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아함... 잘잤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많이 싸돌아다녔기 때문인지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1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단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사람들이 갑자기 분주해졌습니다. 이제 내릴 때가 되었나봅니다. 남아공도 처음이지만 홍콩 역시 처음입니다. 비록 공항밖으로 나가지는 않았지만 저는 홍콩에 가본 남자입니다. 이제 어디 가서 홍콩에 가본 적이 있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밤 11시가 다 된 시각, 모두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여행의 첫날이고 산뜻한 설렘은 여전히 ing입니다. 그래서인지 피곤하지만 애써 행복한 표정을 짓습니다. 저 또한 행복합니다.

담배를 피울 수가 있으니까요. 11시 20분에 출발하는 요하네스버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면세점에 가서 시간 낭비할 겨를이 없습니다. 느긋하게 니코틴을 충전하기에도 벅찬 시간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홍콩 국제공항에서의 시간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어떻게 된게 찍고 나니 다 비슷한 사진입니다. 그래도 이곳은 제게 특별한 곳입니다. 흡연실에서 하비에르 바르뎀과 똑같이 생긴 외국인을 목격했거든요. 단순히 닮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하비에르 바르뎀이었으면 어쩌죠?

이제 이번 여행의 최대 고비라고 볼 수도 있는 요하네스버그행 비행기에 탑승해야 합니다. 들어가는 길이 왠지 무섭고 두렵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13시간 비행의 데미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저 한숨 자고 일어나면 되겠지라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도 종종 12시간씩 자고 그러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대략 10번 정도 자다 깨는 것을 반복한 것 같습니다. 한 5번 자고 일어나면서 부터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막힌 공간에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고 금단증상에 조금은 힘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와중 밥이 나옵니다.

인천발 홍콩행 비행기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이건 야식인가 봅니다. 돼지고기에 이어 이번에는 치킨을 먹어 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양념이 같아서인지 돼지고기나 치킨이나 맛이 똑같습니다. 기내식이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 입맛에는 잘 맞습니다. 밥을 먹고 나니 이제 할 게 없습니다. 눈을 감습니다. 내 모습을 하고 있는 악마가 등장하더니 담배를 피웁니다. 약올리네... 식후땡의 간절함을 느끼며 억지로 잠을 청해봅니다.

좀처럼 잠이 오질 않습니다. 작은 화면에 집중하는 순간 속이 울렁거려 그렇게 좋아하는 영화도 볼 수가 없습니다. 그저 시계만 쳐다봅니다. 그러다 시차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됩니다. 11시 2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13시간을 날아가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합니다. 낮 12시 즈음 도착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이동을 하기 때문에 시차가 적용되고 도착 시간은 낮이 아닌 아침이 된다는 뭐 이런 간단한 물리를 혼자 열심히 연구해봅니다. 비행기는 현지 시각으로 대략 아침 6~7시쯤 도착을 한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기내식이 나옵니다. 밥 대신 빵을 줍니다. 아침식사입니다. 밥을 먹고 그냥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어제 먹은 저녁도 아직 소화가 안된 것 같은데 그래도 맛있게 먹습니다. 이제 곧 남아공에 도착할 것을 아니까요. 긴 비행으로 폭삭 가라앉았던 설렘이 되살아나는 기분입니다.

드디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세 번의 기내식과 세 곳의 국제공항을 거친 머나먼 여정이었습니다. 이를 알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우리를 반겨 줍니다.

코카콜라 원정대를 반겨 주는 코카콜라 광고판도 보입니다. 장시간 비행의 고단함도 잊은 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저도 한번 따라해봅니다.

기념 사진을 찍는 것도 잠시, 입국 수속을 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합니다.

남아공의 향기와 바깥의 시원한 공기를 조금이라도 빨리 느끼고 싶어서일까요.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빠르고 경쾌합니다. 조용했던 비행기 안에서의 분위기와는 달리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남아공 여행의 이튿날입니다. 첫날의 설렘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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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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