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서대문 안산, 서울 2012, ⓒ Reignman


삼일절이었나, 날씨도 제법 괜찮고 해서 영화 한 편 감상하고 사진이나 찍으러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메가박스 신촌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기 때문에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의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러다 영화가 끝나는 시간도 그렇고 겨우내 찍지 못했던 야경사진을 찍기로 결심했다. 덩치가 큰 카메라와 삼각대가 좀 거추장스럽긴 했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하고 서대문 안산에 올랐다. 안산은 그리 멀지도 않을 뿐더러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포인트였는데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참고로 안산은 홍제동, 독립문, 서대문 구청, 연대, 이대 등 올라갈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하다. 나는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7024버스를 타고 종점인 봉원사에서 내려 산에 올랐는데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등산을 시작할 수 있어 아주 편하다.

화장실부터 한번 다녀오고 천천히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 20분 쯤 걸었나, 어느새 정상에 도착했다. 휴일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올라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아침부터 날씨가 꽤 괜찮았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는 점점 혼탁해졌고 잔뜩 낀 헤이즈 때문에 남산 너머의 풍경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날씨가 흐린 건 상관없는데 시정거리가 짧으면 사진이 영 재미가 없다. 게다가 해가 떨어지고 나니 날씨는 또 얼마나 춥던지 결국 고생만 잔뜩하고 마음에 드는 결과물은 얻지 못한 출사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첫 방문이었으니 경험을 쌓았다 생각하고 나중에 날을 잘 골라 다시 한번 찾아가 봐야겠다.


서대문 안산, 서울 2012, ⓒ Reignman


서대문 안산, 서울 2012,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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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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