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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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회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비록 작품상은 <더 행오버>에게, 남우주연상은 <셜록 홈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돌아갔지만 노미네이트된 것만 보더라도 평범한 로맨스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참고로 <더 행오버> 라는 영화에는 마이크 타이슨이 출연하는 것 같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타이슨이 나타나서 시상까지 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암튼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레빗과 주이 디샤넬이 출연하여 사랑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로맨스 영화이다. 이 영화를 로맨틱 코미디장르로 구분하곤 하던데 유머가 있긴 하지만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뭔가 화려하게 포장을 하고 또, 치장을 하는데 급급한 영화와는 다르게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 관객들이 더 큰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조셉 고든-레빗을 보면서 필자는 히스 레저가 생각났다. 히스 레저의 사촌동생뻘은 되어보이는 닮은 외모가 히스 레저를 생각나게 만들어 기분이 좀 묘했다. 히스 레저와 조셉 고든-레빗은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라는 하이팅 영화에 함께 출연한 인연도 있다. 

포스터를 곰곰히 살펴본다. <500일의 썸머>의 주인공인 있는 조셉 고든-레빗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의 가슴에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주이 데샤넬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두 사람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그렇다.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레빗을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 구조를 갖고 있는 영화고, 관객들은 그에게 감정이입하여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필자가 남자라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라면 남성 관객은 남자 주인공의 입장에서, 여성 관객은 여자 주인공의 입장에 서서 영화를 감상하겠지만 <500일의 썸머>는 여성 관객들도 100%는 아니더라도 조셉 고든-레빗에 더 큰 감정이입을 요구받을 것이다. 마치 <멋진 하루>라는 영화를 봤을 때 감정이입의 대상이 하정우가 아니라 전도연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 Fox Searchligh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여자들은 로맨스를 좋아해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액션이나 스릴러를 좋아하고, 여자들은 로맨스나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여성 관객들은 무조건 만족할만한 영화가 될 것 같다. 기존의 로맨스 영화들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연인간의 사랑과 갈등을 그리다 결국에는 해피하게 끝나는 보통의 로맨스 영화와는 결말부터 다르다. 그리고 영상에 색을 칠하고 애니메이션을 합성한다거나 화면을 반으로 갈라 두 개의 시퀀스를 동시에 보여 주는 등의 기술적인 연출이 매우 독특하다. 이 영화의 연출은 마크 웹이란 감독이 맡았는데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500일의 썸머가> 데뷔작인 것 같다. 신인감독의 연출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시나리오와 편집도 아주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로맨스 영화답게 남과 여의 사랑과 갈등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그 과정이 또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함께 한 500일동안 연애 초반의 설레였던 시기도 보여 줬다가 권태의 시기도 한번 보여줬다가 다시 앞으로 가서 데이트에 열중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장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얼핏 들으면 흐름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고 골치가 아프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유발할 수 있을만한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친절한 자막과 내레이션 등의 도움도 기다리고 있고, 깔끔한 편집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왔다갔다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95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안에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착착 정리해 넣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암튼 <500일의 썸머>는 여러모로 기존의 로맨스 영화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는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관객들은 무조건 만족할만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 Fox Searchligh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남자를 위한 로맨스 영화

하지만 <500일의 썸머>는 남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로맨스 영화이다. 왜냐하면 앞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가 조셉 고든-레빗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이기 때문인데, 조셉 고든-레빗의 연기가 워낙 좋았기에 그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더욱 수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주이 데샤넬의 좋은 연기 또한 감정이입을 수월하게 해주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암튼 톰(조셉 고든-레빗)이 썸머(주이 데샤넬)를 보고 반하는 모습을 보면 관객도 주이 데샤넬에 반한다. 사실 주이 데샤넬이 워낙 예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아무 이유없이 그냥 반할 수도 있긴 하다. 톰이 썸머와 데이트를 즐기고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있다 보면 마치 썸머가 내 여자친구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 썸머가 '우린 친구' 라고 했을 때 톰은 데이트도 하고, 잠자리도 함께 한 관계인데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화를 내기도 한다. 그때 필자도 썸머의 입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화가 나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남성 관객들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잠시나마 주이 데샤넬의 남자친구가 되는 행복한 기분도 느껴 볼 수가 있고, 여자가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포스터에 '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적이 있다'라고 적혀있듯이 영화 속 다양한 상황을 통해 많은 공감을 할 수도 있다. 여기서의 공감은 기쁨과 웃음이 될 수도 있고, 슬픔과 눈물, 분노 혹은 추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암튼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Fox Searchlight Pictures.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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