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꽃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데저트 플라워>. 이 영화는 아프리카(소말리아) 사막의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가 세계적인 슈퍼모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와리스 디리의 자전적 소설 '사막의 꽃'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그녀는 현재 UN의 특별인권대사로서 재단을 설립하여 아프리카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다. 극중에서 와리스 디리 역할을 맡은 리야 케베데 역시 아프리카(에티오피아) 출신의 슈퍼모델로 UN의 친선대사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데저트 플라워>는 줄거리만 언뜻 보게 되면 다소 클리셰한 구성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예상되지만 영화의 본질적인 내용은 따로 있다. 물론 와리스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성공기는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플래시백(회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플롯의 구성이나 아프리카 사막과 런던을 오가는 배경의 미, 샐리 호킨스의 발랄한 캐릭터, 리야 케베데를 비롯한 잘빠진 모델들의 몸매와 카리스마 등 재미와 감동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아주 많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그저 <데저트 플라워>의 본질을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할례'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의 잘못된 관습을 공론화시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Reignman
※ 한국판 포스터의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 소녀, 패션계의 신데렐라가 되다'라는 문구는 <데저트 플라워>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캐치프레이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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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무릎팍 도사 한비야편을 통해 '할례'라는 의식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매우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할례, 지금도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 원시적인 관습은 여성의 음핵을 마취도 없이 칼이나 가위로 도려낸 후 그 상처를 봉합하는 의식을 말한다. 할례를 받은 여성들은 각종 질병과 합병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물론 평생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산부인과 전문의는 의학적으로 고통을 덜어줄 수는 있어도 완벽한 치유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고통이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3살짜리 여아에게 할례가 행해지는 것을 보고 뭔가 알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진다. 꾸바드 증후군이나 동정 통증 뭐 그런 비슷한 건가 보다. 아프다. 그런데 함께 가슴아파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Reignman
와리스 디리(Waris Dirie)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Desert Flower Filmproductions.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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