승동A인 것일까요? 잘 모르긴 해도, 앞으로 새로운 탑승동이 계속해서 생겨날 것 같습니다.

탑승동A의 분위기는 여객터미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탑승동A에도 면세점은 있기 때문에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미리 이동해서 쇼핑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포스팅을 시작할 때부터 비행기에 오를 시간이 임박했다고 했는데 이제 진짜 시간이 됐습니다. 121번 탑승구 앞에 모인 코카콜라 원정대는 삼삼오오 홍콩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설렘은 여전합니다.

·갈랫길이 나옵니다. 왼쪽으로 가고 싶은데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인천공항에서의 짧은 시간을 정리해봅니다. 열심히 눌러댔던 셔터의 결과물도 한번 확인해봅니다. 공항에서 많이 걸었던 탓인지 슬슬 배가 고픕니다. 점심을 햄버거로 때웠는데 밥을 먹을 걸 그랬습니다. 그런 와중에 때마침 기내식이 나옵니다.

치킨과 돼지고기 중 돼지고기를 선택합니다. 나중에 치킨도 먹어봤는데 양념이 같아서인지 맛의 차이는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비행기의 출발 시간이 오후 8시 5분이었기 때문에 늦은 저녁이 될 것 같습니다.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홍콩은 3시간 정도면 도착을 하기 때문에 잠을 자기도 시간이 좀 애매합니다.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영화를 봅니다. 비행기에서 보는 <드래곤 길들이기>는 3D로 보는 것보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습니다. 지그시 눈을 감습니다. 박지성이 메시를 바르는 상상을 합니다. 그러다 스르륵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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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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