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글쎄, 뭐 대충은 알고 있지만 잘 모르겠다. 사실 세시풍속이라는 말 자체를 생경하게 느끼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솔직히 자신은 없다. 그래서 네이버에게 물어봤더니 설과 대보름, 단오, 추석 등을 세시풍속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식, 유두, 백중, 중구, 제석 등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많다. 뭐하는 날들이지? 그리고 이건 명절이 아니던가? 세시풍속과 명절은 다른 것인가? 호기심 강한 청년에게는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이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중구 나라키움 빌딩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찾았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통해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고 국가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이다. 바로 이곳에서 신년하례식 행사가 진행되었다. 국내외 블로거들이 함께한 이날 행사는 이배용 위원장이 전하는 우리나라의 세시풍속 이야기와 오찬, 채수정 명창의 판소리 공연 등 알차고 유익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
국가브랜드위원회 2011, ⓒ Reignman
나긋나긋한 말투로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을 소개하는 이배용 위원장. 그 모습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외국인 블로거들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인 블로거들은 한국의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머나먼 이국땅까지 와서 한국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세시풍속 이야기는 더없이 흥미로운 분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자칫 지루하게 들릴 수 있는 내용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이배용 위원장의 달변이 외국인 블로거들은 물론이고 국내 블로거들의 이목까지 집중시킨다. |
국가브랜드위원회 2011, ⓒ Reignman
설날(1월)부터 시작하여 제석(12월)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세시풍속,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쭉 살아온 나에게도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여성들이 설날에 널뛰기를 하는 이유, 5월 단오에 청포물에 머리를 감는 이유, 오곡밥, 부럼, 송편 등의 명절음식들과 달집태우기, 다리밝기, 가마싸움 등의 민속놀이들이 함의하고 있는 내용들... 이처럼 세시풍속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며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운다. |
국가브랜드위원회 2011, ⓒ Reignman
무엇보다 인상깊은 내용은 우리나라의 세시풍속들이 하나같이 과학적이고, 공정체적인 화합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음식과
놀이는 계절과 기후에 따른 과학적인 대응에 입각하여 만들어져 왔으며, 모두 함께 잘 먹고 잘 살자는 화합의 의미 또한 가지고
있다. 복날이 되면 삼계탕을 먹으며 더위를 물리치고, 추석에는 송편을 빚으며 화합을 다진다. 여름을 앞둔 5월 단오에는 청포물에 머리를 감는 것으로 더운 날씨를 대비한 모발 관리에 들어간다. 여성들은 널뛰기를 통해 해방감을 느낀다. 일종의 페미니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운 날 더운 음식을 먹는 것은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가 된다. 또한 화합의 의미가 강하게 내제되어 있는 우리의 풍속들은 개별적인 성향이 강한 외국인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는 요소로 다가갈 것이며, 각기 다른 자국의 세시풍속과 비교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
국가브랜드위원회 2011, ⓒ Reignman
이배용 위원장의 세시풍속 이야기가 끝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떡국을 메뉴로 오찬이 이어졌다.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융숭한
대접과 맛있는 음식에 모두가 싱글벙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떡국이 외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익숙한 듯 맛있게 먹고 있다. 젓가락질도 제법 능숙해 보인다. 떡국의 미끄러운 떡을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놀라운 스킬을 보유한
외국인도 몇 명 보인다. 반면 젓가락질이 서툰 외국인도 눈에 들어온다. 파란 눈의 외국인이 서툰 젓가락질로 우리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준비한 신년하례식 행사는 오찬이 끝난 후 판소리 공연으로 이어졌다. 공연을 보기 전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 들은 세시풍속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유익한 내용이었지만 아쉬움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 같다. 점점 잊혀져 가는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 대한 아쉬움 말이다. 한식, 유두, 백중, 중구, 제석 등 그 이름조차 생소한 세시풍속이 있는가 하면 세시풍속에 맞게 놀이를 즐기고 음식을 해먹는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 중에는 옛 문헌에 이름만 남아 있고 현재 행하지 않는 것도 많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설날이 되면 떡국을 먹고, 추석이 되면 송편을 빚어 먹는다. 삼짇날에는 화전놀이를 하고, 단오가 되면 그네뛰기와 씨름을 한다. 이 모든 세시풍속들이 먼 훗날 이름만 남고 행하지 않게 될까 두렵다.
관련 포스트 ☞ 외국인 블로거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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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위원회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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