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최근 오동도에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아간 오동도는 여전히 아름답고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동도는 육지와 768m의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으며 여수 도심과 그리 멀지 않아 하루에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는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멀리서 보면 오동잎처럼 보인다고 해서 오동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섬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한 194종의 희귀 수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코끼리바위와 용굴 등의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다며?"

섬의 이름을 생각하면 오동나무로 도배가 되어 있을 법도 하지만 오동도에서는 오동나무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이 쉽지 않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공민왕 시절의 요승 신돈 때문이다. 오동도에 상서로움의 상징인 봉황새가 드나들자 고려왕조를 맡을 인물이 전라도에서 나올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 신돈은 공민왕에게 뻐꾸기를 날렸다. 불안감에 빠진 공민왕은 신돈에게 오동도의 모든 오동나무를 베어 버리라고 명하였고, 그 이후 오동도에서는 오동나무를 찾아보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저렴한 모터보트와 동백열차!"

오동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육지와 연결된 방파제를 따라 걸으면 된다. 그런데 방파제의 길이가 제법 길다. 한여름에 땡볕이라도 내리쬐면 방파제 위를 걷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그럴 때에는 동백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단돈 500원(군경 및 학생은 400원, 어린이는 300원)이면 운치 있는 동백열차를 타고 편안하게 오동도에 들어갈 수 있다.

동백열차를 타고 오동도에 들어온 관광객들은 모터보트를 이용하여 오동도 일주를 즐길 수 있다. 오동도에서 출발하여 양암등대와 오동도 상가 앞을 일주하는 모터보트의 가격은 5인당 1만원. 한 사람당 2천원만 내면 모터보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다.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오동도의 새로운 명물, 남근목!"

오동도 뒤편 절벽 인근에는 동백숲 사이로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는 후박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나무의 이름은 무려 남근목(Penis Tree)! 남성의 두 다리와 성기를 닮은 모습의 남근목은 오동도를 찾은 남녀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수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남근목을 만지면 아기를 밸 수 있다?"
 
오동도의 남근목은 나무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봐야 그 모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남근목을 만지면 멋진 사내 아이를 얻을 수 있다는 설이 퍼지면서 지역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없는 외지 사람들도 남몰래 다녀간다고 한다. 한편 오동도에는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의 해송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해송 역시 남근목과 더불어 색다른 볼거리가 될 것 같다.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이건 아니지!"

남근목과 해송은 빙산의 일각일 뿐, 오동도에는 후박나무, 돈나무, 해송, 시누대 등의 난대림은 물론 수령이 무려 300년이나 된 동백나무가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그래서 나무 데크로 된 산책로를 걸으며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와 함께 기분 좋은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새겨진 낙서를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제발 이런 나쁜 짓 좀 하지 말자! ㅜㅜ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예쁜 짓!"

상처난 나무를 보며 마음이 상해 있을 무렵 어디선가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소풍을 왔는지 귀여운 꼬꼬마 어린이들이 모여 있었다. 꼬꼬마 어린이들은 카메라를 들이대자 갑자기 예쁜 짓을 하기 시작했다. 나무에 상처를 내는 나쁜 짓은 싫지만 꼬꼬마 어린이들의 깜찍한 예쁜 짓은 완전 좋다.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여수 오동도 2011, ⓒ Reignman


"오동도 여행의 끝, 음악분수!"

오동도를 모두 둘러보고 광장으로 나오니 때마침 음악 분수가 시작되고 있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의미로 지난 2005년부터 가동되고 있는 오동도의 음악분수대는 높이 30m, 폭 45m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참고로 오동도 음악분수는 동절기인 12월~2월을 제외하고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시 정각과 30분 간격으로 15분 동안 분수공연을 펼친다.

오동도를 벗어난 그날 밤 돌산대교를 찾았다. 길이 450m의 사장교인 돌산대교는 형형색색 변하는 조명 때문에 야경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작년에는 삼각대도 없이 돌산대교 야경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샤런님의 삼각대를 빌려 야경을 담았다. 작년에도 다짐을 했지만 다음에는 삼각대를 꼭 가져가서 보다 멋진 야경을 담을 작정이다.


여수 돌산대교 2011, ⓒ Reignman

여수 돌산대교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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