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선5일장>에 다녀왔다. <정선5일장>은 정선 전래의 토속적인 5일장을 개발한 관광상품으로 시골장터와 생활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정선의 대표적인 관광코스이다.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고 있는 <정선5일장>은 정선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나물, 약초, 옥수수 등의 특산품은 물론 장터에서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는 짚신, 농기구 등 잊혀져 가는 생활용품까지 사고팔며 재래장터의 정겨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또한 <정선5일장>에서는 메밀·감자부침, 감자떡, 올챙이국수, 콧등치기 메밀국수 등 정선에서만 전해지는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어 별미를 즐기기 위해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부터 현지의 주민들까지 연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생각보다 썰렁한데?" 연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해놓고 썰렁하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사실 그게 이도 저도 아닌 날 이도 저도 아닌 시간에 다녀오다 보니 장터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정선5일장>은 매월 2·12·22일, 7·17·27일, 이렇게 여섯 번 장이 선다. 그리고 관광 성수기에는 주말장터가 열린다. 내가 <정선5일장>에 다녀간 날은 장이 서는 날도 아니었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생각보다 좀 썰렁하긴 했지만 장터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고 사진을 찍는 것도 수월했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다. 보다 활기차고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장터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장이 서는 날짜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일정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기차여행의 낭만!"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찾은 청량리역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는 모습이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기차를 자주 이용했던 나는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었다. 학교를 강원도 태백으로 다녔기 때문에 주말마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과 태백역을 오갔던 추억이 있다. 이제는 아련해진 추억을 회상하며 기차에 올랐다. 그렇게 기차에 오른 나는 문득 두려운 기분을 느꼈다. 올여름 기차를 이용하여 캐나다를 횡당했던 나는 기차에서만 90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기차여행이라면 학을 뗄 정도의 오랜 시간이었다. 물론 청량리에서 강원도까지 이동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불과 5개월 전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있기에 두려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운 기분은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10년 전의 추억이 5개월 전의 추억을 압도한 것. 기차에 올라 의자에 앉자 잊고 지냈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또한 지그시 눈을 감고 이어폰을 귀에 꼽으니 감미로운 음악에 한결 기분이 좋아졌고, 예나 지금이나 기차여행이 주는 낭만에는 변함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노가리 하나 먹고 가!" 정선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정선5일장>으로 향했다. 비록 장이 서는 날은 아니었지만 장터 내 점포들은 대부분 장사를 하고 있었다. 장터에 들어서자 구수하면서도 풋풋한 재래시장의 냄새가 느껴졌다. 그와중에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냄새에 이끌려 찾아간 곳에는 잘게 잘라진 노가리가 석쇠에 몸을 던지고 있었다. 노가리를 굽고 계시던 아주머니는 내게 노가리를 들이밀며 맛을 보라고 하셨다. 아주머니가 주신 노가리를 입에 넣고 씹자 노가리 특유의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배어 나왔다. 맛이 아주 좋았다. 적당히 먹고 가려는데 더 많이 먹어도 괜찮다며 노가리 몇 개를 손에 쥐어 주신 아주머니는 카메라를 향해 포즈까지 취해 주셨다. 노가리 가게 바로 건너편에는 정선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나물과 약초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그 가게의 주인 아저씨는 내게 민들레차를 권했다. 노가리를 먹고 민들레차로 입가심이라니 이거 참 완벽한 시식 코스였다. 비록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인상 좋은 아저씨의 미소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동안 <정선5일장>과 관련된 글들을 많이 보았는데 시골 특유의 소박하고 훈훈한 정을 느끼기 어렵다는 내용이 종종 눈에 띄었다. 너무 관광화가 되어 있어 시장 상인들이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그저 돈으로 본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시장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정선장터는 충분히 훈훈하고 따뜻했으며, 시장 상인들과 현지 주민들 역시 충분히 소박하고 친절했다. 그럼 훈훈하고 소박한 장터의 분위기 속으로 고고~ |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100% 국산만 취급하고 있었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의 대표적인 토산품인 곤드레는 은근한 향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복장을 보니 타지에서 온 관광객인 것 같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이날 점심으로 곤드레 나물밥을 먹었다.
처음 맛본 곤드레밥은 생각했던 그대로 맛이 아주 좋았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는 정선장터의 식당가.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몸에 착착 감겨 고스톱 칠 때 큰 효과를 본다는 호피 & 땡땡이 몸빼바지, 무려 신상이다.
우리가 입으면 유행이 된다는 이 엄청난 자신감을 보라.
실용성과 착용감은 물론 디자인까지 놓치지 않은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재래시장에서 최신 트렌드를 접하게 되다니 매우 놀라웠다.
자켓에서 라벤헴이나 랄프로렌 간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눈독을 들이고 있는 아이템, 일명 깔깔이...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스타일리시한 의상 또한 인상적이었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장터는 면적이 약 7,600㎡에 달한다.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구석구석 살펴 보고 쇼핑도 하려면 최소 1시간은 있어야 한다.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햇살을 받은 골목길의 소박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산과 아파트의 반영을 만들어 주는 물이 바로 한강이다.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정선5일장,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강원도 정선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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