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무리들에게 쫓기던 테일러(찰톤 헤스톤)는 잿더미 속에 뒤 덮혀 있는 지하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은 괴이한 모습으로 진화한 인간들의 지하도시, 돌연변이 인간들은 신전에 핵폭탄을 모셔놓고 신으로 섬기고 있다. 1970년에 제작된 SF영화 <혹성 탈출 2 - 지하 도시의 음모>의 내용이다. 지하 도시는 SF영화에나 등장할 만한 미지의 세계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 지하에 인도와 주차장, 상점 등의 생활 공간을 만들고 또, 지하로 전철이 다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사실 지하 도시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부족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캐나다에는 지상의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지하 도시가 존재한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를 말하는 것이다. 몬트리올은 크게 다운타운과 구 시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다운타운의 대부분은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 <언더그라운드 시티>라 불릴 정도로 발달된 지하의 세계는 몬트리올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사실 토론토 여행을 하면서도 지하도가 상당히 발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몬트리올에 비하면 새발의 피, 몬트리올의 지하 세계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그런데 몬트리올은 왜 이렇게 지하 시설이 발달된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살인적인 겨울 날씨를 이겨 내기 위한 지혜!" <언더그라운드 시티>의 가장 큰 역할은 겨울의 한파와 폭설로부터 도시 기능을 보호하는 것에 있다.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몬트리올의 겨울 날씨는 대단히 춥고 변덕스럽다. 일교차가 20도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북극권인 캐나다 허드슨만에서 '스노우 스톰'이 불어오면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진다. 거기에 말 그대로 눈폭풍이 몰아친다. 서울의 날씨도 가끔씩 견디기 어렵다고 느꼈는데 몬트리올에 비하면 양반이다. 덕분에 몬트리올의 제설작업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에 눈이 많이 오면 몬트리올 제설팀이 지원을 나갈 정도라고 하니 대충 감이 온다. |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지하 낙원, 언더그라운드 시티!" 해마다 이렇게 엄청난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니 지하 세계가 발달할 수 밖에, 멋진 지하 도시가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했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하로 눈을 돌린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더그라운드 시티>를 돌아보면서 그 엄청난 규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센트럴역을 중심으로 윈저역, 맥길역, 필역 등 7개 지하철역이 연결되어 있으며, 총연장 32km에 면적은 3.6㎢(109만평)에 달한다. 이 넓은 공간을 쇼핑 센터와 음식점 등 수많은 상점들이 채우고 있으며, 사람들은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도 지하에서만 생활할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 시티>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1966년 지하철 운행과 함께 조성되기 시작했으니 벌써 45년이나 되었다. 고전 SF영화인 <혹성 탈출 2 - 지하 도시의 음모>보다도 먼저 만들어졌으니 몬트리올은 이미 45년 전부터 SF영화를 현실로 만든 셈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SF영화의 현실화'를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각지에서 지하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데 특히 서울 강남과 용산, 명동에서는 대규모 지하 상권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처럼 서울시가 지하로 눈을 돌린 이유는 지상공간이 포화상태인 데다가 땅값도 천정부지이기 때문이다. 즉, 지하에는 공간이 많고 땅값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하공간이 인체에 미칠 영향이나 지하는 한번 개발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지하 개발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몬트리올과 같이 특수한 상황도 아닌데 굳이 지하도시를 건설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쨌든 이왕 만들기로 했다면 <언더그라운드 시티>처럼 멋진 지하 도시를 건설했으면 한다. |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언더그라운드 시티>가 만들어 낸 진풍경을 구경해보자.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몬트리올은 지하든 지상이든 공사를 참 많이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만 설명하려면 책 한 권 분량, 그냥 패스~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코엑스의 100배쯤 되는 규모라고나 할까.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굳이 나갈 필요가 없다. ㅎㅎ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지하로만 다니니 위치 개념을 상실했다며...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땅을 엄청 깊게 팠나 보다.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독특한 가게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 마네킹이라고 뭔가 특이점이 있는 건 아니다.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장마 시즌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레인부츠가 대부분.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끼니때라 그런지 초밥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에서 먹었던 조각 피자는 정말 최고!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우리나라는 남자가 주인이라도 여직원을 꼭 둔다고 하던데...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Underground City, Montreal, Quebec,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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