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해서 극장을 자주 다니다 보니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영화와 관객들의 수준은 점점 높아가고 있으나 여전히 극장 에티켓을 등한시하는 관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극장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꼴불견 관객들'이라는 주제로 포스팅을 하면서 우리나라 극장 예절의 폐단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데 최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단체 관람객을 만나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위 사진을 한번 보세요. 우리나라 극장 예절의 현실입니다. 물론 저게 전부는 아닙니다.
영화 <로빈 후드>가 개봉하던 날 가까운 극장을 찾았습니다. 상영관 안으로 정장을 입은 넥타이 부대가 들어오더군요. 직장에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온 것 같습니다. 평일 저녁시간이었으니 회식을 하기 전에 영화 한 편 관람하러 온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들도 아니고 넥타이를 둘러맨 직장인에게 기본적인 예절을 기대했던 저는 영화보다 더 재밌는 반전을 보게 됐습니다. 핸드폰과 잡담은 그냥 기본입니다. <로빈 후드>의 상영시간이 좀 길다보니 단체로 번갈아가며 핸드폰을 열어 제끼는데 아주 가관이더군요. ㅋㅋ
이날 상영관에 관객들이 많지 않아 신발을 벗고 앞좌석에 발을 올리는 행위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핸드폰과 잡담은 다른 관객들의 영화 관람을 방해하는 몹쓸 행동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역시나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그들, 많이 바빴나 봅니다. 저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는데 너무나도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음료수 컵을 보니 너무 재밌어서 사진도 한번 찍어봤습니다. 그와중에 종이컵 하나는 바닥에 버려져 있고 빨대만 덩그라니 남겨져 있네요. ㄷㄷㄷ;
영화 관람중에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하는 분들 많으시죠? 또한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저는 언론시사회에서 문자질을 하는 기자도 만나 봤습니다. ㄷㄷㄷ; 어두컴컴한 극장에서의 휴대폰 빛은 생각보다 훨씬 밝고 강렬합니다. 1초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휴대폰 액정의 밝은 빛때문에 소중한 장면을 놓치는 관객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 짧은 빛으로 인해 누군가는 전체적인 흐름을 차단당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잡담 역시 절대 삼가야 할 것입니다. 영화가 전하는 사운드를 담아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마당에 쓸데없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와 몰입을 방해하는 것 만큼 불쾌한 일도 없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왜 피해를 입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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