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시청앞 서울광장에 모인 붉은 악마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우리나라와 우루과이 8강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날입니다. 조별예선 그리스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던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오늘밤 11시, 남아공월드컵의 첫번째 16강전이 펼쳐집니다.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하면서 거리응원의 열기 또한 점점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저는 나이지리아전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응원을 했는데요. 새벽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발 디딜 틈도 없이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어 기쁨을 함께 했습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듯 많은 사람과 함께 했기 때문에 기쁨을 더 크게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과 응원문화가 깔려 있어 아쉬음도 느껴졌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저와 함께 23일 새벽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같이 한번 가보실까요?

지하철역에서부터 빨간색 티쳐츠를 입은 응원단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3시 30분 경기였지만 12가 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시청앞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시청앞 서울광장에 도착을 하니 자정이 막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루과이와 멕시코의 조별예선이 한창이군요. 우리와 16강에서 만날 우루과이의 전력을 나름 분석해봅니다.

나이지리아전이 시작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진을 치고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일단 자리를 잡으면 이동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화장실이라도 한번 갈라치면 진짜 엄청난 눈치를 받아야 합니다. ㄷㄷㄷ;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소방차와 구급차, 경찰차 등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돌아다니다 만난 미녀 응원단입니다. 요즘 태극기를 리폼한 패션에 대해 말들이 많더군요. 태극기를 자르고 붙여서 옷을 만드는 행위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여튼 예쁘긴 예쁩니다.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와 사람들의 시끄러운 응원 속에서도 숙면을 취하고 계십니다. 대단한 용자입니다.

숙면을 취하고 계신 선생님도 용자이지만 진정한 용자가 나타났습니다. 수만명의 붉은 악마들 사이에서 녹색 옷을 입고 있는 흑인 형님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나이지리아 국기까지 두르고 치킨을 사먹겠다며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이 참 재밌습니다. 만약 나이지리아의 거리응원 속에서 빨간색 옷을 입은 한국 사람이 혼자 나타난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잠시 한적한 골목길로 들어가 쉬려고 하는데 경쾌한 음악소리가 들려옵니다. 연습을 몇 번 하더니 합주단이 갑자기 지하철 안으로 이동합니다. 졸졸 따라가봤는데 갑자기 신나는 응원가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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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합주단의 신나는 연주를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감상해보세요.

자, 이제 저도 자리를 잡고 나이지리아전을 관전해야겠습니다. 뒷쪽에 보이는 차량위로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 있는 모습입니다. 저 위에서 막 뛰기도 하던데 정말 위험해보였습니다. 열정적인 응원도 좋지만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성숙된 응원문화를 보여주세요.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하면서 슬슬 날이 밝아 옵니다. 이제 보니 저 멀리 보이는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모습이네요. 장관입니다.

우측에 보이는 시계가 5시 25분을 가리키고 있네요.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지만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겨줌으로써 결국 한국이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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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이 확정되자 대기하고 있던 노브레인(애프터스쿨을 기대했는데 집에 갔나봐요)이 젊은 그대를 부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16강 진출을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 또한 거리표 부부젤라를 불어 대며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소리가 나긴 납니다. -_-;;

일본의 어느 지역민방으로 보이는 취재팀이 인터뷰 요청을 합니다. 그 모습을 촬영하는 나...

기쁨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코카 콜라를 무료로 나눠주더군요. 탄산의 짜릿한 목넘김과 함께 승리의 기쁨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얼큰한 뼈다귀 해장국을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서두에 이야기한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수만명이 운집해 있던 터라 그만큼 쓰레기도 많이 생기게 됩니다. 이거 언제 다 치우나요.

열심히 쓰레기를 치우고 계시는 선생님의 모습. 촬영을 핑계로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자기 주변의 쓰레기를 주워서 한곳에 모아 놓는 것만으로도 청소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실 남의 쓰레기를 치울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 쓰레기만 챙기면 광장에 쓰레기가 남을 일은 없으니까요. 오늘도 거리 곳곳에서는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어 열띤 거리응원을 펼치겠죠? 아무쪼록 오늘 16강전의 거리응원이 끝난 후에는 좀 더 깨끗한 거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저는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할 생각입니다. 그럼 모두 16강전 열심히 응원하시고, 월드컵 재밌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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