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지 아니하니 안심하고 보셔도 되세요.

시사회를 통해 얻은 소중한 2시간


어제 저녁 영화 <오펀 : 천사의 비밀> 시사회에 다녀왔어요.
장르는 공포, 스릴러 인데 무더운 여름 극장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순간순간 터지는 공포는 체감온도를 더욱 내려주었어요. 솔직히 영화를 보기전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대작이 아니고, 유명 배우가 출연한 영화도 아니고 (베라 파미가의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기는 함), 여름철만 되면 쏟아지는 공포영화의 하나일 뿐이겠거니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영화는 좋았고, 고마운 2시간을 관객들에게 선물해 주었어요.

우리는 영화관 뒷편 사이드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빈 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시사회에 참석했어요. 2시간동안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어요. 저 또한 여기저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괴성과 국지적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를 통해서 극장에 모인 모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영화의 공포와 재미를 2배로 느낄 수 있었어요. :)



디카프리오가 전하는 새로운 공포 스릴러


오는 8월 20일 개봉하는 '오펀 : 천사의 비밀'은 '하우스 오브 왁스'를 통해 신선한 공포를 선보였던 자움 콜렛-세라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디파티드'로 잘 알려진 베라 파미가와 아역 배우 이자벨 펄먼이 열연을 펼쳤다.
특히 13살의 아역 배우 이자벨 펄먼의 광기어린 연기가 공포 스릴러 영화에 다수 출연한바 있는 베라 파미가의 관록에 더해져 영화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이 작품은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하고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인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매트릭스', '다이하드'의 할리우드 명 제작자 조엘 실버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에 참여한 2009년 8월 여름 기대작이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www.warning.ne.kr


공포에 충실하다

ⓒ Warner Bros. Pictures / Dark Castl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오펀 : 천사의 비밀'은 시작 하자마자 약 5분간의 인트로를 통해 '이 영화는 무서운 공포영화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있다. 이후 시종일관 지속되는 충실한 공포는 아주 잘 갖추어진 공포영화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이루어진다. 긴장감을 더해주는 카메라 워킹음향이 주는 표현력은 공포를 더욱 잘 느끼게 해주는 조건인 것이다.

카메라를 좌우로 이동시키며 대상을 옆으로 길게 보여주는 패닝 기법이나 멀리 떨어진 대상을 줌으로 끌어당겨 클로즈업하는 줌잉 기법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충분히 상승케한다.

또한 소름끼치는 음향효과는 기존의 여느 공포영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현악기나 음악을 통한 음향효과는 물론이거니와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욕실 수납장을 열고 닫을때 나는 '칠판 손톱으로 긁기' 소리 등은 영상과 합쳐졌을때 자연스럽게 조화 된다.
그리고 이영화에서는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 소녀 '맥스'가 등장하는데, 중간에 소리를 완전히 배제
관객들이 맥스의 관점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공포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음향을 없애면서 오히려 공포심을 더하고 몰입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공포에 충실한 영화답게 중간중간 관객들을 속이는 낚시도 종종 보인다.
이 긴장감을 더해주는 카메라 워킹과 음향의 낚시를 너무 남발하거나 잘못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데 자움 콜렛-세라감독은 적정한 선에서 절제하여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포영화에 빠질 수 없는 충격적인 반전은 결정적인 순간을 대비하여 아껴두고 있다.

공포 스릴러 영화에서 몰입을 하고 극중 대상에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서는 연출력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받쳐주어야 하는데 관록의 베라 파미가와 피터 사스가드 등의 성인 연기자는 물론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아 좋았다.
특히 주인공 '에스터'역을 맡은 이자벨 퍼만은 13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름끼치도록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그 귀엽고 예쁜 얼굴로 묘한 매력을 발산하였다. 또 에스터라는 캐릭터가 러시아 출신이기 때문에 영어 발음과 억양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을텐데 훌륭히 소화해냈다.

