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가 떴다!!"
얼마 전 "다락방 콘서트" 후기를 통해 예고한 대로 장기하와 얼굴들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인디계의 서태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고, 음악적 색깔이 독특한 밴드인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은 다소 차분하고 침체된 행사장의 분위기를 일순간 바꿔놓았습니다.
장기하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행사장에서 느껴지는 차분함과 고요함을 간파한 듯 분위기를 조율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날 행사가 영화, 책, 음악과 관련된 문화 행사라서 그런지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처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요. 장기하는 '축 처지는 분위기를 더욱 처지게 만들겠다'며 자신의 대표곡인 '싸구려 커피'를 첫 곡으로 선택했습니다. 우울한 멜로디 속에서 왠지 모르게 웃음이 터지는 가사를 읊조리는 장기하의 공연을 보며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싸구려 커피'는 가사를 다 외울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정말 '이게 뭥미', 뭐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독특한 곡입니다. 어쨌든 가뜩이나 차분했던 분위기가 더욱 차분해지는 순간입니다.
슬슬 시동을 거는 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에 이어 '달이 차오른다'를 부르며 분위기를 점점 바꿔 놓고 있습니다. 경쾌한 멜로디에 전혀 정돈돼지 않은 듯한 막춤까지 선보이는 장기하를 보면서 사람들이 발을 구르며 박자를 맞추고, 고개를 까딱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시큰둥한 몇몇 관객들을 위해 장기하가 뛰기 시작합니다. 객석에 나가 노래하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앉아 있는 사람을 일으켜 세우며 함께 놀자는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본인도 조금은 민망할 법도 한데 대단히 적극적입니다.
앉아만 있던 관객들도 장기하의 적극적인 구애에 하나둘씩 일어나 박수를 치며 공연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점차 무르익고 장기하가 '별일 없이 산다'를 부를 때는 선상카페가 뒤집어질 정도로 광란의 도가니탕이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참 차분하고 조금은 처지는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단숨에 이렇게 바뀔 수가 있는 건지, 장기하와 얼굴들의 파워풀한 에너지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한편 미미시스터즈가 함께했더라면 더욱 멋진 무대가 됐을 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합니다. 미미시스터즈는 장기하와 얼굴들을 떠나 독립적인 듀오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떠한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됩니다.
암튼 분위기 좋은 선상카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상도 받고,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한 멋진 밴드와 가수들의 공연도 보고... 이래저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 것 같습니다. 만약 장기하와 얼굴들이 아닌 다른 밴드였다면 이 정도까지 분위기를 확 뒤바꿔놓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ㅎㅎ
축제와 각종 행사도 많고, 공연도 많이 열리는 계절입니다. 날씨 좋은 주말 나들이도 하시고, 좋은 공연도 관람하시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관련 포스트 ▶ 제4회 YES24 블로그 축제 '다락방 콘서트' 참관기
'그외 > 행사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KES 2010 (한국전자전) 풍경과 아름다운 모델들 (38) | 2010.10.20 |
---|---|
HP ENVY 14 블랙아이드피스 DJ 파티 in 청담동 클럽 앤써 (28) | 2010.10.19 |
갭 본투락 콘서트, 가수들을 압도한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 (31) | 2010.10.13 |
제4회 YES24 블로그 축제 '다락방 콘서트' 참관기 (45) | 2010.10.12 |
본 블로그는 모든 컨텐츠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출처를 밝히더라도 스크랩 및 불펌은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 오직 링크만 허용합니다. 또한 포스트에 인용된 이미지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으므로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저작권 표시를 명확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