ⓒ Warner Bros. Pictures / Dark Castl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에스란 소녀


'오펀 : 천사의 비밀'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에스터'를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에스터는 영화를 보지 않고는 느끼기가 어려운 뭔가 묘한 공포의 느낌을 갖고 있다.

에스터는 아주 비범하고 인간 내면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녀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과 신뢰가 사소한 것으로 부터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엄마 아빠도 에스터의 이간질로 부터 시작되는 다툼에 점점 믿음과 사랑이 틀어지고 있다.
이 영화의 강력한 반전이 되기도 하는 충격적인 비밀이 있는 아이 에스터!
그녀에게 느껴지는 의문점들을 한번 살펴보자.


2009년 사건경위

2009년 2월 _  에스터가 입양되기 전 머물던 천사의 집 원장 수녀 사망. 살인으로 추정되나 범인 잡히지 않음.
2009년 3월 _ 에스터를 괴롭혔던 같은 반 여자아이 놀이터에서 실족사고 발생. 본인 실수로 처리.
2009년 4월 _ 에스터의 여동생 원인불명 자동차 사고.
2009년 5월 _ 에스터가 입양된 가정의 양아버지 사망. 살인으로 추정되나 범인 잡히지 않음.

특이사항

1999년 독일 근방에서 위 사건과 비슷한 사건 발생. 에스터와 비슷한 외모를 한 9살 소녀를 보았다는  목격자의 증언 있음.
1999년 6월 _ 9세 여 입양.
1999년 8월 _ 소녀가 머물던 보호시설 담당교사 실종.
1999년 9월 _ 같은 반 남자아이가 손에 가위를 들고 넘어져서 자기 턱을 찔러 중태. 에스터가 곁에 있었다는 목격자 있음.
1997년 _ 러시아의 한 정신병원에서 같은 이름의 소녀가 입원했던 기록 발견.



이렇게 에스터가 가는 곳마다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는데 정작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에스터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없다. 다만 이 소녀의 묘한 기운이 불운을 몰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 Warner Bros. Pictures / Dark Castl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아쉬움

ⓒ Warner Bros. Pictures / Dark Castl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앞서 말했든 영화를 보기전 기대치가 낮았던 탓인지 기대이상으로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 공포영화임에는 틀림 없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과 공포에 충실한 영상과 음향을 동반한 내용전개 등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개인적으로 시나리오가 약간은 불만이었다.

'조슈아'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아동성격장애를 가진 조슈아라는 어린 남자 아이가 자신의 부모와 가정을 파괴하는 이야기인데 '오펀 : 천사의 비밀'과 비슷한 부분이 좀 있다. 공교롭게도 조슈아의 엄마를 연기한 배우는 다름 아닌 베라 파미가였다. 그래서 영화 중반에 벌어지는 비슷한 내용전개에 약간 불만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오펀 : 천사의 비밀'은 전혀 다른 결말로 이어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다보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코믹적인 요소가 몇 군데 존재한다.
극장에서 관객들은 이게 웃으라고 만들어 놓은 장면인지 아닌지 헷갈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명히 심각한 장면인데 객석에서는 작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감독이 관객들에게 웃으라고 만든 부분은 확실히 한군데 발견했음.)
하지만 이런 장면들이 영화를 유치하게 만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잔뜩 긴장했던 마음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배려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감독의 의도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동양과 서양의 공포코드는 다르다. 공포영화에도 다양한 키워드가 존재한다.
우리는 보통 처녀귀신 등을 무서워하지만 서양은 늑대인간이나 뱀파이어를 무서워 한다고 한다.
'오펀 : 천사의 비밀'은 코드가 다른 서양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있게 공포스릴러 영화 추천 목록에 포함시킬만 하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열연,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이 3박자가 맞았을 때 좋은 영화가 나오게 된다. 종종 너무 과장된 공포스릴러 영화들이 나오곤 하는데 이 영화는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과장되지 않은 절제의 공포와 심하게 몰입이 잘 되는 내용전개는 무더운 여름날 하늘에서 내리는 시원한 단비와도 같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 / Dark Castle Entertainment.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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